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수 담수화에 눈을 돌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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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수 담수화에 눈을 돌리자
  • 한북신문
  • 승인 2023.04.10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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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용 논설위원·신한대 행정학과 교수
김남용 논설위원·신한대 행정학과 교수
김남용 논설위원·신한대 행정학과 교수

 

지금 남부지방이 50년 만의 최악의 가뭄으로 신음하고 있다.

특히 남부지방은 호남권 영산강·섬진강 유역 댐 대다수가 저수위에 도달했으며 생활용수 부족으로 일주일 중 ‘2일 취수, 5일 단수’를 시행 중인 마을도 있다. 또한 공업용수 부족으로 공장이 돌아가지 못하는 곳도 생겨나고 있다.

최근의 가뭄은 전 지구적인 기온상승 등으로 기후위기가 가속화되고 있는 가운데 일어난 현상이라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닥칠 수 있는 현상이라는데 더 큰 문제가 있다.

향후 물 부족 상황에 대비해 해수 담수화(海水淡水化, Seawater Desalination)에 눈을 돌려야 한다. 해수 담수화란 바닷물에서 염분과 용해 물질을 제거하여 식수 및 생활용수, 공업용수 등을 만들어내는 과정을 말한다. 현재 실용화되고 있는 해수 담수화 방법으로는 다중효과용 가마 등에 의해 물을 증발시켜 염분을 제거하는 증류법, 담수와 해수사이를 막으로 막고 가압하여 해수 측에서 담수를 침투시키는 역침투법, 해수를 냉동하여 물과 얼음으로 분리하는 냉동법 등이 있다. 또 염분이 1~4%정도인 염수일 때는 이온 교환막에 의한 전기 투과법이 사용되고 있다.

우리나라 최초의 해수담수화는 2014년 부산 기장군 기장읍에 총사업비 1954억 원을 투입, 하루 4.5만t 규모의 담수를 만들어내는 시설을 구축하였다. 그런데 탈핵(脫核)을 주장하는 일부 환경단체가 해수 담수화 시설에서 만들어 낸 물에 고리원전에서 나온 삼중수소(3배 무거운 수소)가 들어 있어 주민 건강에 심각한 해를 끼칠 수 있다는 주장으로 아직도 본격적인 가동을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나라는 삼면에 바다를 마주하고 있어서 거의 모든 지역에 해수 담수화 시설을 구축할 수 있는 잇점을 지니고 있다. 지금의 최악의 가뭄 상황에서도 전남 신안, 제주 등 해수 담수화 시설이 설치된 섬지역은 식수난을 피해가고 있다. 제주도에서는 본섬에서 물을 공급할 수 없는 도서지역 급수에 일찍부터 해수 담수화 시설을 활용하고 있다. 2000년 추자도, 2004년 마라도, 2006년 가파도에 각각 해수담수화 시설을 도입해 섬 주민과 관광객에게 생활용수를 공급하고 있다. 해수담수화 시설 용량이 가장 큰 곳인 추자도에서는 지난해말 기준으로 추자도 주민 1850명과 연 방문 관광객 6만2500여명에게 안정적으로 물이 공급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오만, 카타르, 리비아, 아랍에미리트(UAE) 등은 이미 40여 년 전부터 해수담수화 설비를 구축하고, 이를 통해 마실 물을 확보했다. 중동 국가 대부분은 지중해와 아라비아해를 접하고 있어서, 풍부한 바닷물을 생활용수로 바꿀 수 있다면 마르지 않는 ‘오아시스’를 확보하게 된다.

특히 수천 개 섬을 가진 우리나라 실정에 맞춰 배(선박)를 이용한 해수 담수화 사업에도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는 세계 최초 해수담수화 선박 ‘드림즈호’를 운영하고 있다. 현재 운영 중인 해수 담수화 선박은 바닷물을 선박에서 여과해 하루 최대 450톤의 식수를 공급할 수 있다.

기후변화 대응과 맞물려 원자력의 다양한 활용 가능성이 제안되고 있는 가운데 전기출력 300MW 이하의 소형모듈원자로를 활용한 해수 담수화가 주목받고 있다. 해수 담수화는 막대한 에너지를 소비하는 시스템인데 소형모듈원자로를 이용하면 탄소를 배출하지 않으면서 해수로부터 담수를 대량으로 생산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소규모 전력생산과 해수담수화 시장 진출을 목적으로 소형 일체형원자로인 SMART 원자로를 개발했으며 2012년 세계 최초로 표준설계인가를 획득했다.

현재 기상이변 등에 의한 물 부족 사태로 인해 해수 담수화 시장은 엄청난 속도로 커지고 있다. 향후 기후변화에 따른 물 부족 문제는 인류가 풀어야 할 가장 큰 숙제이다. 대한민국은 이미 해수 담수화 원천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며, 세계 해수 담수화 분야에서 자타가 공인하는 세계 1위 국가이다. 해수 담수화 관련 기술을 더욱 발전시켜 국가 경제성장을 견인하는 핵심산업으로 발돋움했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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