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시바둑협회 창립에 부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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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부시바둑협회 창립에 부쳐
  • 김남용
  • 승인 2012.04.20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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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용 신흥대 행정학과 교수

바둑은 두 사람이 마주앉아 흑·백의 바둑돌을 나누어 갖고, 바둑판에 번갈아 임의의 점에 놓아 '집'의 다소에 의해 승패를 결정하는 게임이다. 바둑은 한자로는 '棋(기)' 또는 '碁(기)'라고 쓰며, 별칭은 혁(奕)·혁기(奕棋)·위기(圍棋) 등 여러 가지 이름으로 불린다.

한국에 바둑이 전래된 것은 삼국시대로 보이며, 바둑에 관한 가장 오래 된 기록으로 《삼국사기》의 '백제본기(百濟本紀)' 개로왕조(蓋鹵王條)에 나오는 중 도림(道琳)의 이야기가 유명하다.

그 당시, 한창 국세를 확장하고 있던 고구려의 장수왕은 남쪽으로 뻗어내려가려고 하였으나, 지금의 경기 광주(廣州)에 도읍을 정하고 막강한 힘을 과시하고 있던 백제가 방해가 되어 여의치 못하게 됐다. 그러던 중, 고구려에서도 바둑을 잘 두기로 이름난 도림이 백제의 개로왕이 바둑을 좋아한다는 사실을 알고, 장수왕에게 아뢰어 첩자가 되기를 자청해 백제에 거짓 망명을 했다.

도림은 백제에 와서 개로왕과 바둑을 두면서 친하게 되자, 개로왕에게 진언하여 왕릉·성곽 등을 개수하도록 하였다. 그 결과 백제는 국고를 탕진했고, 개로왕은 백성들의 민심을 잃게 되었다. 이 보고를 들은 고구려는 대군을 동원하여 백제를 치자, 패배한 개로왕은 피살됐다.

최근에 국가간의 바둑교류 및 바둑시합이 본격적으로 이루어지게 된 것은 1980년대 후반이다. 1988년 일본이 후지쓰배 세계바둑선수권대회를 창설하고 곧이어 1989년 타이완이 세계 최대 규모의 잉창치배[應昌期杯]바둑대회를 창설하고, 한국이 1990년 동양증권배 세계바둑선수권대회를 창설하였다. 그동안 현대바둑을 발전시키는 데 기여한 일본은 바둑선진국으로 자처하고, 바둑의 발상지라 할 수 있는 중국은 바둑종주국으로 자부해왔다.

동양 3국 중 한국바둑은 동양증권배와 잉창치배는 한국이 계속 우승하였으며, 후지쓰배 또한 한국의 독무대가 되었다. 한국이 1993년 2월 국가대항단체전인 진로배 세계바둑최강전에서 우승한 이래 5월 잉창치배바둑대회(서봉수 우승), 6월 동양증권배(이창호 우승), 8월 후지쓰배(유창혁 우승) 등 세계 4대 기전을 차례로 석권하여 세계바둑 최강국이 됐다.

최근 의정부시바둑협회 창립과 더불어 제2대 신동구 회장 취임식이 있었다. 그 동안 의정부시 바둑동호인들은 의정부시 대표자격으로 각종 국내대회에 출전하여 몇 차례 우승과 함께 좋은 성적들을 거두었다. 의정부시바둑협회 창립을 계기로 의정부시 바둑대표단은 국내 내셔널바둑리그에 정식으로 참가해, 의정부시의 명예를 드높일 수 있는 기회가 됐다.

의정부시는 예로부터 바둑이 강하기로 소문난 도시이며, 바둑인구도 많고 우수한 바둑기원도 여러곳이 있다. 이번 의정부시바둑협회 창립과 회장 선임을 기회로 의정부시가 바둑도시로 거듭하는 거듭나는 기회가 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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