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들게 일하는 어머니의 자랑이 되고 싶었어요”

‘클럽한북 장학생’ 양주 덕현고 채현지 학생, 고려대 국어교육학과 합격

2017-02-25     김기만

덕현고 개교 이래 첫 고려대 합격
“한북장학금으로 학원수강 큰 도움 결식아동 봉사, 대학서도 계속할 것”

“가정의 생계를 책임지기 위해 직장에서 힘들게 일하고 있는 어머니의 자랑이 되고 싶어서 열심히 공부했습니다.”

양주시 고읍동에 자리잡고 있는 덕현고등학교 3학년 채현지 학생은 지난달 설 명절 전에 고려대학교로부터 국어교육학과에 최종합격했다는 연락을 받고나서 본지 ‘클럽한북 장학회’에 감사의 문자메시지를 보낸데 이어 본사를 직접 방문해 인터뷰를 통해 이같이 말했다.

“대학교에 입학하면 공부를 열심히 해서 졸업하기 전에 빨리 임용고시에 합격하여 국어 선생님이 되어 학생들을 가르치고 싶습니다.”

지난 2011년 3월 개교한 덕현고등학교는 한 학년에 12학급씩 편성된 공립학교이다. 지난 2월9일 채현지 학생은 4회 졸업생으로 졸업했다. 덕현고는 3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40여명(성적순)을 선발해 개인독서실 형태로 ‘자습실’을 운영하고 있으며, 채현지 학생도 정규 수업이 끝나면 자습실에서 공부했다고 한다.

“개교 역사가 짧고 아직까지 졸업한 선배님들이 많지 않아서 타 학교처럼 총동문회 결성이 아직 안되어 있고 공립학교다 보니 장학금을 받을 수 있는 방법이 많지 않습니다.”

고등학교 3년 내내 전교 1등을 거의 놓치지 않을 정도로 수재인 현지 학생은 가정형편이 어려워 정부로부터 수업료는 지원받고 공부할 수 있었다. 하지만 여느 학생들처럼 부족한 과목을 보충하기 위해 수능전문 대입학원에 다닐 형편이 못됐다.

“국어, 과학 등 다른 과목은 학교수업, EBS 강의 등을 들으며 혼자 공부할 수 있었는데 영어 과목은 힘들었습니다. 3학년 여름방학 때 어머니께 말씀드리고 통장에 들어와 있는 한북장학금으로 3개월 정도 영어학원을 다녔습니다. 정말 도움이 많이 됐습니다.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본지 산하 클럽한북 장학회와의 인연은 지난 2015년 채현지 학생의 2학년 담임선생님이 본지 홈페이지에 올라와 있던 ‘장학생 모집 공고’를 보고 신청한 케이스다. 경기북부 지역의 우수인재 양성을 위해 설립된 클럽한북 장학회는 학생 당 1분기에 50만원씩 연간 총 200만원의 장학금을 지원하고 있으며, 채현지 학생의 경우 2년간 장학금을 받았다.

초등학교 4학년 때 아버지가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나면서 가정형편이 갑자기 어려워진 현지 학생은 중학교 1학년 때 오빠(직업군인)가 근무하고 있는 양주로 이사를 왔다. 아버지를 잃은 충격 때문에 중3 때까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로 병원을 다니며 약물치료 등 매우 힘든 시기를 보냈다고 한다.

채현지 학생의 원래 꿈은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하여 언론인(기자)이 되어 사회를 변화시키는 것이었다. 그러나 덕정중학교 3학년 때 국어를 가르치셨던 유성미 선생님의 제자를 사랑하는 모습과 마음에 감동을 받아 꿈이 바뀌었다고 귀띔했다.

“담임선생님이 사비를 털어서 고등학교에 입학할 때 교복을 사 입으라고 장학금을 주셨어요. 기자가 되어 불합리한 사회를 변화시키고 싶었던 꿈이 이 때 바뀌었습니다. 담임선생님처럼 학생들을 가르치며 사회를 조금이라도 긍정적으로 변화시키는 일을 실천할 수 있는 선생님이 되고 싶었습니다.”

매년 수많은 고3 수험생들이 대입수능시험을 준비하느라고 많은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채현지 학생은 스트레스를 조금 남다르게 풀었다. “공부 때문에 스트레스를 크게 받지는 않았습니다. 저만의 스트레스 해소법은 혼자서 원하는 대학교에 입학하여 공부하는 모습을 구체적으로 상상하면서 풀었습니다.”

특히 현지 학생은 수능공부도 열심히 했지만 오히려 고등학교 3년 동안 봉사한 추억이 가장 기억에 많이 남는다고 했다. “‘소풍가는 고양이’라는 봉사단체 동아리를 직접 만들어서 결식아동들과 도시락을 만들고 함께 소풍을 가기도 했습니다. 제가 아픔을 직접 겪어봐서 그런지 소통이 잘됐으며, 멘토가 되어 놀아주고 공부도 가르쳐 주었습니다. 대학교 들어가서도 ‘소풍가는 고양이’ 봉사활동은 계속 할 것입니다.”

또한 현지 학생은 사회문제에 대해 얘기하기를 좋아하여 시사토론 동아리 ‘가온누리(세상의 중심)’를 직접 만들어서 2학년 때 회장을 맡은데 이어 그해 서울지방법원이 개최한 전국 고등학생 법률토론대회에 친구 1명이랑 학교 대표로 참가해 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덕정성당을 다니고 있는 천주교 신자인 현지 학생은 현재 대학교 등록금을 벌기 위해 영어학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고 했다. “앞으로 클럽한북 장학회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일이 있으면 언제든지 불러주십시오. 제가 받은 사랑을 돌려드리고 싶습니다.” 인터뷰 내내 환한 웃음으로 또박또박 강단 있게 말하는 현지 학생을 통해 기자가 오히려 감사와 감동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