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와 베짱이 3.0
남궁랑 논설위원·경복대 세무회계과 교수
2017-09-20 관리자
그런데, 요즘 개미(2.0)는 너무 열심히 일하다가 허리를 다쳐 그 동안 모아놓은 재산을 탕진한 반면, 베짱이는 노래만 하고 놀다가 노래실력이 늘어 출판한 음원파일이 날개돋힌 듯이 팔려 부자가 되는 것으로 바뀌었다고 한다. 어느 것이 진리인지는 모르지만 전자에 견줘볼 때 이는 비정상적인 모습일 것이다.
우리가 사는 현실 역시 대내외적으로 상식과 진실이 통하지 않는 비정상적이며 질서가 없는 혼란스런 사회인 건 마찬가지이다.
한 때 인터넷 최강국이었던 우리의 4차혁명 수준이 주요 선진국에 비해 4년여 뒤처져 있으며 특히 소재산업과 신산업의 경우 더욱 그러하여 하루속히 제조업과 서비스업을 구분하는 이분법적 사고에서 벗어나 새로운 여건변화에 신속히 대응할 수 있는 역량을 길러줘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가계부채 또한 그 중요성을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위급하고도 중대한 사안중 하나이다. GDP대비 가계부채비율은 2007년말 72.3%에서 2016년에는 90.0%로 증가하였다.
국제결제은행(BIS)은 GDP대비 가계부채 총량이 85%를 초과하면 부채가 그 나라의 경제성장을 가로막는다고 본다.
또한, 대외적으로도 북한의 핵실험과 THAAD, 미국의 보호무역 등으로 인하여 강대국들의 틈새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이른바 핀란디제이션(Finlandization :인구 500만여명의 핀란드가 인구 26배의 러시아,독일,스웨덴 등에 둘러쌓여 자결권에 제한을 받는 약소국의 설움) 우려도 어제 오늘만의 일이 아니다.
이러한 대내외적 상황속에서 또 우리 국가와 지자체 등 공공조직은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
내년도 국가 예산안은 복지지출을 사상 최대로 늘려 총량으로 계산하면 무려 정부 총지출의 1/3을 초과한 반면, 국토발전의 근간인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은 역대 최대 규모로 축소한다고 한다.
또한, 지방에 넘겨주는 교부금은 10년만에 최고수준이며, 병사들의 월급도 월 21만원에서 40만원으로 인상하는 반면, 재정수지 적자(-2.1%)와 국가채무(40.4%)는 증대를 계획하고 있다.
공공예산은 선거를 의식한 포퓰리즘이라는 얘기가 안 나오도록 백년대계 차원에서 공공의 내일과 100년 후를 생각하며 급한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구분해야 하고, 어느 특정부문보다 국가 및 공공전체의 관점에서 치밀하게 편성되어야 할 것이다.
하여, 열심히 일만하다가 허리를 다친 개미가 성큼 다가선 4차 산업 혁명에 의해 치유되어 다시 열심히 일을 하게 되어 부자가 되고 음원을 팔아 부자가 된 베짱이도 술과 마약에 현혹되지 않고 ‘질서’가 있는 ‘정상사회’ 형성에 동참하게 되는 ‘개미와 베짱이 3.0’을 만들 수 있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