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를 주목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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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를 주목하자
  • 한북신문
  • 승인 2023.01.31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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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용 논설위원·신한대 행정학과 교수
논설위원 김남용
논설위원 김남용

향후 세계 제1의 인구 대국으로 등극할 인도가 이젠 경제대국으로 급부상하면서 그동안 중국이 누려왔던 ‘세계의 공장’, ‘세계의 엔진’ 역할까지도 대체하게 될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또한 유수의 연구기관들은 인도의 GDP 성장세에 대해 “인도의 GDP 규모가 2027년에는 독일, 2029년에는 일본을 제치고 미국, 중국에 이은 세계 3위가 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인도 경제가 지금까지 꾸준한 성장을 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세계 7위의 국토면적과 아울러 세계 제1의 인구규모를 자랑하는 14억 명이라는 인구가 있다.

‘세계 인구 전망 2022’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과 인도 인구는 올해 각각 14억명 수준이지만, 공식적으로는 내년에 인도가 중국을 추월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의 경우는 이미 고령사회에 진입했으며, 특히 저출산 정책으로 향후 심각한 인구감소가 예상되고 있다.

중국은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인한 지정학적 불확실성 증대, 시진핑 이후의 정치 불안 및 전국적인 가뭄과 홍수 등 자연재해뿐만 아니라 미국 및 대만과의 갈등 등 국내외의 불안 요인들이 산적해 향후 경제 상황을 낙관하기 힘든 형편이다.

반면에 인도는 인구분포에 있어 중위연령이 28.4세로 중국보다 10살이나 젊으며, 또한 영국의 식민지 영향으로 영어 구사 능력이 있는 인구가 1억명에 이르는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인도는 이러한 인구 구조를 동력삼아 중국보다 높은 경제성장률을 보이고 있으며, 특히 인도 GDP의 70% 정도는 내수가 주도하고 있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인도는 차기 ‘세계의 공장’으로서 자질을 갖고 있고, 아마도 중국의 강력한 도전자로 부상할 것이다.

지난 20년이 세계경제의 화두가 중국이었다면 다음 10년은 인도가 세계 경제의 한 축을 담당할 것이다. 향후 세계 성장의 20%를 인도가 감당할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인도는 코로나19 팬데믹의 최대 수혜국으로 꼽히고 있다. 중국 주요 제조업 도시의 봉쇄로 글로벌 공급망이 흔들리자 그 대안으로 인도가 급부상했다. 인도는 미·중 간 반도체 경쟁을 이용해 반도체 분야에도 발을 들여놓고 있다.

반도체 공장을 지으면 인도정부가 최대 투자자금의 50%까지 지원하는 방안을 제시하면서 해외 업체 유치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인도가 반도체 분야 진출을 서두르는 것은 외국에 의존하지 않는 독립된 자체 공급망을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현대 모든 산업에 꼭 필요하고, 각종 제품에 소요되는 반도체를 자급자족 하겠다는 인도 정부의 전략이다.

인도의 최대 강점 중의 하나는 다양한 종교와 인종 그리고 문화가 있음에도 ‘힌두 바라나시(Varanasi)’ 민족주의를 강조하면서, 국민들을 통합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인도는 국내의 정치·이념적 문제를 스스로 해결해 나가고 있으며 미국과 중국이 주도하는 국제질서하에 인도가 지향하는 다자연합체(multi-alignment)를 중심으로 제3세계 국가들을 주도하고 있다. 이는 미국·중국·러시아가 빈부격차 및 인종갈등 등의 국내 문제로 어려움을 겪는 것과 대비되고 있다.

인도는 특유의 지정학적 위치와 지경(地境)학적 잠재력을 중심으로 인도의 국제적 위상을 증진시킬 것이다. 현재 벌어지고 있는 미·중 전략경쟁에서 인도는 외교·군사 영역을 넘어 기술패권, 반도체 공급 개편, 글로벌 부품공급망 재편성 등에서 영향력을 발휘하는 주도적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향후 세계 질서는 전략·외교·군사·경제적 측면에서 과거 ‘중국의 부상(Rise of China)’에 이은 ‘인도의 부상(Rise of India)’으로 이어질 것이다. 앞으로 인도를 주목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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