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피싱 피해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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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스피싱 피해사례
  • 한북신문
  • 승인 2022.08.27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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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원기 논설위원·신한대 행정학과 교수

 

보이스피싱 사례가 날로 진화하고 있다. 그러나 의외로 고전적인 수법을 사용하기도 한다.

실제 사례 중의 한 예를 들면 의정부시에 사는 직장인 김 모씨에게 웬 여자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고객님 안녕하십니까?”의 인사멘트부터 시작하더니, “여기는 00신용카드 정보회사입니다”라고 하였다. 이어지는 설명은 “고객님은 어제 저녁 서울 00백화점에서 신용카드결제를 하셨습니다. 사용하신 카드금액은 49만원으로 이번 달 말에 청구될 예정입니다”하는 것이었다.

전화를 받은 김 씨는 당황스럽기 그지없었다. 도대체 내가 어제 서울에 나간 적도 없을 뿐 아니라 백화점이라는 곳도 가 본지가 언제인가 싶었기 때문이었다.

잠시 후 마음을 가다듬고 신용카드회사에 전화를 해 보았다. 어제 자신의 카드 사용기록을 문의했더니 사용기록이 없다는 것이었다. 그렇다면 무슨 목적으로 정보회사를 빙자한 전화가 오는 것일까?

신용카드회사 측 설명인즉 요즘 그런 전화가 많이 오니 주의하라는 것이었다. 카드사용 내역을 알고 싶어서 무턱대고 ARS번호를 누르면 카드번호를 요구하고 그 때 누른 카드번호는 심각한 정보유출이 된다고 하였다. 만약 카드번호를 누르면 입력된 카드번호로 범죄에 이용하거나 부정매출을 일으키고 잠적한다는 것이다.

물론 요즘은 이런 수법에 넘어갈 사람은 거의 없다. 그러나 막상 전화를 받는 소비자는 당황스런 나머지 별 생각이 다 든다. 내 카드번호를 누가 어떻게 알았을까 인터넷에서 도용당한 건 아닐까 돈이 얼마나 나가야 하는가 내가 쓴 것이 아니라 해도 보상받을 수 있는가 등 온갖 생각이 스친다. 이런 혼란한 마음에 앞뒤 안 가리고 카드번호를 꾹꾹 누르다가 낭패를 당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일반 시민들은 이런 형태의 보이스피싱 전화를 받으면 침착하게 대응해야 한다.

첫째, 전화 목소리가 일반적인 상담원인가 아니면 기계음인가를 구분한다. 기계음이면 무시하고 전화를 끊도록 하며 상담원이면 그 사람의 이름과 직책을 물어본다.

둘째, 발신자 표시에 전화번호가 찍혀 있으면 그 번호를 기록해둔다. 발신자 표시가 모호한 경우는 대부분 사기전화라고 보면 된다.

셋째, 신용카드회사에 확인한다. 기록해둔 상담원 이름과 발신자 전화번호를 알려주고, 카드사용 내역이 있는지 여부를 확인한다.

요즘 보이스피싱 수법은 실로 다양하다. 비단 신용카드사용에 관한 것만 아니라, 검찰이나 법원이라고 하면서 자세한 내용을 알고 싶으면 0번을 누르라는 식의 전화를 한다. 심지어 시청·군청 등의 관공서를 사칭하거나 금융기관을 사칭하는 경우도 있다.

보이스피싱을 통한 피해사례는 의외로 끊이질 않고 있다. 사람들이 잊어먹을 만하면 다시 기승을 부리는 것이 이 수법이다. 어쩌면 사기범들은 사람들의 망각을 기회로 여기는 것이 아닌지 모르겠다.

어쨌든 시민들은 뚜렷한 의식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관공서나 금융기관, 카드회사, 정보회사 등은 고객에게 전화통지하는 일이 없다는 것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

결국 주변유혹이 난무해도 나 자신의 소신만 분명하면 사기범들은 설 땅이 없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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