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구역개편은 잊혀져 가는건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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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구역개편은 잊혀져 가는건가 !
  • 관리자
  • 승인 2011.03.03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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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환철(경민대 자치행정과 학과장, 경기북부정책개발연구원장)

불과 2년도 되지 않았던 2009년 가을 경기북부지역을 뜨겁게 달구웠던 주제가 있었다. 지금은 수면아래 잊혀져 가는 의정부-양주-동두천의 통합문제이다. 그 당시를 잠깐 돌이켜 보면, 행정안전부 주도의 의정부시와 양주시 및 동두천시의 통합문제에 자치단체장 들의 정치적 입김까지 가세하면서 지역에 찬반양론이 팽배했었다. 결과적으로는 의정부와 동두천 시민의 과반수 이상이 구역개편을 찬성하였지만, 양주시 시민의 과반수를 얻지 못하여 통합이 무산되었다. 그러나 문제의 핵심을 조금만 들여다보면, 전체적인 반대보다는 찬성의 기류가 팽배했었지만, 지역의 법원과 검찰청 이전 문제 등과 맞물리면서 지나친 관주도의 구역개편에 대한 반대급부적 성격이 매우 강하였다고 기억된다. 이렇게 중차대한 행정구역개편의 문제가 잠시 잊혀져가는 동안, 최근들어 행정안전부는 다가오는 2014년 지방선거 이전에 전국 지방행정구역 개편 완료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보도되고 있어, 그 실현 가능성에 다시금 불을 붙이고 있는 것 같아, 과거의 실패사례를 중심으로 지역발전을 위해 몇가지를 제안해 본다.

첫째, 행정의 변화와 대응의 문제이다. 최근의 행정의 변화는 크게 총액예산제, 복식부기제도, 주민소환제 등의 새로운 제도가 도입되고 있으며 자치단체 간 경쟁시대가 도래되었다. 과거 경기북부의 중심도시 였던 의정부는 이미 경기북부의 중심이라 하기에는 그 동력이 약하며, 양주시나 동두천의 경우는 더욱 그러하다. 이런 의미에서 의정부시와 양주시•동두천시의 통합문제는 매우 현실적이면서도 지역발전을 견인할 수 있는 중심축이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이에 대한 대응이 현실적으로 필요하다.

둘째, 논의에 대한 판단기준의 개발이다. 구역개편 내면에 숨어있는 정치논리를 제외하더라도 규모의 경제라는 효율성의 이념과 더불어 민주성의 제고라는 지방행정의 양대 이념에 대하여 지역적으로 선택의 문제가 있다. 더불어서 다 잘 수 있는가! 아니면 지금이 보다 좋은가에 대한 판단기준을 지방정부는 물론이거니와 시민입장의 판단기준을 개발하고 제공해주여야 할 것이다. 행정기능은 그에 알맞은 구역의 범위가 존재해야 하며, 주민의 복리증진이라는 행정목적을 가장 효율적이면서도 민주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규모로 행정구역이 확정되어야 하는 바, 이러한 맥락에서 우리가 살고 있는 동두천·양주·의정부시를 객관적으로 들어다 보는 혜안이 어느때 보다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구역개편에 대한 인식의 전환과 지속의 문제이다. 정말 구역개편이 필요한가에 대한 초심으로 돌아가 지역사회에서 여론을 수렴할 필요성이 있다. 그리고 그 필요성이 상당부분 제기된다면 이에 대한 시민의 의견을 모을 구심점이 필요하다. 그런데 과연 누가 이러한 난제를 맡아 수행할 것인가의 문제에 봉착한다. 최근들어 지역의 중요한 행사에 참석해보면 대부분의 시민들이 학연·지연 등으로 얽혀진 공동체의 정신이 분명히 관통하고 있음을 직간접으로 느낄 수 있다. 지역통합이 주는 장점과 갈등의 문제를 지금부터라도 솔직한 입장에서 드러내고 지속적으로 치유해 나갈 때 비로서 우리가 원하는 통합문제를 실현할 수 있을 것이다.

얼마전 우리나라의 유명한 축구해설가가 양주시로 이사를 오셨다 해서 잠깐 방송을 통해 만날 기회가 있었다. 지역의 축구실력을 물어보았더니 대뜸 경기북부지역을 대표하는 축구팀이 하나 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말씀하였다. 동의는 하지만 실현가능성에는 고개를 저을 수 밖에 없는 현실이 안타까웠다. 낙후되고 관심의 영역에서 벗어나 있는 경기북부, 자치단체장들의 공언과 노력에도 장기적인 안목에서 낙후의 딱지를 쉽게 떼어버릴 수 없는 우리지역을 위하여 지금이라도 대화와 논의를 통해 지역통합의 불씨를 살려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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