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의 사회적 역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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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의 사회적 역할
  • 제갈창수
  • 승인 2013.02.20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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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갈창수 경민대학교수. 철학박사

지난해 11월 ‘남영동 1985’영화가 상영돼 세인의 관심을 끌었다. 故 김근태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이 1985년 남영동 대공 분실에서 22일간 고문 받았던 과정을 그린 수기 ‘남영동’을 바탕으로 제작됐다고 한다.

당시 군부독재정권시절 올바르지 못한 정권에 저항하는 자들에게 가혹한 고문을 자행하는 것이 암묵적으로 인정되었던 시대이었다. 그 영화의 실제 주인공들이었던 고문가해자와 고문피해자가 20년 뒤인 2005년 2월 여주교도소에서 범죄자로 구속된 고문가해자인 이근안씨를 방문 한 고문피해자인 김근태 전 고문에게 사과의 말을 했다고 한다.

그 때 김고문은 “그게 시대의 탓이지 개인의 탓이었겠습니까”라고 답해 용서와 화해의 사회적 미덕을 보여줬다고 전한다.

후세의 사람들이 비록 영화를 통해서이지만 그 당시 사회적 현실의 모순과 불의 그리고 옳지 않은 권위의 지배를 받은 사람들은 그들 역시 인간의 야만성과 비인간적인 태도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는 점을 깨닫게 될 수 있었다.

그 영화는 우리가 사는 세상은 불법적인 국가 폭력과 고문이 인간을 파멸시키는 그와 같은 사회가 돼서는 안된다는 지상명령을 제시한다. 또한 그 영화의 정지영 감독은 “2000년 대에 들어서면서 우리 문화예술계에 불어 닥친 자본의 논리와 사회비판적 시각의 작품들을 서서히 퇴조시켰다.

그는 보다 나은 사회와 공동선의 실천을 위한 사회적 역할이 문화예술에 있어서 중요함을 표현했다.
이에 대한 실례로서 요즈음 뮤지컬 영화 ‘레미제라블’이 국내에서 개봉한 이래 처음으로 국민의 10%에 해당하는 500만명의 관객수를 동원했다고 한다.

이 같은 폭발적인 인기는 무엇때문일까? 여러 가지 해석이 있겠지만 본질적으로 그 당시 인간의 삶과 사회가 우리와 무관치 않고 공감하게 하는 요소가 있기 때문이리라.

뮤지컬 영화 ‘레미제라블’은 프랑스대혁명기중 7월 혁명 이후에 바리케이드를 치는 민중봉기가 시대적 배경이다. 그 혁명과정 중에 굶주리는 조카를 위해 빵을 훔친 죄로 무려 19년 동안이나 감옥살이를 한 장발장이 그 시대의 사회적 상황과의 교섭 속에서 스토리를 전개시킨다.

여기에서 장발장의 개인적 삶의 과정에서 본 개인윤리와 그 시대의 사회적 현실에서 본 사회윤리적 관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이해하게 된다.

하나는 가혹한 감옥생활로 올바르지 못한 법체계와 사회에 대한 장발장의 증오와 복수심이 미리엘 신부의 사랑과 용서를 통해 자신의 인격의 고양과 코제트로 인한 인간존재의 고귀한 사랑의 실천 그리고 ‘가슴없는법’을 집행하고 수호하는 냉혈한인 자베르의 죽음을 구원하는 용서와 화해의 정신이 우리의 마음을 감동시키는 요소가 아닐까!

다른 하나는 수양 딸의 장래를 위해 한 청년을 구하기 위하여 우연히 혁명에 가담하는 장발장을 통해 가난과 고통 속에 찌든 ‘비참한 사람들’인 민중들이 갈망하는 자유와 평등에 대한 정치적이며 사회적인 메시지가 보여주는 의미이다.

뮤지컬의 엔딩 합창곡 중 ‘민중의 노래가 들리는가 내일과 함께 시작되는 새 삶이 도래하리라 저 바리케이드 너머’라는 가사의 상징적 의미는 우리에게 희망과 용기를 잉태시킨다.

저 바리케이드 너머 모두가 행복한 사랑과 정의와 복지가 있는 유토피아 세계에 대한 열망이 우리의 미래지향적인 긍정적 사고를 고양시키는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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