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가르지 않는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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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가르지 않는 사회
  • 한북신문
  • 승인 2021.01.2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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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궁랑 논설위원·경복대 세무회계과 교수

 

새해 벽두에 우리나라가 G7국가 중 하나인 이탈리아를 넘어선다는 굿뉴스가 있는 반면 잠재성장률이 매년 하락하여 일본의 장기불황 못지않은 저성장이 고착화할 수도 있다는 배드뉴스도 심심찮게 들려온다.

제조업과 수출산업 비중이 높은 우리나라는 전년대비 GNI가 1000달러 정도 감소하지만 관광업 등 서비스업과 내수 비중이 높은 이탈리아는 코로나19로 인해 3000달러 내외로 더 많이 감소하면서 역전된다는 것이다. 반면 반도체와 전자, 자동차 등 몇몇 특정 품목의 수출주도형 국가인 우리나라에 전통적인 주력 산업들이 부진에 빠질 경우 곧바로 경제위기에 봉착하게 되는데, 경쟁국들인 중국이나 관련국들이 바로 뒤쫓고 있으며 심지어는 앞서기도 하는 것이 요즘 상황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1960년대 이후 매우 빠르면서도 중요한 사회구조적 변동을 시도해 왔다.

새마을 운동을 시작으로 근대화와 함께 점진적인 개방으로 글로벌화에 성공해왔다고 볼 수 있다. 그 기저에는 정치의 민주화와 경제구조의 산업화 그리고 생태구조의 도시화 등으로 변모해왔던 것이다. 그러나 이 짧은 과정에서 전통적 가치와 근대적 가치 그리고 글로벌화에 따른 외래적 가치가 뒤섞이는 바람에 유교주의, 애국주의, 합리주의보다는 개인주의, 물질주의 등의 사고가 가치간의 갈등과 부조화 그리고 계층 간, 지역 간을 넘어서 세대 간의 갈등으로 까지 번지고 있는 상황이다.

심각한 것은 성장보다 분배를 강조한 나머지 요즘 젊은이들은 어릴 때부터 경쟁에 내몰리고, 입시나 취업압박에 고강도로 시달리면서도 부모보다 못사는 첫 세대가 나올 수 있다는 것이며, 성장의 기반이 약화내지는 무너질 수도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 사회는 하나로 뭉쳐도 난국을 헤쳐가기가 쉽지 않을진대 개인주의가 이기주의로 상대방의 얘기는 아예 들으려고 하지도 않는 난청의 사회로 흘러가는 것이 심히 우려스러울 뿐이다.

합리적이고도 냉철한 판단이 요구되는 상황에서 감정을 내세워 흥분하는 사례가 적지 않으며 객관성을 중시해야 할 공정·공평 사안에서도 정실·정파에 끌려 공과 사를 구분하지 않는 경우가 이제는 갈수록 우리 사회에 비일비재하다.

옳고 그름을 떠나 상대편이면 집단적으로 언어폭력을 가하고 내편 주장을 관철시키기 위해서는 인격살인까지 하는 문화가 아닌 떼쟁이 행태는 국가를 이끌어가는 정치권이 솔선하여 조정해야한다.

한 예로 탈원전, 예타면제제도 수정, 검찰개혁 등등 엄청난 사건들은 분명히 국가 백년대계에 유불리와 장단점, 필요성과 시급성 등이 복합적으로 내재되어 있는 바 관련 당사자들이 충분한 시간을 갖고 면밀하게 검토·경청한 뒤 결론이 정해지면 그 결과에 따라야 하는 것이 국가경영에 책임지는 자세일 것이다.

청와대에 설치한 신문고는 큰(?)민원을 해결해주는 취지도 있겠지만 오히려 편가르는 역할을 하고 있는 건 아닌지?

2020년은 그야말로 코로나19로 시작해 코로나로 끝난 해이다. OECD 33개국 중 코로나 대응지수 최고, 마스크 착용 준수율 94%로 최고라고 한다. 코로나19가 ‘헤치면 살고 뭉치면 죽는다’고 했지만 꼭 몸으로 뭉쳐야 하는 것은 아니다. 마음으로 뭉칠 수 있다.

위정자를 포함하여 우리 국민 모두가 한마음이 되어 국가성장의 근간을 훼손하지 않고 더욱 굳건하게 세울 2021년이 될 수 있기를 간절히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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