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차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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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차리라!
  • 한북신문
  • 승인 2022.08.10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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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일 논설위원
논설위원 권영일 교수
논설위원 권영일 교수

북한 탈북어민 강제북송 사건과 서해공무원 북한 피살사건으로 온정치권이 내탓 네탓하며 진흙탕 싸움을 벌이고 있다.

국민의힘 측은 국가의 역할과 인권차원 문제라고 주장하며 전 정부와 민주당을 공격하고 있다.

민주당은 윤석열정부의 인사문제와 대통령실의 ‘사적 채용’으로 맞불을 놓고 있다. 지금 시점에서 이런 것이 모든 이슈를 빨아들이는 정말 중요한 이슈가 되나 하는 생각이 드는데 현 정부와 두 정당은 그렇게 판단하고 있는 것 같다.

암튼 서로의 주장과 행위를 비난만 하는 정치행태가 국민을 피곤하게 하고 있다.

윤석열대통령이 20대 대통령으로 취임한지도 세 달째를 지나가고 있다. 한껏 올라 있어야 될 정부와 여당의 지지율은 기대 밖이다. 낮아도 많이 낮다. ‘민심을 제대로 읽고는 있나?’ 하는 의구심은 필자만의 생각이 아닌 듯하다.

현 정부의 지지율이 낮다고 해서 야당인 민주당의 지지율이 높아지는 것도 아니다. 국민의힘과 민주당 모두 내부 문제로 국민들로부터 눈총을 받고 있다.

국민의힘은 이준석 당대표의 윤리위 징계와 윤핵관이라는 분들과의 갈등이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민주당은 이재명의원의 당대표 출마로 시끌시끌하다.

옳고 그름을 떠나 권력투쟁으로 보이는 행태들이 국민들로 하여금 기득권 정치로부터 더 멀어지게 하고 있다. 권력을 쟁취하고 획득하는 것에만 몰입되어 있어 볼썽 사나운 일들이 여기저기서 툭툭 불거진다. 국민들의 시름은 관심 밖의 일이다. 정치인들이 정신을 못 차리고 있는 것이다.

정치란 무엇인가? 정치에 대한 정의는 매우 다양하다. ‘정치’는 사람들 사이의 의견 차이나 이해관계를 둘러싼 다툼을 해결하는 과정을 의미한다고도 하고, 공적 영역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스스로 주인이라는 의식으로 토론과 합의를 통해 규범과 규칙을 만들어가는 것이라고도 한다.

다음은 중국신화 속 군주인 요임금의 일화이다. “해가 뜨면 나가 일하고 해가 지면 집에 와서 쉰다. 자연과 한 몸이 되니 이 얼마나 평화롭고 자유스러운가. 우물 파서 물마시고, 밭 갈아 배를 불린다.

생업이 자유롭고 기회가 균등하니 얼마나 정의로운 사회인가? 더구나 임금의 덕이 무슨 소용이 있느냐고 필부조차 큰 소리 치는 세상이라면 이 이상 달리 민주와 평등을 실현할 수 있을까?” ‘정치란 무엇인가’의 저자, 김영명교수는 요임금의 일화가 소위 정치가 실현해야 할 최고의 이상이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필자의 생각도 같다.

조선의 기초를 다진 정도전은 정치란 국민들이 부여한 권력을 잘 활용하여 자신에게 권력을 위임해 준 백성들을 행복하게 만들어 주는 것이라고 하였다.

다음은 프랑스 정치학자 뒤베르제의 지적이다. ‘사회란 늘 적대적이고 대립적인 이해를 가진 사람들과 세력에 의해 피할 수 없는 갈등이 상존하고 있는 곳이기 때문에 문제는 갈등의 존재 그 자체가 아니라, 그러한 갈등을 해결할 수 있는 메커니즘(정치)을 가지고 있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갈등보다 성숙된 통합으로 나아가도록 정치가 제 역할을 해야 된다는 가르침을 주고 있다. 뒤베르제의 지적 역시 정치인과 우리 모두가 곱씹어야 할 때이다.

그런데 지금은 아니어도 한 참 아닌 것 같다. 정권과 권력 잡기에만 죽자 사자 매달리는 정치행태가 국민을 피곤하게 하고 있다. 정치인들 정신차리라! 그리고 우리도 정신차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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