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찰 자아(observing e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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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찰 자아(observing ego)
  • 한북신문
  • 승인 2022.05.30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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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명기 논설위원·신경정신과의원 원장
논설위원 신명기 원장
논설위원 신명기 원장

중국의 당나라와 송나라를 통틀어 가장 글을 잘 쓴 여덟 사람을 ‘당송팔대가’라고 하는데 소동파(蘇東坡)도 그중 한 명 이었다.

소동파가 40대 중반에 정치적 핍박을 받고 유배지로 가는 도중에 중국 강서성의 유명한 명산인 여산(廬山, 루산)을 들러 여러 편의 시를 쓰게 되었다.

여산의 웅장한 산세, 기이한 봉우리, 험한 절벽, 수려한 폭포 등 황홀한 절경을 자신의 글 재주로 표현하려고 무척 애를 썼으나 쓰면 쓸수록 여산의 진면목을 깨닫지 못함을 한스럽게 여겼다.

그 때 깨달은 것은 자신이 여산의 진면목을 알 수 없었던 이유가 바로 자신이 여산 속에 있었기 때문이며 여산 속에 머무르는 한 여산의 전체 모습은 알 수 없을 것이라는 것이었다.

당국자미(當局者迷) 방관자청(旁觀者淸) 즉, 상황 속에 머물러 있는 사람(상황 속에 머물 때)은 헤매지만 상황 밖에 있는 사람(상황 밖에 있을 때)은 상황을 명확하게 볼 수 있는 것이다.

일이나 상황을 전반적이고 객관적으로 이해하려면 그 일이나 상황에서 잠시 벗어나 거리를 두고 지켜볼 때 더욱 명료한 해결책을 찾을 수 있겠다.

인간의 내면세계에서도 자신을 좀 더 객관적으로 바라볼 줄 아는 ‘관찰 자아’를 잘 활용한다면 어렵고 힘들고 혼란스럽고 애매한 상황을 비교적 명확하게 이해하고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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