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은 ‘축구’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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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은 ‘축구’가 아니다
  • 한북신문
  • 승인 2023.01.12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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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궁랑 경복대학교 명예교수
논설위원 남궁 랑
논설위원 남궁 랑

4년마다 열리는 세계인들의 축제인 월드컵 축구로 붉은 악마가 밤잠을 설친 카타르 월드컵이 막을 내렸다.

월드컵 축구는 프랑스의 쥘 리메(Jules Rimet)의 제안에 따라 1930년에 처음으로 우루과이에서 개최되었으며 국제 축구계에 많은 활동과 함께 큰 기여를 한 제3대 FIFA회장인 쥘 리메의 컵을 우승컵으로 수여했다. 이 때에는 참가국 수가 유럽 4팀, 남미 7팀 그리고 북미 2팀으로 제한적이었으나 참가국 수가 점점 증가하면서 1998년부터는 현재와 같이 32개 팀으로 고정되어 왔고 2026년부터는 48개국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월드컵과 관련하여 한국은 1954년 스위스 대회에 처음으로 일본을 제치고 16강 본선에 올랐으나 유럽행 항공티켓이 없어 미군 화물기를 전세 내어 이 나라 저 나라를 경유하여 힘겹게 여행하여 경기 전날에 도착했을 뿐 아니라 시차적응, 정보부족 등으로 헝가리에 9점차 패배를 당해야 했던 아픔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그후 한강의 기적을 이루어 내면서 1986년 멕시코 대회부터 이번 카타르 대회까지 11회 연속 본선 진출을 했을 뿐 아니라 유럽과 남미의 독무대였던 대회를 아시아권에서는 처음으로 2002년에 일본과 함께 공동개최를 하였으며 마찬가지로 유럽과 남미외의 팀 중에서 월드컵 4강에 오른 것은 1930년 미국팀 이외에 히딩크 감독이 이끌었던 붉은 악마의 한국팀이다.

시각을 바꿔 이 대회의 특징을 살펴보면 축구라는 단일 종목임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 체육축제인 올림픽보다도 인기가 훨씬 높다는 점이다.

전 세계에서 시청자가 최고조에 이를 경우 올림픽 시청자가 1억5억 만 명임에 비해 월드컵은 7억5000만 명으로 무려 5배가 많을 정도로 인기가 높다고 한다.

또한 재정적인 측면에서 볼 때 주관기관인 FIFA가 수익금 대부분을 쓸어간다는 점이다. 즉 지금까지 모든 대회에서 FIFA는 흑자였지만 개최 국가는 거의 예외 없이 적자를 면치 못하여 왔는데 특히 브라질의 경우 2014년 대회 개최 시 심한 적자로 인해 민심이반 현상이 발생하여 2년 뒤 호세프 대통령이 탄핵되는 상황을 맞이한 적도 있다고 한다.

이처럼 월드컵이 높은 인기에 편승하여 다소 문제점이 있지만 개최 경쟁이 심한 것은 재정 적자 외에 그 무언가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우선은 개최국의 자부심 내지 국민들에게 자긍심을 심어줄 것이고 국민들을 온전히 하나로 만들어 주는 단결력 그리고 글로벌 국제사회에 있어서 각종 문화교류의 장을 통해 자국의 문화나 경제활동을 지원하는 축제의 장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일 것이다.

특히 이번 대회에는 경기 내내 공의 위치 데이터를 초당 500회씩 측정하여 판독실로 전송해주는 관성측정센서를 공 안에 집어넣는 기술과 함께 팀 전체의 공수전환방식과 순간속도 그리고 움직임을 측정하는 황희찬 선수의 브라에 부착된 EPTS 등은 4차산업혁명 시대에 부응하여 보다 진전되어 가고 있는 월드컵의 미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본다.

특히 이번 대회에서 우리의 큰 소득은 히딩크의 마법이 아니라 그 간 어색하고 짜임새가 부족했던 경기운용 내용과 방식이 유럽과 남미 팀에 버금갈 정도로 발전하여 독일, 포르투갈, 우루과이 등과 필적 내지 향후 가능성에 대한 자신감을 갖게 된 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월드컵 하면 지금까지 모든 대회에 참가한 유일한 개근 팀인 동시에 최다 우승국이기도 하며 대회 개최에 따른 심한 적자로 대통령 탄핵에까지 몰렸던 삼바축구의 나라인 브라질이다. 브라질 국민들은 월드컵 개최국에 가기 위해 4년 내내 그 날을 위해 일할 정도라고 한다. 그런 열성, 지극함이 ‘월드컵 = 브라질’을 만들어 낸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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