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시의 지명 유래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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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부시의 지명 유래에 대하여
  • 한북신문
  • 승인 2022.08.13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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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진희 회룡초등학교 교장

 

의정부시에서 편찬한 의정부시사 제2권 89쪽에 ‘의정부라는 명칭이 행정구역을 나타내는 공식적인 지명으로 사용된 최초의 기록은 1912년 조선 총독부에서 발행한 지방행정구역명칭일람이며 양주군 둔야면 의정부리라는 명칭으로 처음 사용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서술하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왕자의 난과 관련한 이성계 설화를 인용하고 있다. 같은 책 99쪽을 보면 의정부라는 명칭이 최고위 관청 의정부의 둔토에서 유래하였다 하며, 처음 김정호의 대동지지에 나타나고 있다고 하지만 우리가 쓰고 있는 의정부(議政府)와는 전혀 다른 낱말이므로 이것은 억지 춘향 격인 셈이다.

그렇다면 우리고장의 옛 지명은 무엇일까? 의정부평이라는 용어가 지명으로 사용된 가장 빠른 기록이라는 승정원일기의 1796년(정조 20년)의 기사보다 이른 시기에 제작된 동국대지도에는 우리 고장의 이름이 녹양(綠楊)으로 기록되어 있고 그 위치도 남북으로 양주와 북한산 사이, 동서로 수락산과 도봉산 사이에 있어 오늘날의 의정부 지역에 해당함을 확인할 수 있다.

우리 고장의 옛 이름으로 추정할 수 있는 ‘녹양’이나 ‘녹양평’ 또는 ‘녹양역’은 양주녹양평 등과 같이 양주와 함께 쓰이기도 하며 조선왕조실록의 태조 때부터 등장하고 있고 원문 200건 이상, 국역 100건 이상 검색되고 있다.

1796년보다 먼저 만들어진 동국대지도(1752)에 ‘녹양’이라 기록되어 있고 이 보다 후대에 만들어진 대동여지도(1861)에도 ‘녹양’이라 기록되어 있다면 당대에 통용된 우리고장의 명칭은 ‘녹양’이 맞는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 고지도의 대표적 작품인 위의 두 곳에서 ‘녹양’으로 기록된 것을 굳이 대표성을 갖추지 않은 ‘의정부’라는 지명을 우리 고장의 이름이라고 강변할 일이 있을까? 더욱이 일제 강점기에 만들어진 이름이라고 의정부시사에서도 언급하고 있는 것을 말이다.

살펴본 바와 같이 의정부란 이름은 일제 강점기에 날조된 역사의 한 자락에 불과한 것이다. 의정부 지명의 유래라 말하기 민망한 이성계 설화를 억지로 끌어다 붙인 결과이며 무학대사가 말하는 회룡이나 전좌마을 정도의 일화 외에는 내용상 전혀 상관없는 일이다. 즉 의정부 지명의 유래 설명이 지나친 견강부회다.

뿐만 아니라 ‘의정부리’에서 ‘의정부면’으로 ‘의정부읍’으로, 또 의정부시로 변화, 발전하면서 그 이름을 계속 이어온 것은 지역민들의 역사의식에 문제가 있음을 내포하고 있다.

이에 우리는 잘못된 역사를 바로 잡고 일제 잔재를 털어낼 필요에 직면하게 되나 안타깝게도 이와 관련한 전문적 지식의 한계와 행정력의 벽에 부닥치게 되므로 지역 주민들의 발의와 지방자치단체에서 적극적으로 우리 고장의 지명 유래 및 일제강점기에 만들어진 억지 이름을 바로 잡도록 힘써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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