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는 누가 만드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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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는 누가 만드는가?
  • 한북신문
  • 승인 2023.02.13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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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원선 신한대학교 사회과학대학 학장
임원선논설주간
임원선논설주간

 

한국민족문화대백과 사전에 의하면 역사라는 용어에는 4가지의 개념이 있다.

첫째, 시간이 흘렀다는 뜻이다.

지구의 역사, 군대의 역사라고 할 때의 개념과 역사가 오래된 학교라고 칭할 때의 개념이 이에 속한다.

둘째, 과거에 기록해 놓은 기록물을 뜻한다. 예컨대 <삼국사기>, <고려사>, <조선왕조실록>, <승정원일기>, <비변사등록> 등을 역사라고 칭할 때와 역사시대와 선사시대라고 구분할 때의 개념이 그 경우이다.

셋째, 역사학을 의미한다. 이는 사학이라고도 한다. 연구자에 의해 전문적으로 연구·서술하는 학문이란 개념이 그것이다. 넷째, 철학적 개념, 추상적 개념으로 과거의 역사가 어떤 의미를 가지는가 할 경우와 역사의 죄인이라든가 역사의 심판을 받는다. 역사를 창조한다고 할 때의 용어는 이 개념에 속한다. 이러한 개념 중에서 일반적으로 역사라고 할 경우 과거 및 현재의 인간이 지적·예술적·사회적 활동을 한 산물의 총체 및 부분을 역사라고 한다.

그러면 인간 중에 누가 역사를 만드는 주역일까? 바로 위에서 언급한 대로 ‘일반적으로 역사라고 할 경우, 과거 및 현재의 인간이 지적·예술적·사회적 활동을 한 산물의 총체 및 부분을 역사라고 한다’는 정의에 충실하자면 인류사회에 축적된 모든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과거의 기록’에 중심으로 살펴보면 인류역사상 상당한 부분은 구성원 보다는 지도자 중심으로 서술되어 마치 지도자들이 역사를 만들어온 주역처럼 보이기도 한다. 우리나라만 보더라도 그런 사관이 매우 강하다. 대부분의 역사가 왕 중심이거나 대통령중심으로 시대를 구분하는 경향이 많다. 그러다보니 일반 국민들의 의식 가운데는 왕이나 대통령에 대한 무조건적인 복종의식을 갖고 살아가는 이들이 상당 수 존재하고 있다.

헌법을 비롯한 수많은 법률에는 모든 구성원이 인권을 존중받는 시대라고 선언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실에서는 지도자들이 역사를 전부 만들어 나가는 주인공처럼 인식하고 살아가는 이들이 적지 않다.

우리나라 전체를 예로 들면, 대통령을 역사의 주인공으로 인식하고 있는 이들이 상당수 있다. 지도자로서의 자질이나 능력 및 인격은 안중에도 없다.

자질과 상관없이 지도자 위치에 있으면 시대의 주인으로서 인식하는 경향이 매우 농후하다. 절대왕정시대나 권력세습 등 전근대적 시대에나 있었던 현상들이 현존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오늘날 지방자치단체에서도 마찬가지로 나타나고 있다.

사실 그러한 시대에도 지도자는 상징적인 존재일 뿐 역사를 만드는데 있어서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한 지도자는 소수라고 생각된다.

이제 역사는 구성원에 의해 선출된 지도자와 시민이 함께 만들어가는 시대이다. 여기에서 유념할 것은 구성원에 의해 지도자가 선출되고 선출된 지도자는 상당한 권력을 갖고 있기 때문에 구성원은 지도자를 신중하게 선출해야 하고 선출된 지도자 또한 절대왕정시대나 세습된 권력을 지녔던 지도자처럼 생각하고 권력을 남용하지 말아야 한다.

일정기간 위임받은 권한을 활용하여 공동체 발전과 인류발전에 기여하는 역사를 창출해 나가도록 해야 한다.

한 지역사회의 역사나 한 국가의 역사는 구성원에 의해 선출된 지도자와 공동체 구성원 모두가 함께 만들어 가는 시대이다.

우리 모두가 역사의 주인공으로서 그러한 소명의식을 갖고 하루하루를 살아내는 계묘년 한해가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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