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숙인들의 건강한 사회복귀 위한 마중물 역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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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숙인들의 건강한 사회복귀 위한 마중물 역할”
  • 김기만 기자
  • 승인 2020.10.03 10: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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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기한 사람이 아닌 잠깐 잘못된 선택을 한 사람"
"일거리 주고 자신감 불어 넣어 희망을 다시 회복시켜주는 게 중요”
■화제의 인물
의정부시희망회복종합지원센터 김충식 센터장

 

 

 

 

 

 

 

의정부희망회복종합지원센터가 진행하고 있는 사업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김충식 센터장.
의정부희망회복종합지원센터가 진행하고 있는 사업과 비전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김충식 센터장.

노숙인의 건강하고 건전한 사회복귀가 가장 큰 목표입니다. 이를 위한 마중물 역할이 의정부시희망회복종합지원센터의 주된 역할입니다.”

김충식 센터장은 사회복지에 대한 철학과 희망회복종합지원센터의 역할을 한마디로 이렇게 표현했다.

희망회복종합지원센터는 노숙인 등의 복지 및 자립지원에 관한 법률을 근거로 2012101일 처음 설립됐고 의정부시 노숙인의 보호 및 자립지원을 위해 주거, 의료, 취업 등 노숙인의 기초생활 보호와 관련된 제반 활동을 하고 있다.

노숙인을 대상으로 토탈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은 전국에 11개소 밖에 없고 경기북부지역은 희망회복종합지원센터가 유일하며 올해 41일부터 ()나눔고용복지재단에서 위탁 운영을 하고 있는 중이다. 각 분야별로 노숙인 전문가 9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이들은 길거리 노숙인을 대상으로 아웃리치(찾아가는 현장상담)와 토탈리치(의료지원, 심리정서안정, 통합사례관리), 임시보호(건강검진, 긴급 숙식 제공), 주거지원(주민등록복원, 응급잠자리 연계), 자활지원(일자리제공), 스마트해피힐링지원(뇌파기반 사례관리) 등의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김충식 센터장은 교육학 박사, 뇌과학 박사 등 박사학위 2개를 보유하고 있으며 사회복지사 1성폭력전문상담 가정폭력전문상담원 요양보호사 1건강가정사 등 국가자격증을, 그리고 뇌교육사, 미술치료사, 미술심리상담사 1, 심리상담사 1급 등 11개의 민간자격증도 보유하고 있다. 다음은 김충식 센터장과의 인터뷰 주요내용.

-지난 4월 센터장으로 취임하셨는데

저는 사회복지전문가이고 뇌과학자입니다. ‘노숙인 뇌파는 다를 것이다? 그러면 일반인들과 비슷한 뇌파를 갖게 한다면 모든 행동과 모든 생활 자체가 변할 것이다라는 생각 하나로 이 일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노숙인이라는 이름을 가진 분들은 워낙 어려운 대상이기 때문에 역으로 조금만 변화를 주면 건강한 사회인으로 복귀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갖고 있습니다.

-임기동안 가장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싶은 사업과 그 이유를 밝혀 주십시오.

큰 틀에서는 우선 사업에 대한 기준을 마련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 첫째, 공격적인 사업 운영을 할 겁니다. 노숙인의 특성 상 무기력과 우울감을 갖고 있는 대상이 거의 대부분입니다. 찾아가는 서비스를 하겠습니다. 둘째, 각 사업별로 평가지표를 만들겠습니다. 정형화된 기준이 없는 관계로 사업의 평가도 주관적인 것이 가장 큰 맹점입니다. 셋째, 드롭인센터 운영입니다. 이것은 찾아가는 목욕 및 세탁서비스입니다. 노숙인의 가장 큰 욕구는 숙식이 아니고 목욕과 세탁인 것을 알았습니다. 이동식 목욕차량과 세탁·건조를 할 수 있는 차량으로 그들이 있는 곳으로 찾아가 서비스를 제공할 겁니다. 넷째, 일자리 제공입니다. 술을 자제할 수 있는 것은 역할의 유무라고 봅니다. 수입과 연관된 역할이 주어질 때 충분히 자제하고 조절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갖고 있습니다.

-정부에 건의하고 싶은 말씀은?

희망회복종합지원센터의 사업비는 경기도와 의정부시 예산만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정부에서 부담하는 예산이 없다는 것은 사업 자체가 지방자치단체의 경기 흐름에 따라 변동될 가능성이 많다는 뜻입니다. 지금은 하나의 단위사업만 중앙부처인 보건복지부에서 지원하고 있는데 이마저도 5월 이후에 예산이 지급되는 관계로 체계적인 사업의 진행이 어렵습니다. 따라서 타 복지시설처럼 공식적으로 국비와 도비, 시비가 적정비율로 지급되길 원합니다.

-노숙자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잃어버린 희망을 다시 회복하는 일이라고 봅니다. 센터장님의 고견을 밝혀 주십시오.

잃어버린 희망을 회복한다는 것은 정말 중요하고 어려운 작업입니다. 희망이 없다는 것은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은 사라지고 오직 본능만이 존재하는 것입니다. 가정상실, 의욕상실로 인한 음주와 거리노숙, 그리고 자살시도 등 우리 센터로 찾아오는 분들의 속사정입니다. 가장 큰 것은 채무로 인한 사회활동 단절입니다. 이들에게 일거리를 주고 자신감을 불어 넣어 준다는 것은 사막에서의 물 한 모금만큼이나 소중한 역할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건강한 사회복귀를 위한 마중물 역할을 하겠습니다.

-노숙자들이 센터를 이용하는데 거부감을 해소하기 위하여 리모델링 작업을 실시하셨는데

처음 센터에 와 보고 정말 눈물이 핑 돌 정도였습니다. 교도소처럼 높은 담장과 스텐으로 된 육중한 현관문, 비좁은 사무공간에 오밀조밀 앉아있는 직원들, 정말 불쌍해 보였고 그곳에서 근무를 해야 하는 제 자신도 너무 초라해 보였습니다. 취임하자마자 첫 번째 과업의 구호를 변신과 변화로 정했습니다. 벽과 문을 허물어 최대한 공간 확보를 했습니다. 무엇보다도 담장을 허물고 문을 투명하게 했습니다. 보도블럭을 걷어내고 방부목으로, 편백나무로 힐링공간을 확보했습니다. 물레방아와 그네, 파라솔 등을 설치했습니다. 하루종일 물소리와 음악소리가 끊이지 않도록 했습니다. 노숙인께서 호텔같고 대접받는 느낌이라고 말씀해 주실 때 보람을 느낍니다.

-지역사회 네트워크를 통한 노숙인 지원체계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노숙인복지는 센터기능으로 최소한의 인력으로 사업을 진행해야 합니다. 따라서 지역의 전문기관과의 연계를 통한 사업의 진행은 필수입니다. 사업을 보는 기준을 바꾸는 작업을 진행했습니다. 변화의 과정이지요. 처음 시작한 작업이 지역자원 연계입니다. 대학교와 정신병원, 상담기관, 중독관리통합지원센터, 정신보건복지센터, 청소년 쉼터 등 관련 기관, 자원봉사센터, 봉사활동 단체 등 총 21개 기관들과 업무협약을 체결했습니다. 그리고 이들 기관 담당자들이 우리 센터의 실무위원으로 역할을 하게 될 겁니다. 참고로 9월부터 시작된 토탈리치 사업에는 총 9개 기관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시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은?

노숙인은 스스로를 포기한 무기력한 대상, 도와 줄 가치가 없는 대상, 불결하고 게으른 혐오의 대상, 그런데 왜 도와줘야 하나? 그런 줄 알았습니다. 근데 아니더라구요. 노숙인의 뜻은 길이 아닌 이슬을 맞으며 자는 사람이 정식 명칭이더라구요. 한 순간 잠깐의 잘못된 선택의 결과이더라구요. 누구나 다 올 수 있는 결과이더라구요. 다시 봐 주시고 함께 해 주세요.

우리 센터는 힘든 이웃들이 정상적으로 사회복귀를 하기 위한 상담 및 심리치료와 자활사업, 주거지원, 취업지원, 그리고 건강검진 등과 의료시설 연계를 주 목적으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저는 사회복지 현장에서 23년 동안 활동했고 또 대학교에서 17년 동안 후학을 양성했습니다. 이론과 실무를 모두 겸비했다고 자부합니다. 이 모든 것을 온통 쏟아 붓겠습니다. 앞으로 많은 관심과 지지, 격려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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