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 are the 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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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 are the 50%
  • 권영일
  • 승인 2011.12.13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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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일 신흥대학교 교수

 

지난 9월 17일 뉴욕 월가에서 시작된 금융자본의 탐욕에 대항하는 분노한 시민들의 시위가 전세계로 펴져 나갔다. 최악의 경제위기로 삶의 희망을 빼앗기고 거리로 내 몰린 사람들의 절절한 모습과 사연이 메인 뉴스로 자리잡은 지 두 달이 넘었다. 11월 30일 뉴욕시의 강제 진압으로 시위가 한풀 꺽일 것이라는 보도가 있지만 강제진압으로 끝날 문제가 아니고 근원적 처방이 있어야 될 문제이므로 시위는 언제든 재발할 가능성이 있다고 볼 수 있다. 뉴스를 통해 보여지는 시위자들의 구호 중 “We are the 99%.”라는 구호, 그리고 “Occupy Wall St., 월가를 점령하라”는 피켓이 가장 눈에 많이 들어왔다. 뉴스에서는 미국 가계소득 상위 1%가 미국 전체 부의 40%를 차지하고 있다고 전하고 있고, 부의 재분배를 강조하는 전문가들의 인터뷰 내용이 전파를 타고 있다. 인터뷰의 기조는 지금의 경제정책이나 경제구조로는 빈익빈 부익부 상황이 더 심각해질 것이라는 내용과 이를 개선시켜야 된다는 경고가 일색이다.
경기도는 우리나라에서 사람이 가장 많이 사는 지역이고, 시.도 예산 면에서도 서울을 제치고 1위를 차지하는 광역자치단체이다. 명실상부하게 지표상 인구와 예산면에서 1위를 차지하는 자치단체가 된 것이다. 2011년 11월 말 현재 경기도 총인구는 11,920,340면이다. 이중 남부지역 분포인구가 8,822,083명이고 북부지역에 거주하는 인구가 3,098,257명이다. 이는 경기도 총인구의 25%이다. 경기도 총세대수는 4,573,060 세대이고 남부지역에 3,369,538세대, 북부지역에 1,203,522 세대가 살고 있다. 이는 경기도 총세대수의 26%에 달하니 인구수와 세대수에서 차이가 없다.
경기북부지역이 지리적 여건의 특수성으로 인해 불이익을 받아온 것에 대한 분노는 이 지역 힘 꽤나 쓰신다는 분들의 단골 연설메뉴다. 개선을 외치지만 공허한 메아리로 돌아오는 것이 대부분이다. 따라서 지역발전이나 삶에 질에 관한 요구사항들이 소수 권력자나 엘리트들의 머리나 연설 속에서만 그려질 것이 아니라 지역주민들의 삶의 과정에서 나오도록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주민들의 목소리를 항시 노출시킬 수 있는 구체화된 노력과 시스템이 필요하다. 그래야 소수 권력가와 엘리트들이 자신의 권력과 명예만을 쫓지 않고 주민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이를 실천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경기도의 발전전략을 경기북부지역의 입장에서 바라보면 경기북부지역의 발전을 도외시 하거나 또는 남부와 균형발전을 할 수 없도록 고착화시키는 정책들이 그럴듯하게 포장되어 미운 놈에게 떡 하나 더 주듯이 뿌려지고 있다. 정책을 입안하고 실행하는 분들이야 아니라고 하겠지만 보여지는 모습이 그러한데 아니라고 우겨 봐야 인정해줄 북부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경기도의 2011년 예산을 보면 전체 예산 338,301억원이다. 이중 200,268억원이 시.군 예산이고, 138,033억원이 도본청 예산이다. 도본청 예산 중 얼마가 경기북부청사의 예산으로 배당되는지는 공시자료에는 나와 있지 않다. 경기도의 예산집행이 북부와 남부지역의 균형발전을 위해 어떤 원칙에 의해 정해지고 집행되는지 알 수가 없다는 말이다. 경기 남.북부의 균형발전 정책은 낙후된 경기북부지역 발전을 물론 경기도 전체가 더욱 시너지 효과를 내면서 골고루 발전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정책이다. 지금과 같은 기조가 계속되면 경기남부와 북부지역의 균형발전은 점점 더 요원해질 것이고 그 격차가 더욱 심화될 것이다. 만일 경기도가 인구비례 25 : 75 정책으로 경기북부발전을 생각하고 있다면 차라리 분도를 하는 것이 더 좋을 듯하다. 그렇지 않다면 경기도가 균형발전을 하기 위하여 북부지역이 50%의 중요성 즉, 1:1로서의 존재가치가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새로운 정책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 또한 우리 스스로도 25%나 접경지역으로서의 특수성을 운명처럼 받아 들이지 않았는지 스스로를 반성해야 할 것이다.
경기북부지역에 적용되는 현재의 25% 논리를 50%로 바꾸어야 하는 절대적 시점이다. 우리는 무엇이라고 외쳐야 하는가? ‘We are the 50%, 경기도청을 점령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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