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풍추상과 아시타비의 아이러니
상태바
춘풍추상과 아시타비의 아이러니
  • 한북신문
  • 승인 2021.01.21 06: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조용만 논설위원·상지대 대학원 안보학과 교수
조용만 논설위원.
조용만 논설위원.

청와대의 벽에는 춘풍추상(春風秋霜)이 적힌 액자가 걸려있다. 이는 문대통령의 성품과 지향코자 하는 국정운영의 의지가 내포되어 있는 의미일 것이다. 그런데 지난해를 결산하는 지성집단인 교수신문이 선택한 사자성어는 아시타비(我是他非)였다. 참으로 묘한 아이러니가 아닌가?

잠시 2020년을 되돌아보고자 한다. 첫째로 떠오르는 것은 누구나 공감하는 COVID19일 것이다. 작년 1월말 중국 우한발 항공 입국을 차단하지 못해 신천지 신도들의 집단감염으로 대구시민들과 의료진들이 많은 고생을 하였다.

이는 사드에서 촉발된 경제보복의 염려로 중국의 눈치를 보느라고 대만이나 뉴질랜드처럼 과감한 조치를 취하지 못한 결과가 주원인으로 판단되지만 이때야말로 추상과 같이 처리했어야 했다. 코르나에 대한 대처는 춘풍추상이 아니라 국내외적으로 매서운 서릿발 같은 대처를 해야 새해에는 숨 좀 쉬고 살 수 있을 것이다.

둘째 춘풍추상의 이중잣대에 대한 대표적인 사건 한두 가지만 살펴보자. 조국 전 법무부장관의 임명 강행과 정경심 교수의 재판결과를 보면 진보주의자들이 이야기하는 ‘기울어진 운동장’의 대표적인 사례로 보인다. 보통사람들은 도저히 생각도 못하는 서류조작의 불법행위를 하고도 전혀 반성하지 않는 것은 생각을 넘어 체득화가 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과 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성추행 사건을 보면 그들이 무소불위의 권력에 얼마나 심취해 있었는가를 짐작하고도 남는다. 어디 그 뿐인가? 그 빈자리를 채우는 보궐선거에 후보를 낼 수 없자 당헌당규를 고쳐서 후보를 내세우는 처사는 춘상추풍이요 아시타비의 표본이라고 보통사람들은 생각한다.

셋째 아시타비의 정점은 추미애 전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의 갈등일 것이다. 대통령 친구를 울산시장에 당선시키기 위한 청와대의 개입의혹과 당시 울산지방경찰청장이 연루되었다는 ‘고래고기 환부사건’, 월성원전 1호기 경제성 평가 조작을 감추기 위한 산자부의 문건파기와 같은 수사를 검찰이 착수하자 담당 검찰들을 이리저리로 인사 이동시켜 수사를 방해하고 검찰총장을 해임하거나 직무를 정지시키고자 했던 법무부 장관의 행위와 이를 지지하는 대통령의 재가사항을 법원이 뒤집는 결론을 내려 대통령이 사과하는 사태가 벌어진 것은 아시타비의 아집에서 온 결과다.

결과론이지만 주무장관이 엉뚱한 일에 신경을 쓰는 동안 법무부 관리시설인 동부 구치소에서 코르나 확진자가 1000명이 넘어 수감자의 43% 이상이 감염되는 참사를 빚었고 대통령의 지지율을 30%대로 끌어내리는 결과를 가져왔다.

이처럼 작년 한해 청와대를 비롯한 정부 책임자들은 머리를 짜내가며 많은 고심을 하고 죽을 만큼의 고생을 했으나 긍정적인 결과도 있었지만 바람직한 결과를 가져오지 못한 것이 너무나 많고 아직도 제거하지 못한 많은 지뢰들이 도처에 놓여있다.

아무리 국가 돈을 풀어도 나라 빚만 늘어나며 개선의 효과를 보지 못하는 것들이 너무나 많은 시대적 상황이다. 코르나 사태는 사회의 구조적 변화와 함께 경제활동을 위축시키다 못해 완전히 정지시켜 절망의 한숨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린다. 요순임금이 살아 돌아와도 해결 못하는 문제들이 너무나 많다.

이럴 때 일수록 청와대 벽에 걸려있는 춘풍추상의 초심을 생각하고 신발 끈을 다시매야 교수들이 시국을 진단한 아시타비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증명할 수 있을 것이며 정도를 되찾고 통합의 길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며 성공한 정부로 역사에 남겨질 것이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