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세자수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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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세자수업
  • 한북신문
  • 승인 2023.01.30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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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설주간 홍정덕(양주역사문화대학 교수)
논설주간 홍정덕 
논설주간 홍정덕 

조선시대에 왕세자는 다음 왕위를 계승하기로 공인된 존재였다. 성리학을 국가 통치의 기본이념으로 설정한 조선의 왕은 당연히 성리학에 능통하여야 하고 그 성리학이 생활에 체현되어야 했다.

따라서 조선의 <제1 사대부>가 되어야하는 왕세자의 일상은 너무하다 싶을 정도의 혹독한 수업이 거듭되었다. 왕세자로 책봉되면 우선 왕실의 윗전, 즉 왕과 왕비, 대비전에 지극한 정성을 다하는 봉양이 필요하였다.

어린 왕세자는 아침마다 왕의 수라상을 미리 살피는 시선과 병환 중에는 약시중을 드는 시탕을 하고 매일 문안과 함께 부모의 침식을 살피는 절차를 배웠다. 그리고는 매일 매일이 유교경전의 습득을 위한 수업의 연속이었다.

평균 5세 정도에 강학청이 설치되어 조기교육을 시작하는데 초학의 교재는 효경소략, 소학초략, 소학, 동몽선습 등 기초과정에서 시작하여 8살 이후 대학을 시작으로 사서삼경을 읽기 시작했다.

왕세자를 교육시키기 위해 세자시강원에는 당대 제일의 학자들이 사부로 임명되었다. 이때 의정부의 관료가 사부를, 중추부가 빈객을 맡아 소조를 구성하였다.

세자의 스승으로 사(師)는 정1품 최고위직인 영의정이, 부(傅)는 좌의정과 우의정 중에서 한명, 이사(貳師)는 종1품의 찬성(贊成)이 겸임했고 좌·우빈객(左·右賓客. 정2품)은 중추부의 관원 중 두 명이 임명되었다. 왕세자의 교육을 위해 조선사회를 움직이는 수뇌부가 총동원되는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 세자와 많은 시간을 보내면서 교육을 시키는 사람들은 보덕 이하의 전임관료들이었다.

전임관료는 보덕(輔德. 정3품) 1명, 필선(弼善. 정4품) 1명, 문학(文學. 정5품) 1명, 사서(司書. 정6품) 1명, 정7품의 설서(說書. 정7품) 1명 등 5명이다. 단 한 명의 학생을 위해 교사만 10여명이 배치되는 것이다. 세자시강원의 스승들은 교대로 숙직하면서 24시간 왕세자의 학습을 지도했다.

수업 방식으로 정규 강의인 법강(法講)은 아침 공부인 조강(朝講. 해뜰 무렵), 낮 공부인 주강(晝講. 정오 무렵), 저녁 공부인 석강(夕講. 오후 2시경)으로 계속 이어졌다.

보충학습으로 낮 시간의 소대(召對)와 밤의 야대(夜對)가 있었다. 그리고 회강(會講)은 한 달에 두 세 번씩 진행되는데 왕세자가 스승과 여러 관원들 앞에서 경사(經史)와 그 밖의 공부한 내용에 대하여 복습하던 일이다. 왕세자가 매일 수업이 시작할 때는 전날 배운 것을 완벽히 외워야만 진도를 나갈 수 있었다. 왕세자 교육이 얼마나 치열하였는지를 잘 알 수 있게 한다.

김정은이 대남 군사위협을 진행하는 자리마다 이제 9살에 불과한 둘째 딸 김주애를 동행하여 주목받고 있다. 미국 뉴욕타임즈는 이 어린 소녀가 김정은 다음 세대 후계자로 이미 지정되어 있을지 모른다는 추측을 내놓고 있다.

자료들에 따르면 김정은 역시 이미 10세 이전의 어린 나이에 후계자 교육을 받았다고 하니 딴은 김정은 역시 자신의 다음 후계자를 이미 마음속에 정해두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보아야 하겠다.

왜 작은 딸인지 왜 아들이 아닌지 왜 김주애를 선택했는지 그건 우리가 알바 아니다.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라는 저들의 국호 안에 명시된 민주주의도 아닌 인민도 아닌 더욱이 공화국은 더더욱 아닌 폭압의 왕조국가를 이어나가려는 북한과 그 체제 안에 살아야 하는 북의 내 동포들이 딱하고 안타까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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