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해를 보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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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해를 보내며…
  • 한북신문
  • 승인 2023.01.15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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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원선 신한대학교 교수·사회과학대학 학장

 

임인년[壬寅年] 한해가 저물고 있다. 개인적으로 범띠라서 올 한해를 시작하는 마음이 남달랐다고 할 수 있다.

서양의 관점에서 보면 별일 아니나 동양문화 관점에서는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일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나름 범띠 해를 맞아 좋은 일도 더 많을 것 같은 기대 가운데 한해를 시작하였으나 평범한 한해를 보내고 있다고 생각된다. 그러나 국내외 정세는 그야말로 다사다난했던 한해였다.

먼저 해외에서 가장 큰 사건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영국 엘리자베스여왕의 사망이라고 생각된다. 지난 2월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고 말았다. 한 지도자의 야심이 얼마나 많은 생명을 앗아가고 인권을 유린하는지 목도한 것이다.

다음으로는 지난 9월 엘리자베스여왕의 사망이다. 우리나라 대통령의 조문파동으로 더 많이 인식되었지만 한 시대를 풍미한 제국의 상징적 존재가 이 세상을 떠난 일이다. 흔히 영국을 대영제국이라고 한다. 그리고 그 대영제국의 지배를 받아 형성된 국가들을 영연방이라고 부른다. 승자의 관점에서 보면 영광스러운 일일 것이나 피지배자의 관점에서 보면 얼마나 고통스러운 일인가? 고유의 전통문화와 역사를 잃어버린 고통과 아픔의 역사를 남겨준 지배자에 불과하다. 화려한 영광 가운데 가려진 흑 역사들이 인류사에는 많다. 인류의 보편적인 인권인식이 신장된 만큼 서로의 다양성을 인정하면서 공존해 나가도록 해야 할 것이다.

격동하는 세계사의 흐름 가운데 국내에서는 새로운 국가수반이 권력을 갖게 되었다. 정치적 이념이 각자 다양하기에 편파적인 견해를 피력하기는 쉽지 않으나 상식을 벗어나는 일은 여야나 이념을 초월하여 지양해야 할 일이다.

지도자의 언행은 사회구성원에게 지대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 ‘자유’를 강조하나 반대의 행보를 보인다면 국민들은 어떻게 처신하게 될까? 거리에 수많은 사람이 모여들어 축제를 즐기던 중 참사를 당했다면 상식적으로 공동체의 지도자는 어떻게 처신해야 하는가? 가까운 위치에 있는 지도자로부터 최고지도자에 이르기까지 인간적이고 도의적인 책임을 져야 마땅한 일이다. 소위 10.29 참사 이후 그러한 지도자가 존재하지 않는다. 드디어 선진국에 들어섰다고 했던 언론들도 침묵하거나 힘 있는 자의 편에 서서 외면하고 있다.

국내외 정세가 우울함을 더해주는 2022년 임인년 한해가 저물고 있다. 금년의 부끄러움과 수치는 저무는 해와 더불어 저 멀리 떠나보낼 수 있으면 좋겠다. 새해에는 보다 희망을 갖고 대한민국과 인류사를 맞이하게 되기를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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