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간의 실수, 잃어버린 10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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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간의 실수, 잃어버린 100년
  • 한북신문
  • 승인 2022.04.04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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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혜령 정금사회적협동조합 지역아동센터 대표
논설위원 오혜령
논설위원 오혜령

강원도에 커다란 산불이 나서 진압 중에 있지만 강풍으로 인해 많은 인력이 투입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난항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 2019년 4월에 일어난 고성-속초 산불과 2020년 5월 고성 산불에 이어 해마다 강원도는 산불로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 2011년~2021년까지 10년간 발생한 산불은 산림청 통계에 따르면 발생건수는 4996건, 소실면적은 1만1861ha이다. 금년 1월부터 3월8일까지 발생한 산불만도 259건, 소실면적 665ha이다.

정연숙 교수의 「산불피해 생태계에서 식생 복원 기법의 비교연구」 결과에 따르면 산불로 인해 소실된 자연경관을 재생시키기 위해서는 최소 20년이 걸리며 완벽한 재생에는 약 100년까지 걸린다고 한다.

지난 11년간의 주요 산불원인을 살펴보면 입산자 실화(31%), 쓰레기소각(10%), 담뱃불실화(7%), 주택화재비화(6%), 기타(45%)를 차지한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산을 찾는 사람들의 작은 실수로 산불이 발생하는 건수가 생각보다 훨씬 많다는 사실이다. 또한 주로 4~5월에 많이 발생하는데 이는 춘삼월을 맞아 산을 찾는 산객이 많아지고 강풍을 동반한 고온 건조한 날씨가 큰 산불의 주요원인이다.

먼저 산을 찾는 산객들이 주의해야 할 산불예방 수칙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첫째, 지정된 장소가 아닌 곳에서 취사, 야영, 모닥불을 피우는 등의 행위를 삼가야 할 것이다. ‘한번쯤은 괜찮아!’라는 안일한 생각은 순간적인 방심으로 자칫 큰 화재로 이어질 수 있다. 둘째, 산내에서는 흡연을 하지 않도록 한다.

무심코 버린 담배꽁초는 봄철 마른잎과 따스한 봄바람으로 인해 순식간에 큰 화재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담배 또는 성냥 등 인화성 물질은 아예 소지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다. 셋째, 산림 내 또는 근접한 지역의 논두렁과 밭두렁 등 농산 폐기물을 불법으로 소각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그 외에도 귤껍질, 휴지, 종이 등 자연발화시 불쏘시개 역할을 할 수 있는 것들을 버리는 행위도 산불발생을 유도하는 원인이 되므로 산을 찾을 때 버리지 말고 반드시 다시 되가져오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

현재 산림청에서는 안전관리 매뉴얼을 제작하고 국민들의 경각심을 높이기 위한 산불예방홍보용 사진 등을 제작하는 등 다양한 캠페인을 벌이고 있지만 여전히 산불은 수시로 발생하고 있으며, 그 피해는 어마어마한 실정이다.

현재도 산불을 피해 대피한 이재민과 수백년을 지켜온 강원도 일대의 자연경관이 소실된 것을 생각하면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 우리의 작은 결심과 산불안전수칙으로 수 백년 동안 산하를 지켜온 소중한 자연경관을 지킬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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