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그 중국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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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그 중국이…
  • 한북신문
  • 승인 2021.08.29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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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정덕 논설주간·양주역사문화대학 교수
논설주간 홍정덕.
논설주간 홍정덕.

처음 중국을 방문한 것은 아직 중국과 우리나라가 수교하기 전 동북지방의 고구려 유적들을 답사한 때였다. 대도시 심양(瀋陽)부터 가난과 빈곤이 역력한 잿빛 일색의 남루(襤褸)가 두드러지는 풍광이었으니 한 참 변두리인 집안(集安), 통화(通化), 무순(撫順)이며 백두산으로 들어가는 이도백하(二道白河) 등 소읍들의 생활상들은 참 민망하기 그지없었다.

흔히 그 무렵 중국을 방문한 한국 여행객들 사이에서 지금도 무용담처럼 회자되는 「문 없는 화장실」이며 옥수수 밭에 차를 세우고 좌우편으로 남녀를 갈라 용변을 보던 이야기가 실제 우리가 겪은 당시 중국의 모습이었다.

그래도 사학과에서 원전(原典)을 놓고 공부하며 익힌 국내성, 태자하, 오녀산성, 태왕릉비 등 찬연한 역사의 현장을 직접 안목에 담는다는 감격이 그 중국의 빈곤을 넘어 가슴 깊이 감격으로 담겨오던 기억이 지금도 어제처럼 또렷하다.

나에게 중국은 그랬다. 직접 목격하는 고구려, 발해의 옛 모습들과 원, 금, 청의 터전들 그리고 닥치는 대로 사들였던 다양한 여러 문헌들, 어마어마하고 풍요로운 유물이 마치 거대한 밀림처럼 울창한 나라, 겉에 쌓인 먼지만 털면 보석 뭉치 같이 빛나는 경이로움이 바로 중국이었고 갈 때마다 마치 한 마차씩 내게 정신적인 자양분을 채워주는 멋진 나라였다.

중국이 이제 시장을 개방하고 놀라운 경제적 성장을 이루어내더니 이제는 굴기를 통해 다시 세계에 군림하려 한다. 막대한 자본과 거대한 인구를 바탕으로 오만하고 흉폭한 중화 패권을 회복하려 하는 것이다.

남보다 많이 가지고, 남을 제압하고 타인의 위에 타누르고 제압하는 것만을 성공이라고 여기는 부끄러움을 모르는 힘만 센 깡패가 되어버렸다.

뻔뻔하게 문화 콘텐츠를 도용하고, 유럽의 유적지마다 자신들의 방문 기념으로 이름을 새기고, 무더기로 사들인 선물을 내용만 남기고 포장지를 뜯어 사방에 풀어 놓고 큰 소리로 떠들고, 노래하고 싸우고 이웃 국가들을 돈과 힘과 위력으로 겁박하고!

공자, 맹자의 숭고한 철학, 이백, 두보의 아름다운 시편, 다채롭고 풍요로운 식탁, 향기로운 차(茶), 장가계, 구채구의 그 눈부신 절경, 자금성과 천단(天壇)의 위엄! 찬탄이 저절로 나오는 서화와 조각품들, 비록 숱한 곡절이 있었다하더라도 면면이 이어 온 5000년 찬란한 문화유산, 그 자부심과 긍지는 도대체 어디에다 꾸겨 버렸다는 것일까?

일본에서 진행 중인 올림픽 여자 배드민턴 경기에서 우리나라 선수와 맞붙은 중국 선수가 경기 내내 차마 입에 올리기조차 민망한 욕설을 큰 소리로 내뱉으며 경기를 진행하여 국제적으로 논란이 되자 중국인들은 SNS 통신망에서 이를 오히려 ‘자랑스럽다!’, ‘아름다운 우리 중국어!’ 어쩌구하는 강변과 궤변으로 그 행위를 옹호하고 있단다.

가여울 뿐이다. 자신들의 문화적 위상에 스스로 먹칠을 하는 그들이 중국인이라서 더욱 가여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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