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리코박터균, 위의 적신호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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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리코박터균, 위의 적신호인가?
  • 조영직
  • 승인 2011.12.27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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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편한내과원장 조영직
우리의 위는 하루에 1.5~2,5l의 강산성 위액을 분비하며, 음식물의 단백질을 분해해 소화를 담당한다. 위는 강력한 산성액 때문에 과거 청정지역으로 알려졌었다. 하지만 1982년 호주의 로빈 워렌 및 배리 마셜이 헬리코박터라는 균을 발견하고 배양에 성공하면서 이에 대한 많은 연구가 이루어져 여러 가지 사실이 밝혀졌다.
헬리코박터는 신체의 다른 부분에서는 발견되지 않고 위에서만 발견된다. 위가 강력한 산성의 위액을 분비하지만, 헬리코박터균은 몸에 달린 여러 개의 편모를 이용해 점액층을 뚫고 들어가 위 점막 표면에 산다. 헬리코박터균은 높은 요소분해효소 생산능력이 있고, 이를 활용해 주위 요소를 알칼리성 암모니아로 만들어 산으로부터 자기 주변을 지키는 보호대를 만들어 생존한다.
헬리코박터의 감염경로는 확실하지 않지만, 감염자가 토한 음식이나 대변에 오염된 물, 침 등으로 전염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술잔 돌리기, 음식물 씹어 먹이기, 여러 명이 한 그릇에 있는 음식을 떠 먹거나 키스 등으로도 감염될 수 있다. 그 밖에 지저분한 손이나 정화가 제대로 되지 않아 대변에 오염된 지하수나 개울물 등을 먹었을 때도 감염될 우려가 있다.
헬리코박터균은 위염, 위궤양, 위암, 위림프종 등 각종 소화기 질병의 원인으로 밝혀져 있다. 또, 철결핍성 빈혈이나 어린이 성장장애를 초래한다는 보고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이 균에 감염됐다고 해서 모두 병에 걸리는 것은 아니다. 우리나라 사람의 50~60%가 헬리코박터균에 감염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지만, 감염자중 일부에서 속쓰림, 소화불량 등의 위염 증세가 생기고, 소화성 궤양이 발생한다. 최근에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위암발생과 큰 관련이 없다는 보고도 있으며, 또한 일부에서는 헬리코박터균이 역류성 식도염이나 식도암 발생 가능성을 낮춘다는 보고도 있는 실정이다.
헬리코박터 유무를 검사하는 방법은 위내시경을 통한 조직검사, 혈액을 이용한 항체 검사, 요소 호기 배출 검사가 있다. 앞에서 언급했듯이 균이 있다고 해서 모두 치료해야 하는지에 대한 논란이 있으나 소화성 궤양, 조기 위암, 위림프종, 위암의 가족력이 있는 사람은 치료를 하는 것이 좋다. 무엇보다도 위장 장애를 악화시키는 술, 담배, 커피와 짠 음식, 자극적인 음식은 삼가고, 규칙적인 식생활 습관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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