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마을의 구럼비 바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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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마을의 구럼비 바위
  • 제갈창수
  • 승인 2012.04.02 1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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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갈창수 경민대학교 교수

요즈음 남쪽 제주도 강정마을에는 수 백년 동안 지켜온 삶의 터전인 구럼비 바위와 바다를 돌려달라고 5년 전부터 항의가 있었다. 구럼비 바위 발파 작업에 반대한 마치 전쟁터를 방불케하는 시위가 있었으며 폭력적인 공권력의 남용으로 주민들을 체포 연행하는 사태가 있어왔다고 한다.

그동안 주민들의 삶은 상처 투성이에 주민들 간의 갈등과 투쟁은 마을 공동체의 유대관계도 끊어버리게 만들고 삭막한 마을로 변하게 만들었다. 국익과 안보의 가치라는 명분을 위해서 강정마을 주민들의 삶의 터전을 희생케 하는 것은 다수를 위한 공리주의적 사고와 군국주의적 사고의 잔재가 아닌가! 그들도 국민의 구성원으로서 소수이지만 그들의 삶을 행복하게 누릴 권리를 인정할 수 없는가?

또한 구럼비 해안 환경 문제에 관해서는 국방부와 문화재청은 구럼비 해안은 제주에서 흔히 보이는 현무암질 용암류의 노출암으로서 국가지정문화재로 지정할 만한 가치가 없으며 유네스코 생물보전지역과 600m 떨어져 있어 문제가 없다는 주장이었다.

이에 반해 제주 환경운동연합 이영웅 사무국장은 “육상 습지의 생태환경이 바닷가 암반에 조성된 곳은 구럼비가 제주에서 유일하다”고 말했다. 이 같은 상반된 환경평가에 대해 국민들의 객관적인 인식이 가능한가? 이에 대해 좀 더 구체적이고 납득할만한 검증 결과가 요청될 수밖에 없다.

국무총리실 제주해군기지 민군복합형 관광미항 항만 설계 검증의 결과와 인터넷 팟 캐스트 방송인‘뉴스타파’에 의하면 해군 내부 보고서에서 15만 톤급 크루즈선과 대형군함 및 대형수송함의 입출항시 운항 안전성이 풍속과 파도 그리고 기지 주변의 암초 지대 등의 악 조건으로 해군 기지 건설의 타당성 결여와 기지 설계 오류를 지적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지 공사를 강행하는 것은 남해바다를 지키는 대양해군의 역할을 충실히 이행하며 국익과 국가안보를 지켜낼 수 있는가 의심스럽다.

이명박 정부는 세계 평화의 섬 생명의 섬인 제주도의 평화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천혜의 자연자원을 훼손하고 구럼비 바위를 깨부수어 해군기지를 건설해야 한다고 공언했다. 과연 동북아시아의 평화를 유지하기 위해 군사기지를 건설하는 것이 진정한 평화를 이룩하는 길인가 의구심이 든다. 정말 이명박 정부는 경제 발전 이름하에 자연 훼손과 파괴에는 일가견이 있는 정부라 생각되지 않을 수 없다. 1854년 미국 시애틀 인디언 추장의 연설문에 나오는 글이 생각난다.

“개울과 강을 흐르는 이 반짝이는 물은 그저 물이 아니라 우리 조상들의 피다. 만약 우리가 이 땅을 팔 경우에는 이 땅이 거룩한 것이라는 사실을 기억해 달라 거룩할 뿐만 아니라 호수의 맑은 물속에 비추인 신령스러운 모습들 하나하나가 우리에 삶의 일들과 기억들을 이야기해 주고 있음을 아이들에게 가르쳐야 한다. 물결의 속삭임은 우리 아버지의 아버지가 내는 목소리이다. 강은 우리의 형제이고 우리의 갈증을 풀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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