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옹 한 번으로 미안함·고마움·사랑 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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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옹 한 번으로 미안함·고마움·사랑 표현
  • 한북신문
  • 승인 2023.03.15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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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혜성 해성산부인과 원장

 

논설위원 박혜성 원장
논설위원 박혜성 원장

57세 여성이 성교통 때문에 4년간 섹스리스로 지내다가 남편이 바람이 났다. 그녀는 49세에 폐경이 되고 갱년기 여성호르몬제를 3년간 복용하다가 그 후에 끊고 지내고 있었다. 그녀와 그녀의 남편은 동갑인데 결혼생활이 34년째이고 그가 생활비는 주는데 집에 잘 안 들어왔다. 

그녀는 성교통이 오래되었고 그래서 남편과 각방을 쓴지 오래되었는데 이것을 어디 의논할 때가 없었다. 그녀는 오르가즘을 못 느끼는데도 좋은 척했고 남편에게 관심이 없는 척하고 살았다. 심각하다고 생각하면서 1년간 고민했다. 

그녀의 남편이 핸드폰을 그의 머리맡에 두고 자는 것을 보고 육감으로 남편이 외도하는 것을 느꼈다. 그는 바람피운 것을 그녀에게 세 번 들켰다.

첫 번째는 결혼해서 아이가 아직 어릴 때 여직원과 피웠고 두 번째는 그의 나이 40대 때 사내연애를 하고 그가 그녀에게 이혼하자고 하면서 그녀의 모든 행동에 트집을 잡으면서 그녀를 미워했다. 그녀와 성관계도 안 하려고 하고 “반찬이 이게 뭐냐”라고 타박해서 그녀가 요리 학원을 다녔다. 그러다가 그녀가 “그래 이혼하자”고 말했는데 그는 돈이 아까워서 이혼도 못 했고 2년이 지나니까 잠잠해졌다. 세 번째 외도는 최근에 있었는데 그것도 사내연애였다.

그는 결혼 내내 지방에서 근무를 하면서 주말부부로 지냈는데 세 번 모두 사내연애를 했다. 그가 바람을 피울 때는 그를 때려죽이고 싶었지만 그녀가 경제적인 능력이 없어서 이 나이에 이혼을 결정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그녀의 남편은 겉으로는 허허하면서 남에게는 좋은 사람처럼 굴었지만 그녀에게는 직장에서의 스트레스를 모두 풀었다. 그래서 그녀는 ‘착한 아내는 남편에게 대우를 못 받는구나’라는 생각을 했었다. 

그녀를 내진했더니 질압은 20mmHg, 질넓이는 78.3ml였다. 그녀의 질은 이미 위축이 와 있었다. 그래서 그녀에게 갱년기 여성호르몬제와 비비브 질레이저 시술을 처방해 주었다. 그리고 그녀가 3개월 후에 방문했다. 

그녀는 4년간의 섹스리스를 탈출하고 1달에 2번의 성관계가 가능해졌다. 처음에는 남편이 부인의 눈치를 봤다. 그리고 남편이 그녀에게 전화를 미리 하고 집에 왔고 슬그머니 와서 옆에서 잤다. 성관계를 한 후에 그녀의 남편이 그녀를 꼭 끌어안고 갔다. 그가 평소에 안 하던 행동이었다. 그런데 남편의 포옹에서 그녀는 남편의 여러 가지 감정이 느껴졌다,

즉 ‘미안함, 고마움, 사랑스러움’이라는 감정이 묻어나왔다.  그녀는 비슷한 처지의 친구에게 그녀가 처방받은 젤을 몇 개 주었더니 친구가 너무 고마워했다. 그래서 그녀에게 해성산부인과에 가보라고 말했다. 그녀는 산부인과TV가 너무 재미있어서 딸과 사위에게도 권해 주었다. 

그녀는 집으로 돌아가면서 집에서 사용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제품을 처방받아갔다. 그리고 오르가즘을 못 느끼니 비아그라도 복용하겠다고 처방받았다.

그녀의 남편은 그녀에게 외도한 것에 대해서 미안하다는 말을 차마 못하고 미안하다는 말을 포옹으로 표현했다. 그 포옹에서 미안함, 고마움, 사랑함을 모두 표현한 것도 놀라웠고, 그녀 또한 그것을 알아차린 것도 놀라웠다.

대한민국의 많은 남자는 말 대신 이렇게 얼렁뚱땅 넘어가지만 행동으로 미안함을 표현하기도 한다. 그러니 말 대신 행동으로라도 반드시 표현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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