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킬박사와 하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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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킬박사와 하이드
  • 신명기
  • 승인 2013.01.28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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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명기 신경정신과의원 원장

우리는 평소 얌전하고 예의바른 사람이 술을 과다하게 마신 후 성격이 포악해지고 난폭해지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이는 억눌려있던 난폭한 성향이 술로 인한 자기통제력 저하 상태에서 노출된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만약 술을 마시지 않은 상태에서 현저한 성격변화를 나타낸다면 해리성 주체장애(Dissociative identity disorder)를 의심할 수 있다.

우리들은 힘든 외상경험(traumatic experience)을 겪게 되면 이로 인한 감정들(수치감, 죄의식, 분노감, 절망감 등)을 무의식 세계로 가두는 억압(Repression)을 하기도 하지만 무의식 세계로 보내는 대신 의식 세계의 또 다른 구역을 만들어 외상경험과 그로 인한 감정들을 분리시키기도 하는데 이를 해리(Dissociation)라고 한다.

빙의 현상이나 신내림, 그리고 방언과 같은 종교적인 신비체험도 일종의 해리현상으로 이해되며, 최면치료에서의 최면도 해리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해리현상을 주된 증상으로 보이는 질환으로는 해리성 둔주(Dissociative fugue), 해리성 기억장애(Dissociative amnesia), 이인증(Depersonalization), 그리고 이전에 다중인격장애(Multiple personality disorder)라고 했던 해리성 주체장애가 있다.

해리성 주체장애(다중인격장애)는 지킬박사와 하이드, 그리고 반지의 제왕의 골룸 처럼 두 개 이상의 성격(인격)을 가지고 있으면서 별개의 성격들이 한 번에 하나씩 의식을 지배하게 된다.

그리고 변화된 인격에서 원래 인격으로 돌아갔을 때에는 대개 그동안 생긴 일을 기억하지 못한다. 주로 10대에서 20대 사이에 발병하며 남자에 비해 여자가 최소 5배 이상 발생한다. 원인으로는 어린 시절의 성(性)적. 신체적 학대가 90%이상에서 있으며, 유전적 영향 및 가족력도 있을 수 있다.

치료는 정신건강 의학과 전문의사의 대증 약물치료, 최면치료 그리고 통찰지향적 정신치료가 있으며 환자들 스스로는 병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기 때문에 예후가 좋은 편은 아니다.

‘물은 건너봐야 알 수 있고 사람은 같이 지내봐야 알 수 있다’는 속담이 있다. 우리 주변에서 술이나 약물 등에 의한 것이 아니면서 급작스런 성격변화를 보이는 사람들에게 정중하고 조심스럽게 전문적인 검사와 진찰을 권해 봄직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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