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동을 맞이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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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동을 맞이하며
  • 한북신문
  • 승인 2021.11.2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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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원선 신한대학교 교수·사회과학대학 학장

 

입동은 24절기 중 열아홉 번째 절기로서 상강과 소설 사이에 들며, 대략 음력 10월경으로 동절기의 시작을 알리는 절기라 할 수 있다. 겨울 동안의 김치를 장만하는 김장은 대체로 입동을 기준으로 해왔다.

이 때가 되면 초등학교 시절 몇 가지 추억이 떠오르곤 한다. 자동차를 보기 힘들었던 시절 트럭을 볼 수 있었다. 배추밭에 큰 트럭이 들어오면 동네아이들이 다 몰려든다. 그러면 장갑도 없이 맨손으로 줄을 서서 무와 배추를 전달하여 트럭에 싣곤 했다. 동네 아이들 입장에서 볼 때 쓰러질 것 같은 높이로 무와 배추를 싣는다. 그리고 줄을 서서 동전을 받는다.

정확하게 기억은 나지 않으나 20원 정도 받은 것 같다. 보통 그 당시 달걀하나를 가지고 문방구에 가면 20원을 쳐 주었다. 그러니 달걀 하나 정도 값을 받았던 것 같다. 그래도 그 시기가 되면 서로 배추를 날라서 동전을 받고 싶어서 트럭에 몰려들었다.

최근 학교에서 이웃에게 나눔을 하기 위해 교직원들과 김장을 했다. 2000포기를 만들어서 이웃에게 전달하는 일에 동참했다. 모처럼 교직원과 함께 무와 배추를 씻고 절이고 건져내고 다시 양념과 섞어서 봉투에 담아 박스에 넣기까지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며 김장을 했다. 김장을 마무리 할 즈음에 빠질 수 없는 김장김치와 수육파티!! 우리나라 전통의 아름다운 모습이라고 생각된다.

서민들이 생활하기 힘든 여름과 겨울이 길어지는 현상에 마음이 아려온다. 생활이 어려운 이웃일수록 더운 여름과 추운 겨울은 생계비에 더 쫓기게 되고 힘겨운 시기이다.

혼자 살아가는 어르신들이 늘어나고 있다. 안타깝게도 우리 주변에는 어르신뿐만 아니라 장애인을 비롯하여 다양한 사람들이 혼자 살아가고 있는 가구가 늘어만 가고 있다. 인터넷으로 인해 사람과 사람이 만나기보다는 모래알처럼 흩어져 살아가는 시대이다.

이러한 시기에 무와 배추를 쌓아놓고 함께 담소를 나누며 김장을 하던 추억이 새롭게 떠오른다. 다가오는 겨울에도 몸과 마음이 따뜻한 겨울을 우리 모두가 지낼 수 있기를 소망하며 전국 곳곳에서 이웃에게 나눔을 위한 김장에 동참한 모든 이들에게 건강과 행복을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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