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 한국의 조건, 시즌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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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 한국의 조건, 시즌2
  • 한북신문
  • 승인 2023.03.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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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궁랑 논설위원·경복대학교 명예교수
남궁랑 논설위원·경복대학교 명예교수
남궁랑 논설위원·경복대학교 명예교수

 

한 국가에서 그 나라 국민들이 잘 산다는 것은 무엇일까?

흔히 우리는 강대국, 복지국 그리고 선진국이라는 표현들을 접하고 있다. 강대국이란 한마디로 군사력과 경제력 등 물질적으로 강한 국력이며, 복지국이란 국민복지 및 행복을 최우선시 하고, 선진국이란 인류문명에 있어 기여도가 크며 문물이 앞선 나라라고 요약할 수 있을 것이다. ‘선진국’에 대한 기준은 1인당 GNP, 공정한 민주주의, 시장경제의 성숙도, 인류문명에의 기여도 등이 일반적이다. 이와 같은 관점에서 볼 때 소위 선진국들을 꼽아본다면 그리 많지 않음을 볼 수 있다.

우선은 미국과 영국연방인 영국, 캐나다, 호주 그리고 서유럽 및 북유럽 국가들 그리고 아시아의 일본을 꼽는다. 이들 국가들의 공통점은 일본을 제외하면 대부분 백인 국가이며 기독교 문명을 가지고 있고 경제적 여유에서 발현된 일상생활에 대한 문화의 성숙도가 모두 높다는 점일 것이다.

중국이나 러시아는 특히 군사적으로 최강대국이긴 하지만 어느 누구도 선진국 대열에 포함시키지 않는다. 국제법 준수에 소홀하고 민주주의보다 중앙집권적 정치체제 등 보편적 인류문화 가치를 존중하지 않기 때문이다.

한국의 경우 재작년 7월에 한국의 1인당 GNP가 가까스로 이탈리아를 상회하면서 G7에 올라섰고 또한 스위스 제네바 본부에서 열린 제68차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에선 의견일치로 선진국 그룹에 포함됨에 따라 1964년 UNCTAD설립이래 처음으로 개도국에서 선진국으로 지위를 바꾸는 국가가 되었다고 한다.

그렇다면 한국은 진짜 선진국에 속하는가? 국제 원조 수혜국에서 공여국으로 지위만 변경됐을 뿐 대한민국 대부분의 국민들은 그저 덤덤해 하며 진짜 선진국이라고 반기는 퍼포먼스 조차 없었던 것 같다.

원조 공여국 관점에서 자의반 타의반으로 선진국에 편입된 한국이 진정한 선진국은 될 수 없을까?

해방이후 짧은 역사에 천연자원의 빈약, 원천기술의 기본토대가 미약하고 북한리스크까지 안고 있는 상황에서 결코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비록 짧은 현대역사에 졸부처럼 한강의 기적을 이루긴 했으나 세계사에서 전인미답의 사례로 손꼽히고 있지 않은가? 작년에 1인당 GNI가 3만5천달러를 넘어서면서 이런 추세로 간다면 생각보다 짧은 기간에 5만 달러에 도달하여 세계 5대 강국이 될지도 모를 일이다.

다만 안전사회를 포함한 보편적 인류문화의 깊이가 너무 얇은 것이 아쉬울 따름이다. 아쉽게도 문화의 성숙은 수 조원을 쏟아 부어 어느 날 갑자기 이룰 수 있는 것이 아니며 전체 국민들 사이에 정치, 경제, 사회, 문화가 상호작용하면서 오랫동안 발전해 가야 한다.

시골 초등학교 아이들이 공을 차며 놀다가 공이 지붕으로 올라갔을 때 그 공을 누가 내려줘야 하나? 한국의 경우에는 옆에 있는 어른 누구나 빨리 올라가서 내려다주면 끝이지만 세이프 앤 클린(safe&clean)을 최우선으로 하는 호주의 경우에는 지붕에 올라갈 수 있는 면허를 획득한 사람만 올라 갈 수 있고 아무리 급해도 기다린단다. 그 동안 ‘빨리빨리’가 우리 경제를 일으켜 세웠다면 이제는 좀 늦더라도 안전을 중시하는 인류,인간문화가 필요할 시점이 아닌가 한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내 출산율 최저국, 자살률 1위, 행복지수 세계 60위인 한국이 2022년 문체부 설문결과 한국인 66%가 자국을 문화선진국으로 답했다고 한다.

K-Pop이나 BTS 등에 의한 대중놀이문화도 좋지만 사람이 함께 어울려 사는 정신적, 행동적 인류문화의 발전과 성숙이 진정한 선진국을 향해 갈 때 반드시 필요한 한국의 덕목이 아닌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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