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은 양날의 劍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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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은 양날의 劍인가
  • 신명기
  • 승인 2012.08.16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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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명기 신경정신과 원장


건강한 음주는 행복감과 긴장 이완, 그리고 사회생활의 윤활유 역할을 한다. 대개 각각의 술잔으로 성인 남자는 2잔, 여자와 노인들은 1잔 정도를 권한다. 그러나 무절제한 음주남용으로 16세기 유럽은 ‘폭음의 세기’로 여겨졌으며 17세기 종교개혁운동으로 금주 운동이 있었으나 큰 효과는 없었다.

급기야 1952년 미국의사협회에서 ‘알콜 중독’을 질병으로 정의하고 의학적인 치료를 시작하게 되었다. 대개 초기에는 쾌락을 추구하는 ‘충동조절문제’라는 특성을 보이나 점차 신경계가 만성적으로 적응하게 되어 내성-금단 현상이 생기고 그러한 괴로움을 벗어나기 위하여 ‘강박적 음주’ 특성을 보이게 되고 그 이후에는 부정(否正), 합리화(合理化), 그리고 투사(投射)라는 심리기제가 생겨 치료가 어렵게 되는 과정을 밟게 된다.

‘알콜 중독’이란 많은 양의 술을 반복적으로 섭취하여 자신의 신체와 정신건강은 물론 가족과 직장 그리고 사회적 생활 전반에 심각한 문제를 일으키는 것이다. 이러한 알콜 중독에 다양한 원인이 있다. 첫째, 유전적인 원인이다. 도파민(Dopamine)과 세로토닌(Serotonine) 그리고 가바(GABA)라는 신경전달의 유전적인 이상을 보고하고 있다.

둘째, 심리적인 원인이다. 어릴때의 애정결핍, 부모에 대한 적대감, 죄의식, 자기 파괴적인 욕구, 좌절된 욕구 등을 추정하고 있다. 또한 우울, 불안, 강박, 공격성, 의심, 대인관계의 어려움, 감정적 결핍, 낮은 자존감, 반사회적인 성향 등도 알콜 중독의 원인 및 결과로 나타날 수 있는 부분이다.

셋째, 생물학적 원인으로 대뇌의 어떤 부위에 술로 자극이 가해지면 이러한 자극을 계속 원하는 대뇌보상회로가 있는데 이곳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술에 관대하고 허용적인 사회적 원인이 있다. 최근 우리나라에서 허용적 음주문화에서 제한적 음주문화로 바뀌는 것은 다행이라고 여겨진다.

이러한 알콜중독의 치료는 환자 별로 다양한 복합 치료를 하게 되는데 제독(해독)치료, 벤조다이아제핀계통과 신경 이완제, 항경련제, 교감신경 이완제 등의 약물치료, 동반된 정신증상에 대한 치료, 개별적 심리 치료, 집단 치료, 재발 방지의 스트레스 치료, 마그네슘, 신경비타민 등도 필요하며 또한 가족치료도 반드시 필요하다.

물에 빠져 죽는 사람보다 술에 빠져 죽는 사람이 훨씬 많다고 한다. 알콜 문제가 있는 경우 양날의 검(劍)에서 자신에게는 술이 도움이 되는 날은 이미 없어졌으며 자신에게 독(毒)이 되는 날만 남아 있어 언제든 자기 자신을 파괴시킬 수 있음을 인식하고 반드시 절주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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