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부터 한반도 상공에서 확장되는 신냉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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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부터 한반도 상공에서 확장되는 신냉전
  • 한북신문
  • 승인 2023.01.22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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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만 논설위원 / 상지대 안보학과 교수
논설위원 조용만
논설위원 조용만

새해라고 해도 달력으로 보면 어제가 가고 오늘이 시작되는 연속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나 사람들은 새해를 알리는 제야의 종소리를 들으면서 어제는 잊고 새로운 계획을 수립하며 새해 계획수립을 놓친 사람들은 구정부터 다시 새로운 미래를 계획한다.

국가도 회사도 개인도 이처럼 하나같이 1월에는 새로운 기대감으로 미래를 설계하기 때문에 중요한 시작의 달이다.

그런데 한반도 상공에는 북한 군용 무인기가 지난해 1226일 경기도 일대의 우리 영공을 6시간 동안이나 침범했고 우리 군이 경고 방송과 대응 사격을 했는데도 군사분계선을 넘어 서울까지 침범하였다.

이에 맞서 우리 군도 자위권 차원에서 전방 군단급에서 운용하는 무인정찰기 송골매’ 2대를 군사분계선을 넘어 시속 180km 가까운 속도로 북한 전방 지역을 4~6시간 동안 정찰하고 복귀하였다. 이는 남북한이 체결한 9.19 군사합의를 무력화시키는 노골적인 행위이고 70년 된 정전협정을 남북이 위반한 사항이다.

북한은 한술 더 떠서 작년에 67발의 미사일을 쏘고도 20221231일과 202311일에 각각 초대형 방사포 3발과 1발을 연이어 발사했다고 밝히고 군부 제1인자를 박정천에서 작전통인 리영길로 교체하면서 남측은 명백한 적이며 핵탄두 보유량의 기하급수적 증가를 요구한다라고 당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 역설하였다.

이에 맞서 한국 국방부는 새해 첫날 전군 지휘관 회의를 열고 북한이 만일 핵 사용을 기도한다면 김정은 정권은 종말에 처하게 될 것임을 엄중히 경고한다라고 밝혔고 윤대통령은 또 도발한다면 남북군사합의의 효력 정지를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이처럼 2023년 새해 첫날부터 한반도 상공에서는 그 어느 때보다도 쌀쌀한 냉전의 한파가 고조되고 있다.

키신저 미 안보 보좌관이 구소련을 견제하기 위해 미·중 수교의 물꼬를 튼 해가 1971년이며 그로부터 냉전이 붕괴되었다고 좋아했는데 50년 만에 역사는 또다시 신냉전으로 돌아가고 있다.

구소련이 해체되었지만 중국이 대신 미국에게 신형대국관계를 요청하며 맞서자 바이든 행정부는 20216G7 정상회의에서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 구상에 대응하기 위해 세계를 위한 더 나은 재건(Build Back Better World, B3W)’이라는 새로운 글로벌 인프라 파트너십을 제창하고 중국을 봉쇄하기 시작했다.

20222월에는 중국의 부상 저지를 주목적으로 하는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Indo Pacific Strategy of US)을 발표하였고 쿼드(Quad·다자 안보 협의체), 오커스(AUKUS·미국, 영국, 호주 간 안보 동맹) 등 역내 국가들과 이를 위해 협력할 것을 압박하고 있다.

그러자 중국은 인도태평양 지역은 중국의 영향력 아래 있다는 것을 보여 주기 위해 20221221일 남중국해에서 미 공군 RC-135 ‘리벳조인트정찰기를 중국 인민해방군 공군 J-11 전투기가 약 6m 이내에서 위협 비행을 하면서 일촉즉발의 무력시위를 노골화했다.

이러한 중국 군용기의 타국에 대한 위협 비행은 2022년에 공개된 것만 4번째라고 미 인도태평양 사령부가 작년 1229일에 이례적으로 밝혔다. 그러자 미 정치 매체 폴리티코(POLTICO)는 이 지역에서 중국 해군의 능력이 미국보다 앞선다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 ··일 군사 데이터를 공유할 수 있게 보안 표준을 통일해야 한다며 일본과 한국의 공동 대응을 촉구하였다.

한국 역시 북한의 핵위협이 존재하고 있고 자체 핵개발을 할 수 없는 상황이다 보니 한미가 미국의 핵전력을 공동 기획하고 공동 연습하는 대미 의존의 대응 방안 이외는 뾰족한 방법이 없으니 미국의 어떤 요청도 거부하기가 쉽지 않다.

경제적으로도 중국 반도체 산업 견제를 위해 한국·일본·대만과 추진하고 있는 바이든 행정부의 ‘Chip 4 협의체를 둘러싼 신냉전 구도에도 한국은 괴롭다. 한국의 주요 반도체 회사들이 수출하는 제품의 60%가 중국(홍콩 포함)이며 반도체 관련 핵심 원료 60% 이상을 중국에서 수입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반도 상공에서 70여 년간 지속된 대립이 신()냉전 시대를 맞아 국내외적으로 점점 더 확장되고 있으며 우크라이나 전쟁과 함께 글로벌 경기침체와 전 정권들의 포퓰리즘으로 미뤄둔 고통의 과제도 개혁해야 하기 때문에 솔직히 새해가 밝아 보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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