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상(銅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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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상(銅像)
  • 한북신문
  • 승인 2022.07.21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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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정덕 논설주간·양주역사문화대학 교
논설주간 홍정덕
논설주간 홍정덕

강역과 민족이 통합되고 강력한 권력이 출현하면서 왕국, 제국의 지배자들은 자신의 권력을 영구화할 목적으로 각종 거대한 동상들을 자신의 영토 곳곳에 세웠고 그 제국이 다시 다른 권력으로 교체되면 그 동상들은 파괴되고 새로운 지배자의 동상으로 교체되는 것이 역사의 흐름이었다.

이는 제국이 공화국으로 교체되어도 마찬가지였다.

소련이 몰락하고 공산제국이 무너지면서 제일 먼저 파괴된 것이 러시아는 물론 구 공산권 유럽 여러 나라의 레닌, 스탈린 동상들이었고 4.19학생 혁명 이후 제일 먼저 파괴된 것도 남산의 거대한 이승만 동상이었다.

그럼에도 통치권을 상징하는 거대한 동상의 건립은 시대와 권력과 사상이 교체되고 변화하여도 전혀 그칠 줄을 모르고 계속되었고 그렇게 긴 세월이 흐르다 보니 이제 어떤 동상들은 그 국가와 지역을 대표하는 문화유산이 되기도 한다.

미국 독립 100주년을 맞이하여 독립전쟁 당시 미국과 함께 싸웠던 프랑스가 미국에 보낸 선물이 바로 「자유의 여신상」인데 이 거대한 동상은 뉴욕을 넘어 이제는 전 미국을 대표하는 조형물로 자리 잡게 된다.

오스트리아 비엔나의 모차르트 동상도 영국 트라팔가 광장의 넬슨제독의 동상도 마찬가지다.

많은 이들이 그 도시를 방문하면 그 동상을 찾는다. 그 동상이 바로 그 도시의 이미지를 대표하기 때문이다.

의정부 행복로 입구에 「태조(太祖) 이성계(李成桂)」 동상이 서있다.

지적하고 싶은 것은 그 동상의 관리상황이다. 의정부의 관문인 의정부역과 의정부의 대표 거리 행복로가 만나는 지점에 세워진 그 동상은 분명히 의정부의 얼굴이어야 한다.

하지만 그 동상 바로 앞은 조잡한 철책으로 막힌 데다 자전거 계류시설이 설치되어 있어 수많은 자전거들이 무질서하게 밤낮 묶여 있는데다 그 동상 주변을 에둘러 상시 각종 불법 현수막이 무질서하게 걸려 흉물스레 동상을 가로막는 데다 늘 동상 주변에는 담배꽁초와 함부로 버려진 인스턴트 음식 용기로 뒤범벅이 되어 있다.

도대체 이런 한심스런 동상 관리의 사례를 경험한 바가 없다.

밀라노광장의 임마누엘레 국왕 동상, 뉴욕의 성난 황소상, 울란바토르의 수흐바타르 동상, 천안문광장의 모택동 상, 광화문의 이순신 동상, 나고야의 맹인안내견 동상, 브뤼셀의 오줌싸개상, 피렌체의 다비드 상, 세계 그 어디를 가도 도시를 대표하는 동상 주변은 깨끗이 정비되고 조명되고 꽃과 나무로 장식되어 있어 이를 찾는 이들의 심신을 정화하고 시민의 긍지와 자부심을 북돋운다.

제발 행복로의 이성계상, 이왕 세웠으니 제대로 정비하고 제대로 관리하라! 이제는 우리 의정부의 얼굴에 묻은 검댕과 누추를 닦고 윤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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