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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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전쟁
  • 한북신문
  • 승인 2022.06.25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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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용 논설위원·신한대 행정학과 교수
논설위원 김남용
논설위원 김남용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방한 첫 일정으로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 공장을 찾은 것은 이례적이다. 미국 대통령이 한국 방문의 첫 일정으로 국내 기업을 방문한다는 것은 우리로서는 신선한 충격을 준다.

한국의 K-반도체의 위상과 현주소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동시에 한국이 글로벌 반도체 패권 경쟁의 한 가운데 서있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

한미 두 정상이 방명록에 서명하는 대신 반도체 재료인 웨이퍼에 서명하며 ‘반도체 동맹’의 의지를 드러냈다. 대통령은 반도체는 미국이 중국의 부상을 막는 동시에 세계의 리더 자리를 유지하는데 필수적이라고 보고 있다.

한국과 일본, 대만 등 반도체 생산 강국이면서 민주주의 체제를 갖춘 국가들을 중심으로 ‘반도체 동맹’을 만들고 산업 공급망을 재편하겠다는 구상을 그리고 있다. 특히 기술민주주의 국가들의 힘을 모아 중국의 부상에 대응하고, 동시에 미국의 기술 초강대국 지위를 유지하겠다는 계획이다.

제4차 산업혁명의 진전에 따라 반도체 수요는 더욱 늘어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미국이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핵심은 반도체이며, 한국의 전략적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미국으로서는 중국의 부상을 막고 글로벌 주도권을 잡기 위해 반도체 강국인 한국과 손을 잡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한국은 문재인 정부 때 ‘K반도체 전략’을 발표했으며 올 1월엔 반도체를 포함한 ‘국가첨단전략산업 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했다. 그러나 전략 수립 8개월이 지나 국회 문턱을 넘은 법안은 ‘반쪽짜리’라는 평가를 받았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이 과감한 투자에 나서고 있지만 중첩된 규제와 국가 지원 부족 등으로 진도는 더디기만 하다.

2019년 발표된 용인 클러스터 구축 계획은 각종 규제와 주민 갈등에 부딪쳐 3년 동안 삽도 뜨지 못했다, 한국의 반도체 산업은 사상 최고의 실적을 내고 있지만 삼성전자 등의 기업 주가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K-반도체가 투자의 골든타임을 놓치면서 미래 경쟁력에 빨간 불이 켜졌다. 올해도 반도체 업계는 사상 최대의 실적이 예상되고 있다.  하지만 향후 10년간 3만여 명이 부족할 것으로 예상되는 반도체 인력 양성이 가장 시급한 과제로 꼽힌다. 또한 반도체 시장 선점을 위해서는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자립화를 지원하는 정책도 시급하다.

또한 새로 시작되는 윤석열 새정부에서는 향후 반도체 정책을 총괄적으로 지휘할 대통령 직속의 반도체 컨트롤 타워의 설립이 필요한 시점이다.

향후 인공지능(AI) 등 차세대 반도체를 선점하고, 핵심 기술 확보를 위한 산학관민 초협력적 추진체가 구성되어야 한다, 반도체는 미래 한국을 먹여 살릴 차세대 먹거리이다. 바야흐로 세계 각국은 글로벌 반도체 전쟁에 돌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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