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당론(朋黨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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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당론(朋黨論)
  • 한북신문
  • 승인 2023.02.27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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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정덕 논설주간·양주역사문화대학 교수
논설주간 홍정덕
논설주간 홍정덕

정치 현장에서 이해를 같이하는 이들이 서로 결속하는 것은 인류의 역사가 시작된 이래 한번도 단절된 적 없는 하나의 일관된 흐름이었다. 특히 정부의 관리들에게 가혹할 정도로 군주에 대한 헌신(獻身) 즉 충성을 강조하고 이를 사람됨의 가장 중요한 덕목으로 교육해 온 한자 문화권의 경우 이처럼 특정 이익과 목표, 가치를 공유하는 집단의 사적인 집단화는 이의 통제와 활용이라는 측면에서 대단히 현실적인 과제였다.

조선왕조 최초로 양자로 입양하여 왕위를 계승한 선조는 왕위의 정통성이 가진 결함으로 말미암아 즉위 5년에 이르면서 권력구조에 심각한 누수가 생기기 시작하였는데 중앙정부의 권력 실세랄 수 있는 이조전랑, 즉 인사권의 실무자 자리를 놓고 조직적인 암투가 시작되었다.

이에 선조 5년(1572) 7월 영의정을 지낸 이준경(李浚慶, 1499-1572)이 죽기 직전에 선조에게 유차(遺箚)를 올리게 되는 데 그는 당시 외척인 심의겸(沈義謙)이 붕당을 형성할 조짐이 보이자 이의 척결을 지적하였고 이 차자는 파문을 일으키며 선조가 이에 동조하는 태도를 보이게 된다.

그러자 이이(李珥)가 이준경을 반박하는 소를 올려 붕당(朋黨) 그 자체가 나쁜 것이 아니라 오히려 군자(君子)들의 결속은 바람직한 현상이니 그 붕당이 군자당인지 소인당인지 구별하여 이에 적절히 대처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이른바 <붕당론(朋黨論)>을 전개하게 된다.

그러나 이후 동서로 나뉜 사대부 패거리들은 세계사에 그 유례를 찾을 수 없는 장구하고 복잡하며 집요하고도 추잡한 분열과 대립의 당쟁을 양상과 세력을 달리하며 망국에 이르도록 치열하게 이어가게 된다.

「붕당은 서로 싸우는 데서 일어나는 것이고 서로 싸우는 것은 이해관계가 서로 다른 데서 나오는 것이다. 이익(利益)이 하나이고 사람이 둘이면 당(黨)이 2개 생기고, 이익이 하나이고 사람이 넷이면 당이 4개 생기게 마련이다. 이익은 고정되어 변함이 없는데 사람이 늘어나면 많은 붕당이 생긴다」 라며 당쟁의 온갖 폐해를 겪는 현장에서 이익(李瀷)은 이 정치현상의 폐해의 원인을 바로 <사적 이익>의 추구라고 규정했다.

현금 우리의 정치계에서 특히 국회를 중심으로 도저히 국민의 이익을 대변하고 어려운 민생을 해결하려는 모습을 전혀 찾을 수 없는 이유는 무엇일까? 정당 모두가 국익이나 공익대신 사익과 사욕을 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가 안위와 민생경제의 대의를 간단히 저버리고 아집과 당략에 따른 공허한 목소리만을 목청껏 외쳐대고 있다.

범죄의 혐의가 있는 자는 그가 야당대표이던 국회의원이던 간에 사법적 절차를 따라 스스로 당당히 해결하면 될 일이다. 그러니 대중을 상대로 하는 시끄러운 자기변명을 당장 그만두고 속히 법정에 나가 법집행자들과 거기서 치열하게 법리를 다투라! 이토록 길거리를 소란하게 할 일이 도대체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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