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 없는 아이들 돌봄복지는 사상누각”

김흥식 의정부지역아동센터연합회 회장 본지와 인터뷰서 밝혀

2017-03-06     김기만

지역아동센터 지원예산 태부족… 복지사 월급 빼면 A4용지 살 돈도 안돼

“지역아동센터의 전기세, 수도세, 관리비, 임대료(월세), 각종 사무기기 렌탈비 등에 대한 부담은 고스란히 대표자(센터장)의 몫으로 모두 스스로 해결해야 합니다.”

지난 1월10일 취임한 제4대 의정부지역아동센터연합회(이하 의지연) 김흥식 회장(의정부 나눔공부방 센터장·사진·64)이 지난 2월14일 인터뷰를 통해 밝힌 지역아동센터의 현주소이다. 다시 말해 A4용지, 쓰레기봉투 살 돈 조차 없는 것이 의정부시 지역 내 지역아동센터들의 척박한 현실이라는 것이다.

김흥식 회장은 “현재 의정부시에는 26개의 지역아동센터가 운영되고 있다. 이 곳에서 700여 명의 초·중·고 학생들이 한 끼 식사를 해결하고 있으며 대학생 등 재능기부 멘토들로부터 첨삭지도를 받아가며 힘겹게 공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의지연’은 보호를 필요로 하는 아동들을 위하여 사회복지 통합서비스를 제공하고 아동들의 삶의 질 향상과 건강한 사회인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을 목적으로 지난 2007년 5월3일에 창립됐다.

지역아동센터에서는 저소득 소외계층의 학생들을 보호하고 식사를 제공하고 있다. 아울러 책을 사주고 공부도 가르치며 계절마다 캠프와 문화 활동 체험을 제공하고 상담과 가족프로그램도 실시해 가정의 회복을 도모하고 있다.

특히 자존감을 세워주기 위해 성적이 우수한 학생들에게는 기관들과 결연하여 장학금을 지원해주는 등 다양한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김 회장은 “지난 10여 년간을 헌신하며 복지환경이 나아질 것이라 믿고 견뎌 왔다. 하지만 의정부에서 지역아동센터를 운영한다는 것은 경기도의 인구 규모와 재정자립도가 비슷한 타 시·군과 비교해 볼 때 정말 어렵다”고 토로했다.

지역아동센터의 시작은 소외계층의 아동청소년들의 학습을 돕는 공부방, 야학 등에서 시작됐다. ‘개천에서 용 나기’를 바라는 마음보다는 소외계층의 아동청소년들이 방치되어 낙인 되고 방과 후 돌봄을 받지 못하는 환경적 요인에서 발생되는 문제들을 최소화하여 이후 발생되는 사회적 문제와 소요비용을 줄이고자 하는 국가정책의 결정이었다.

김 회장은 “지역아동센터가 지난 2004년 법제화 되면서 많은 발전을 이룬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개인의 사비나 몇몇 뜻 있는 이들의 도움과 자원봉사자의 노력봉사만으로 나홀로 방치된 아이들을 돌보는 복지시스템의 구현은 사상누각에 불과하다는 것을 정부도 이미 알고 있는 사실”이라며 척박한 현실을 서둘러 개선해 줄 것을 촉구했다.

현재 정부가 지역아동센터에 지원하고 있는 예산은 시설기준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29인 이상 시설기준으로 센터 1개소 당 월 440만9000원이며, 30인 이상 시설은 1개소 당 월 587만1000원이다. 여기에 의정부시가 지원하는 시보조금은 시설 규모에 관계없이 동일하게 1개소 당 월 17만원으로 모두 합하면 29인 이하 시설은 월 457만9000원, 30인 이상 시설은 월 604만 원 정도의 운영비를 지원받는 셈이다.

김 회장은 “10년 전에 비해 엄청나게 올랐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3명의 사회복지사를 고용해야 하는 시설기준이 있다. 이들의 월 급여는 154만원, 센터장이건, 사회복지사 1년차이든 10년차이든 직급과 근무 기간에 상관없이 154만원으로 월 급여를 책정하면 인건비만 462만 원이 들어간다”고 설명했다.

또한 종사자의 퇴직적립금 40여 만 원, 급식조리원의 고용산재보험비용, 경기도 처우개선비 5만 원에 대한 기관의 가중 부담금, 거기다 국고 보조금의 10% 이상을 보호, 정서, 교육, 문화, 자원연계 등 5대 영역 기본프로그램비로 사용하고 나면 월 운영비는 바닥을 드러낸다고 덧붙였다.

물론 대표자(센터장)의 인맥이 넓어 후원금을 지원 받는 일부 지역아동센터는 상황이 좀 나은 곳도 있겠지만 대부분의 지역아동센터는 어렵기만한 운영상황에 센터장, 사회복지사들이 월급의 일부를 운영비에 보태는 상황까지 발생하고 있다고 한다.
이 같은 현실을 개선하고자 지역아동센터들은 5년 전부터 의정부시에 경기도 인근 시군의 보조금 수준으로 맞춰달라고 끊임없이 요청해 오고 있다. 하지만 지난 5년간 의정부시로부터 되돌아온 답변은 의정부경전철로 인한 재정적자를 핑계로 엄살을 부리며 그저 참아 달라는 말 뿐이었다고 토로했다.

김 회장은 “의정부시는 그렇게 어렵다는 재정난 중에도 건설 분야에는 엄청난 투자를 하고 무더웠던 지난 여름 노인정에는 냉·난방비를 찾아가서 지원했다. 어르신들을 공경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몸에 열이 많은 아동들이 가득 차 있는 지역아동센터는 돌보지도 않고 소외시켰다”면서 “매서운 추위와 푹푹 찌는 무더위를 청소년들이라고 느끼지 못할까. 인근의 남양주시만 보더라도 시보조금이 월 60만 원이 넘는다”고 강조했다.

월세는 운영자의 몫이라지만 최소한 전기세, 수도세, 사무비, 쓰레기봉투 값은 있어야 미래의 일꾼을 키울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 수 있지 않겠냐는 그의 소박한 하소연이 오랫동안 귓전을 맴돌았다.

‘행복특별시 의정부! 희망도시 의정부’라는 캐치프레이즈에 걸맞는 의정부시의 ‘통큰’ 결단이 절실하다. 수십억 예산이 필요한 것도 아니다. 26개 지역아동센터에 운영비 1억1400여만 원만 추가로 지원하면 우리나라 미래의 희망인 청소년들을 좀 더 잘 양육할 수 있다고 한다. 아동과 청소년들은 선거권이 없어서 찬밥인가. 선거권이 있는 노인정만 돌아보지 않았으면 하는 것이 기자의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