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는 심정지 주의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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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는 심정지 주의보
  • 한북신문
  • 승인 2022.05.3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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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혜령 정금사회적협동조합 지역아동센터 대표

포근한 날씨로 산을 찾는 사람들의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주말이 되면 야생화가 피는 크고 작은 산들을 찾아 삼삼오오 짝을 지어 산을 오르는데 평소 자주 산을 오르지 않던 사람들은 갑작스러운 근육의 사용량이 증가하면서 긴급한 안전사고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산을 오르다 넘어지거나 근육 손상이 발생하면 간단한 처치만으로도 큰 사고를 막을 수 있는데 자칫 응급처치를 잘못하여 영구적으로 신체의 중요한 기능에 손상을 입게 되는 경우가 있다.

특히 봄철 산행에서의 안전사고 중 가벼운 차림으로 등산을 하다가 초반에 흘린 땀으로 체온이 올라갔다가 정상부위에서 체온이 떨어져 혈관이 수축되면서 혈압이 상승하게 되는데 이때 혈액순환이 잘 되지 않아 심정지 등의 응급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의 통계에 따르면 국립공원에서 발생한 사망사고 중 절반에 가까운 48%가 심장 돌연사로 알려졌다.

심정지 현상은 일상생활에서도 자주 발생하고 평소에 잘 알고 있던 심폐소생술도 당황하게 되면 실시하지 못하고 골든타임을 놓쳐 사망에 이르게 된다.

하물며 거친 산길을 오르다 가슴통증이 발생한다면 최악의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 할 수 없기에 우선 가슴통증을 호소하거나 호흡곤란 증세를 보일 경우 즉시 산행을 중지하고 안정을 취하도록 한다. 신체를 꽉 조이게 묶은 허리띠 등이 있다면 느슨하게 풀어주어 혈액순환을 원활하도록 해주고 발은 높게 거상시켜준다.

뿐만 아니라 체온조절을 위하여 이른 봄철에는 약간 두꺼운 옷을 준비하고 경쟁적으로 산행을 하지 않도록 한다. 보통은 평소에 하지 않던 산행을 무리하게 진행하여 오는 일시적인 현상으로 잠시 휴식을 취하면 회복이 되지만 심장질환이나 관상동맥에 지병이 있는 경우라면 상황이 달라진다.

가슴에 격심한 통증이 있거나 호흡곤란 증세가 나타나면 협심증이나 심근경색일 가능성이 높으며 이때 평소에 지병이 있는 사람이라면 니트로글리세린 설하정을 처방받아서 갖고 다닐 가능성이 높다. 이때 혀 아래 니트로글리세린을 넣어주면 증상이 완화될 가능성이 높다.

오래 전 북한산에서 어떤 산객이 어지러움을 호소하며 얼굴이 창백해지고 손발이 차가워지는 상황이었고 함께 산행을 하던 이들은 당황하여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쩔쩔매고 있는 것을 목격했다.

즉시 평평한 바닥에 뉘이고 허리끈을 풀어주고 신발을 벗기고 발을 배낭을 이용하여 높인 다음 의식을 잃지 않도록 지속적으로 말을 시키고 손발을 주물러 주는 등 응급처치를 해준 적이 있다. 다행히 신체를 편하게 해준 것만으로도 상태는 호전되었으나 오랫동안 잔상이 남아있다.

최근 산을 찾다보면 일정 거리를 두고 응급약품을 갖추어 놓은 비상약품 상자를 보게 되는데 응급상황발생시 사용하도록 준비한 것이다. 간혹 사용후에 제자리에 두지않고 없어져서 응급상황이 발생하였을 때 활용하지 못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혹시라도 있을 환자들을 위하여 사용 후에는 반드시 제자리에 돌려놓아야 하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내가 아닌 타인을 위해서라도 간단한 비상약품은 반드시 준비하고 산행을 하도록 하자.

아무 사고가 발생하지 않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지만 혹여 발생한 응급상황에 미리 대비하는 자세도 산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자세라는 것을 기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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