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학은 비과학적인가?
상태바
한의학은 비과학적인가?
  • 김경택
  • 승인 2012.07.27 17: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경택

얼마 전 모방송국 8시 뉴스에서 ‘잇몸질환이 있는 사람의 암 사망률이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2.4배 높다’는 미국 뉴욕대학의 연구결과를 보도했다. 특히 ‘잇몸질환자는 구강암, 위암, 췌장암 같은 소화기 계통의 암이 많이 발생했다’고 한다. 필자는 이 방송을 보고 한의학 경락이론이 떠올랐다.

한의학의 경락이론 중에는 족양명 위경, 수양명 대장경이라는 경락이 있는데, 여기서 위와 대장이란 우리가 흔히 말하는 위장, 대장을 말한다. 이 두 경락은 위와 대장을 포함한 팔, 다리, 얼굴쪽으로 지나는 기찻길과 같다. 그래서 위장이나 대장에 병이 있을 때 이 경락(기찻길)위에 있는 혈자리(역)를 이용해 치료한다.

흥미롭게도 위경과 대장경은 각각 윗잇몸, 아랫잇몸 쪽에도 분포되는데, 윗잇몸의 통증에는 위경의 혈자리를, 아랫잇몸의 통증에는 대장경의 혈자리를 이용해 치료한다. 한편, 실제 임상에서도 소화기가 안 좋은 사람은 잇몸이 어두운 색깔을 띠거나, 구취, 출혈 등의 증세가 나타나는 것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이처럼 시간이 흐른 후에도 종종 과학적인 도구로 밝혀지는 한의학 이론들을 보면 옛 사람들의 통찰력이 얼마나 뛰어난 지 새삼 느낀다. 지금의 사회는 서양의 과학적 사고가 풍미하는 시대이고, 과학은 불과 100여 년 동안 생활에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따라서 한의학도 시대의 조류에 맞춰 과학적인 도구로 재해석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현재 많은 연구들이 진행 중이고, 과거에 비해 많은 부분이 과학적으로 해석되고 증명되고 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한의학이 여전히 과학적이지 않다고 미신 취급을 하고, 논리적이지 못하다는 평가를 해서 사장돼야 할 것들로 본다. 하지만, 증명할 수 없다고 버려져야 할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아직까지 과학적인 도구가 완벽하다고 볼 수 없을뿐더러, 한의학이 5000여 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는 것은 시대를 관통하는 무언가가 있다는 것이다. 생명체의 신비가 아직까지도 과학적으로 풀이가 안 되는 경우가 더 많은 것처럼, 한의학도 풀어야 할 것들이 더 많다.

비록 아직까지 결과는 미미하지만, 앞으로 한의학계에서는 더욱 노력해야 할 것이고, 양한방 연구자들과 임상가는 열린 마음으로 학문적 논의를 해야 할 것이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