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당의 본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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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당의 본질
  • 한북신문
  • 승인 2022.04.01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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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일 논설위원
논설위원 권영일 교수
논설위원 권영일 교수

22대 대선 후보들이 선거 초기 내세운 구호는 ‘위기에 강한, 유능한 경제 대통령’, ‘국민이 키운 윤석열 내일을 바꾸는 대통령’, ‘바르고 깨끗한 과학경제강국’, ‘주4일제 복지국가, 일하는 시민의 대통령’ 등이다.

그러나 선거 이틀 전 출근길 차창 밖으로 보이는 선거구호들은 다시는 속지 말고 제대로 투표합시다. 남편은 병역비리, 부인은 주가조작 등 부정적 문구들이 주로 눈에 들어온다. 선거가 막판으로 가면서 정책보다는 흠집 내기에 몰두하면서 두 당에서 내놓는 구호들이 유권자들을 짜증스럽게 만들고 있다.

이것 말고도 더 자극적인 구호가 있지만 중앙당 작품인지 지역당 작품인지는 몰라도 어쨌든 이기고 보자는 심산으로 유권자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구호가 난무하고 있다.

정당(政黨)이란 무엇인가? 정당은 ‘동일한 정견을 가진 사람들이 정권을 획득하여 정치적 이상을 실현하기 위하여 조직한 단체’라고 정의되어 있다. 특히 정당이 전근대적인 당파와 다른 점은 그것이 일정한 ‘주의·주장이나 정강정책을 국민 앞에 제시하고 폭넓은 지지를 호소함으로써 보다 많은 지지 대중을 확보하여 합헌적인 방법으로 정권을 장악하고자 함에 있다.’고 정의하고 있다.

따라서 만약 어느 집단이 이를 외면한 채 오직 가족적 연관이나 감정적 요인, 또는 관직이나 이권분배에 현혹되어 일시적으로 결집되어 있다면 그 명칭이 아무리 정당이라 할지라도 그 본질에 있어서 ‘전근대적인 당파·도당 또는 붕당과 다를 바 없다. 공당과 사당의 구분을 이 점에서 가를 수 있을 것이다’라고 정당의 정체성에 대해 정의하고 있다.

필자는 이번 대선을 보면서 이와 같은 정당의 원칙적 목표를 각 정당들이 얼마나 충실히 갖고 있고 수행하는지를 생각해 보았다. 필자 스스로 내린 주관적인 답이긴 하지만 정당의 본질적 요소를 잘 수행하고 있다고 판단 내리기에는 부족한 부분이 많음을 부정할 수 없었다.

사당의 이미지를 흠뻑 뒤집어쓰고 있다는 느낌이다. 이는 특히 두 거대 정당이 부정적인 생각을 들게 한다. 정권을 잡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을 뿐 공당으로써의 역할은 낙제점이라고 판단된다.

특히 다당제가 소신이라던 국민의당 안철수후보와 윤석열후보의 합종은 관직이나 이권분배에 현혹되어 결집했다는 항간의 비판을 피할 길이 없어 보인다. 정당의 본질을 외면한 잘못된 결정이라는 것이다. 권력을 잡으려는 속성과 그 욕심이 모든 것을 가렸다고 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투표를 통해 대통령에 당선시키고 낙선시키는 결정을 소중히 수행하여야 한다.

왜냐하면 주권자의 권리를 놓는 것이 더 나쁜 선택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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