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방산의 도약
상태바
K-방산의 도약
  • 한북신문
  • 승인 2022.02.25 07: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남용 논설위원·신한대 행정학과 교수

구정명절 첫날부터 K-방산 분야의 훈훈한 소식이 들려온다. 한화디펜스가 이집트 국방부와 2조원대 K-9 자주포 수출계약에 최종 서명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달 호주와 체결한 K-9 자주포 수출금액인 1조원대의 약 2배 수준인 K9 자주포 수출 계약 중 역대 최고 규모다.

이번 수출로 K-9 자주포는 아시아, 유럽, 오세아니아에 이어 중동·아프리카 지역 첫 진출이라는 성과를 냈다. K9 자주포는 2001년 터키를 시작으로 폴란드(2014년)와 인도(2017년), 핀란드(2017년), 노르웨이(2017년), 에스토니아(2018년), 호주(2021년) 등에 수출한 대표 명품 국산 무기다. 이집트는 우리나라를 포함해 K9 자주포를 운용하는 9번째 국가가 됐다.

또한 최근에는 LIG넥스원이 아랍에미리트(UAE)와 총 4조원 대 규모의 ‘천궁-II(M-SAM) 수출계약’을 체결했다. ‘한국형 패트리엇(PAC)’으로 불리는 천궁-II는 탄도탄 및 항공기 공격에 동시 대응하기 위해 국내 기술로 개발된 중거리·중고도 지대공 요격체계다. ‘천궁-II’ 같은 최첨단 유도무기 수출은 후발주자가 진입하기 어려운 난공불락의 시장으로 일컬어진다. 최첨단 유도무기 시장은 선진 무기수출국들이 선점하고 있어서 무기체계의 성능이 뛰어나지 않으면 수출의 문을 두드릴 수 없다.

지난해 우리 방위산업 수출액은 8조 원을 돌파해 역대 최대를 기록했고, 세계 무기시장 점유율 순위는 9위까지 올랐다. 우리나라의 방산무기 수출에는 K-9 자주포, 천궁-II 같은 지상무기 뿐만 아니라 T-50 고등훈련기, 호위함 등의 해군함정도 포함되어 있다.

그동안 부진하던 항공기 수출도 작년에 인도네시아에 이어 태국과 수출계약에도 성공함으로써 지금까지 T-50의 누적 수출량은 72대로 늘어났다. 이는 조만간 수출 100대 돌파도 가시권에 들어왔다는 평가이다.

또한 한국항공우주산업은 미국 록히드마틴과 함께 미공군을 대상으로 수백대의 T-50 계열 항공기 수출도 타진하고 있다. 록히드마틴은 TF-50을 앞세워 미 공군이 추진하는 최대 400대 규모의 고등 전술훈련기 사업을 노리고 있다. 이번 계약이 성사되면 고등훈련기 교체사업(APT)에서 보잉-사브 컨소시엄에게 밀렸던 아쉬움을 만회 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미해군이 추진 중인 훈련기·전술기 수주도 노리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중공업은 2016년 10월 필리핀 국방부로부터 호위함 2척을 수주해, 모두 인도했으며, 작년에 필리핀 해군이 추진하는 새 호위함 2척 추가구매사업에도 네덜란드, 프랑스, 터키업체와 치열한 경쟁 끝에 수주하였다.

지난 1988년에는 군수지원함 1척을 뉴질랜드에 수출했으며, 2016년에 다시 한 번 뉴질랜드로부터 1척을 수주 받아 성공적으로 인도하였다. 2012년 대우조선해양은 영국 국방부가 발주한 2만5000톤급 군수지원함 4척을 수주하여 2016년까지 4척 모두 인도하였다. 전 세계 해양을 장악했던 콧대 높은 영국 해군이 대한민국에 군함을 발주한 자체가 큰 이슈였으며 계약 규모는 1조원대가 넘었다. 대우조선해양은 연이어 노르웨이 해군에 군수지원함 1척도 수주 받아 수출하는데 성공했다.

한화디펜스는 호주 미래형 궤도장갑차 레드백의 호주 수출에 공을 들이고 있다. 호주는 차세대 궤도형 전투장갑차 및 계열차량 10종 등 450여 대를 도입하는 사업을 진행 중이다. 전체 사업비는 8조~12조 원으로 장갑차에만 6조 원이 편성됐다.

최근 호주와 1조 원 규모의 K9 자주포 수출계약이 성사되면서 6조 원 규모의 레드백(REDBACK IFV) 장갑차 수출 성사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현재 한화디펜스의 레드백은 독일의 라인메탈디펜스의 링스(Lynx)와 최종후보 자리를 두고 치열히 경쟁하고 있다. 또한 현대로템의 K-2 흑표전차는 터어키에 전차기술을 수출한 이후 최근 노르웨이에서 190억 크로네(2조5577억 원) 규모의 전차 계약을 수주받기 위해 독일의 레오파트 2A7 전차와 기동성, 화력 등의 테스트가 현지에서 진행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주요도시와 석유생산시설을 탄도미사일 및 순항미사일, 드론 등으로부터 방어하기 위해 ‘비호-Ⅱ’ 자주대공포에 대한 방산협력이 이루어지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또한 K-2 전차와 대전차미사일인 ‘현궁(晛弓, 영어: AT-1K Raybolt )’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말레이시아는 약 400여대의 6X6 신형 차륜형(車輪型) 장갑차 도입사업을 추진하고 있는데, 현대 로템의 차륜형 장갑차 모델인 K806이 강력하게 도전하고 있다.

국내 방위산업 업체들이 잇따라 대규모 수출 계약에 성공하면서 올해 수출액 규모가 연간 100억 달러(약 11조9000억 원)를 넘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방산무기 수출액 100억 달러는 세계 5위권 수준이다. 향후 방산무기의 지속적인 수출 추진을 위해 현재의 방산무기 시스템을 지능화, 무인화 및 스텔스 등의 최첨단 기술과 결합하여 더욱 경쟁력있는 제품으로 만들어야 한다.

또한 정부도 수출대상국가와 신뢰성 있는 관계를 유지하고, 금융 등에 대한 지원도 발벗고 나서야 한다. 대한민국이 K-POP, K-반도체, K-조선, K-밧테리에 이어 K-방산에도 이름을 날릴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