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모삼천지교(孟母三遷之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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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모삼천지교(孟母三遷之敎)
  • 한북신문
  • 승인 2023.03.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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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정덕 논설주간·양주역사문화대학 교수
홍정덕 논설주간·양주역사문화대학 교수

 

태어나자마자 제 발로 스스로 서서 걷고 뛰어야하는 야생동물들과는 달리 사람은 오랜 기간 부모의 품을 필요로 한다.

조선시대 배움에 입문한 학동들이 첫 과정으로 배우던 <계몽편>에는 아이가 태어난 지 3년이 지나야 부모의 품을 벗어날 수 있는 것이니 그 은혜로 말미암아 부모가 돌아가시면 무덤가에서 3년을 모셔야 한다고 자식 된 도리를 설명하고 있다.

맹자(孟子)는 사람의 본성은 착하니 이 착한 본근(本根)을 부추기고 다독여 더 착하고 바른 경지로 이끄는 인정(仁政)이 정치의 핵심이라고 주장하며 이를 유학(儒學)의 정체(正體)를 확립한 대유학자로서 지금도 그의 저서와 생애는 후학의 준엄한 교훈이 되고 있는데 모두가 다 알고 있는 것처럼 그가 이처럼 뛰어난 삶을 살게 된 그 바탕에 어머니의 치열한 가르침이 있었다고 한다. 처음에 시장근처에 살 때는 어린 맹가(孟軻)가 늘 좌판을 벌여 놓고 물건 파는 일 흉내만 내며 놀기에 사람이 드문 산기슭으로 옮겼더니 이제는 노는 일이 무덤파고 장례 치르는 흉내로 일관하여 마침내 학교 근처로 이사를 가자 거기서 비로소 글 읽고 가르치는 일을 놀이로 삼는 것을 보고 비로소 거기에 정착하여 살았다는 것, 맹자의 어머니가 아들을 위하여 사는 곳을 세 번 옮겼다는 자식 가르치는 도리를 이른바 맹모삼천지교(孟母三遷之敎)라 한다.

무릇 모든 부모는 자녀에게 보다 나은 삶의 여건을 만들어 주기 위하여 최선을 다하기 마련이니 이제는 오히려 맹모삼천지교(孟母三遷之敎)와는 비교도 되지 않는 노력이 가히 눈물겹다 아니할 수 없고 이 치열한 노력으로 우리는 자녀를 가르치고 사회를 건설하고 국력을 키워왔으며 그리고 이 안간힘을 다한 노력은 앞으로 더 가열차게 진행될 것이다.

김정은이 갑자기 10여세나 되려나하는 어린 딸을 국가 행사장에 데리고 나타나더니 어린 그 아이를 ‘존귀하신 자제분’, ‘가장 사랑하는 자제분’이라는 과람한 칭호로 부르며 행사의 중심자리 심지어는 그 엄마나 권력실세로 알려진 고모보다도 더 높이는 기이한 형태를 보이고 있다. 그리고 그 어린 여자 아이를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비롯한 대량 살상무기 발사 현장에 데리고 나타나 그 현장을 목격하게 하고 이를 보고 좋아라하는 모습을 전 세계에 알리고 있다.

그 얕은 정치수단도 가증하거니와 장차 무엇이 될지는 모르겠으나 그 어린 여자아이에게 지금 무엇을 보여주고 무엇을 가르치고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도시 하나를 폭파하여 날리고 수많은 사람의 소중한 인명을 앗아갈 살인무기의 발사 현장에서 그 아이는 무엇을 배울까?

아직도 자아가 형성되기에는 턱없이 이른 그 어린 아이를 떠받드는 환경 속에서 그 아이는 삶의 어떤 자양을 얻고 어떤 모습으로 자라게 될까? 그리고 그런 참혹한 광경에 박수치고 환호해야하는 우리 북녘 동포와 그들과 동반하여 살아 가야하는 우리 민족의 내일은 그 모습을 또 어떻게 상정(想定)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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