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 시대’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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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산 시대’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 한북신문
  • 승인 2023.04.10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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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원선 신한대학교 교수·사회과학대학 학장
임원선 신한대학교 교수·사회과학대학 학장
임원선 신한대학교 교수·사회과학대학 학장

 

통계청에 의하면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 최하위이자 역대 최저인 0.78명이라고 한다. 대한민국 수도 서울의 합계출산율은 0.59명이다.

인류 역사상 한 나라의 출산율이 이렇게 급격하게 감소한 유례가 없다.

필자는 베이비부머세대 막바지에 태어났다. 형제도 많아서 8남매 중 외아들로 태어났다. 초등학교 입학 시에는 교실이 모자라서 이부제로 수업에 참여하곤 했었다.

그 당시 사방에 붙어 있는 벽보를 보면 1960년대는 ‘많이 낳아 고생 말고, 적게 낳아 잘 키우자’, ‘덮어놓고 낳다보면 거지꼴을 못 면 한다’ 면서 세 자녀만 낳기 운동을 전개했고, 1970년대는 ‘딸·아들 구별 말고 둘만 낳아 잘 기르자’로 두 자녀 갖기를 권장하였다. 1980년대는 ‘여보! 우리도 하나만 낳읍시다’, ‘둘도 많다’로 한 자녀 가정에 혜택을 주기 시작했다.

이러한 흐름은 1990년대 이르러 변화하기 시작했다. ‘아들바람 부모세대, 짝궁 없는 우리세대’, ‘선생님! 착한 일 하면 여자 짝꿍 시켜주나요’는 남녀 성비를 맞추고자 함이었다.

2000년대 들어서 표어에 큰 변화가 생겼다. ‘자녀에게 물려 줄 최고의 유산은 형제입니다’, ‘가가호호 아이 둘셋 하하호호 희망한국’, ‘한 자녀보다는 둘, 둘 보단 셋이 더 행복합니다’와 같은 표어가 이어졌다.

그러다가 2005년부터 현재에 이르기 까지는 ‘하나는 외롭습니다’, ‘아빠! 혼자는 싫어요, 엄마! 저도 동생을 갖고 싶어요’로 변화되어 왔다.

현재와 같은 극단적인 저 출산이 이어지는 상황에서는 더 이상 이러한 구호나 표어는 공허한 외침에 불과할 뿐이다. 더 이상 개인에게 강요하거나 권장해서 해결될 상황이 아니다.

국가와 사회가 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함께 대안을 모색해야만 한다. 중앙정부는 젊은이들이 결혼할 수 있는 여건을 제도적으로 마련해야만 한다.

첫째, 신혼가정을 위한 전향적인 주거지원정책을 수립해야 한다.

둘째, 신혼부부에 대한 획기적인 세금 감면제도가 필요하다.

셋째, 자녀출산지원 장려제도가 필요하다.

넷째, 자녀양육수당 제도의 확대가 필요하다.

다섯째, 궁극적으로 가족수당과 아동수당제도의 도입이 필요하다.

아울러 지방정부도 우선적으로 지원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정책의 필요성은 오래전부터 대두되었으나 재정여건이 어렵다는 여론이 늘 우세하여 지연되어 왔다.

단언컨대 예산은 충분하지 않지만 있다. 다만 예산집행의 우선순위가 늘 개발과 경제성장 위주로 편성되는 것이 문제다.

즉 정책의 우선순위를 결정하는 지도자들의 발상의 전환이 있어야만 한다.

단기성 가시적 성과에 연연하지 않고 국가와 지역사회의 미래에 투자하는 지도자들의 결단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언론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각계각층의 목소리를 시리즈로 편성하는 방안도 제시해 본다.

아름다운 금수강산을 이어갈 대한민국에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가득하기를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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