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을 것 같아요”...공황장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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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을 것 같아요”...공황장애
  • 신명기
  • 승인 2012.09.14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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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명기 신경정신과의원 원장

20대 후반의 남성이 갑작스런 호흡곤란, 어지럼증, 심한 두근거림, 곧 죽을 것 같은 심한 불안감 등의 증상으로 내원했다. 일부 연예인들도 겪고 있다는 ‘공황장애(Panic disorder)'라는 용어가 떠올라 인터넷 검색 후 곧바로 정신건강의학과를 찾아온 경우이다.

과거 공황장애라는 질환이 생소할 때에는 여러 병원을 전전한 후 결국 만성화되어 정신건강의학과에 오는 분들이 대부분이었다.

1980년대 공황장애라는 병의 개념이 정립되었으며 인구 100명증 3~6명 정도가 겪고 있는 비교적 흔한 질환이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공황‘이란 영어로 panic 이라고 하는데 이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판(Pan)이라는 목신(牧神)에서 유래되었다.

반인반수(半人半獸)의 모양을 지니고 성격이 포악해 자신의 낮잠을 방해 받으면 크게 노해 인간과 가축에게 공황과 공포를 불어넣었다 한다. 이러한 전설에 따라 사람들은 그의 이름인 Pan의 형용사인 panic을 공황 혹은 공포의 상태를 나타낼 때 사용하게 된 것이다.
노르웨이 출신의 화가 ’뭉크‘의 <절규>라는 작품에 나오는 인물에서 극심한 공포에 떠는 표정을 보면 얼마나 괴로운 상태인지 짐작할 수 있다. 이러한 공황장애는 상기 증상이외에 질식할 것 같은 느낌, 식은 땀, 손발의 저림, 미칠 것 같은 느낌 등의 다양한 증상들이 있다.

이는 주로 두뇌의 불안중추라고 일컫는 ’청반핵‘이라는 곳의 과민한 반응 때문에 오며 특히 어릴 때 불안을 느낄 만한 여러 가지 상처를 겪은 사람들에게 잘 오는 경향이 있다. 이에 대한 치료는 약물치료와 인지행동치료를 병합해서 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약물치료에는 벤조다이아제핀계 약물,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차단제, 베타 브로커 등의 약물이 쓰이며, 인지행동치료란 왜곡된 사고(思考)와 행동(行動)을 교정하는 것으로 최근 다양한 질환에 쓰이고 있다.

치료를 받지 못할 상황이라면 우선 두 가지를 기억하고 있어야 한다. 첫째는 자신이 느끼는 죽을 것 같고, 미칠 것 같고, 질식할 것 같은 상황은 실제로는 생기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리고 둘째는 그러한 고통스런 시간은 약 5~20분 사이에 저절로 약화된다는 점이다.

이러한 특성을 기억하고 천천히 복식호흡을 하며, 조용한 숲길을 걷는다는 상상을 하면 도움이 된다. 우리 모두는 불안을 느끼며 이는 더 큰 위험에 대처하도록 하는 순기능이 있다. 또한 불안을 극복해 가면서 정신적으로 더욱 성숙해 지기도 한다. 하지만 공황장애에서 나타나는 불안감은 삶의 질을 떨어지게 하므로 적절한 대처와 치료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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