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 물꼬 터주기
상태바
감정 물꼬 터주기
  • 한북신문
  • 승인 2022.06.04 07: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신명기 논설위원·신경정신과의원 원장
논설위원 신명기
논설위원 신명기

중국의 전설적인 임금 요(堯)와 순(舜)은 태평성대를 이룬 이상적인 황제였다고 한다.

그 시기에 가장 시급했던 문제는 중국 대륙을 가로지르는 황하의 잦은 범람을 해결하는 것이었다. 요임금이 발탁한 치수(治水) 전문가 ‘곤’은 황하의 강물을 곳곳에서 막아버리는 제방축조 기술로 어느 정도 범람 해결에 성공하였으나 순임금 시절 대홍수 났을 때에는 오히려 높은 제방에 갇혀 있던 더 많은 양의 물이 범람하여 더욱 큰 피해를 입게 되었다.

이에 대한 책임으로 곤은 귀양을 가게 되었고 곤의 아들인 우(禹)가 치수 책임자가 되었다.

우는 치수 실패의 원인을 제방을 쌓아 막는 방식이라고 여기고 오히려 강물이 잘 흐를 수 있도록 물길을 터주는 방식을 이용하여 치수에 성공하였다.

덕이 있고 유능한 사람에게 제위를 물려주는 방식이었기 때문에 순임금은 우에게 황제의 자리를 물려주었고 우는 하(夏)나라를 통치하게 되었다.

진료를 하다 보면 자신의 감정(특히, 슬픔, 억울함, 수치감, 분노감, 우울감, 불안감 등 부정적인 감정들)을 제방으로 막아 두듯 꽁꽁 억압하고 지내는 분들이 많은 것 같다.

그러한 감정들은 저절로 사라지는 경우가 드물고 언젠가 마음의 제방이 터지면 더욱 큰 어려움에 부딪힐 수 있기 때문에, 물꼬를 터 주듯 잘 배출시킬 필요가 있다.

가급적 ‘행동’이 아니라 ‘말’로 표현하면 자신이 더욱 성숙해 짐을 느낄 수 있겠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