국가의 책임, 보훈은 선택이 아닌 의무
신정원 경민대학교 효충군사학과 학과장
최근 경기도에서는 공공 마이데이터를 활용한 맞춤형 행정서비스 앱 ‘경기톡D’를 통해 다양한 생활정보와 혜택을 통합 제공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공용주차장 감면제도’는 국가유공자, 군인, 경찰, 소방공무원 등 국가안보와 공공안전을 위해 헌신한 이들의 복지 증진을 위한 긍정적인 시도로 평가받고 있다.
하지만 의정부시의 현실은 실망스럽다. 현재 의정부시에서는 이 감면 혜택이 단 한 곳의 공용주차장에서만 적용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는 6.25전쟁 당시 의정부가 격전지였음을 상기할 때 더욱 안타까운 사실이다.
이처럼 역사적 상징성과 군사적 중요성을 지닌 도시에서조차 실질적인 보훈 정책이 제대로 뿌리내리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은 우리 사회가 보훈을 아직도 ‘기념’의 차원에 머물게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되돌아보게 만든다.
보훈은 단순한 의례나 행사로 끝나서는 안 된다. 보훈은 국가를 위해 희생한 이들에게 ‘국민이 응답하는 방식’이며 생활 속에서 체감할 수 있는 구체적이고 지속적인 정책으로 구현되어야 한다.
보훈은 결코 중앙정부만의 몫이 아니다. 지방정부 역시 지역사회의 안보를 지켜온 이들에 대한 예우와 존중을 실천할 책무를 가지고 있다.
특히 안보와 직결된 지역일수록, 보훈 정책의 진정성은 더욱 분명하게 드러나야 한다. 단순한 상징적 기념을 넘어서 실제 생활에서 체감할 수 있는 정책들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공용주차장 이용 요금 감면, 공공시설 우대, 지역 의료기관과의 복지 연계 등은 작지만 실질적인 보훈의 실천 방식이다.
이러한 생활밀착형 정책은 국가를 위해 헌신한 이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할 뿐 아니라 지역 주민의 신뢰를 쌓고 청년 세대에게는 “국가는 당신의 희생을 잊지 않는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전하게 된다.
더 나아가 지역사회는 보훈의 교육적 기능을 강화하는 데에도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한다. 보훈은 단지 과거를 기념하는 행위가 아니라 미래 세대가 국가를 어떻게 이해하고 어떤 책임의식을 가져야 하는지를 교육하는 공공의 가치이다.
지역 차원에서 보훈 관련 교육, 전시, 체험 프로그램 등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는 것은 자라나는 세대에게 ‘안보와 공동체’의 의미를 심어주는 중요한 사회적 투자이다.
결론적으로 보훈은 과거에 대한 예우를 넘어 미래를 위한 중요한 투자이다. 이제는 “나라가 있어야 내가 있다”는 본질적인 진리를 다시금 되새겨야 할 시점이다. 국가 안보는 장병들의 헌신만으로 유지될 수 없다. 그 헌신에 국민과 사회가 응답하고 예우할 때, 비로소 진정한 안보가 완성되는 것이다.
의정부시를 비롯한 지방자치단체들은 이제 단순한 행정적 형식에 머무르지 말고,시민의 일상에 실질적으로 다가가는 보훈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 한 명의 국가유공자, 군인, 경찰, 소방공무원에게 제공된 작은 주차 공간 하나가 곧 국가의 기억이자 우리가 짊어진 공동체의 책임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