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철 ‘습(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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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철 ‘습(濕)’
  • 한북신문
  • 승인 2020.08.1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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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현 한방부인과전문의

 

우리나라 여름의 계절적 특성은 고온 그리고 다습, 크게 두 가지가 아닐까 싶다. 폭염도 무섭지만 습도가 높아지는 것 또한 체력저하에 많은 영향을 준다. 오늘은 ‘습(濕)’(습도)에 관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한의학에서 습(濕)이란 말 그대로 습한 기운이다. 축축한 물을 머금고 있는 기운을 생각하면 될 것이다.

요즘 같은 장마철에 습도가 높으면 습의 기운이 많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다. 습이 많아서 생기는 질환들은 실제로도 환경적, 계절적 영향을 많이 받는다. 자주 습지에 앉아 일을 한다든지. 다습한 곳- 가령 습기가 많아 축축하면서 환기가 잘 안 되는 곳. 지하, 숲 속 등 일하거나 거주하는 환경이 습도가 높으면 굳이 장마철이 아니더라도 습으로 인한 컨디션 저하나 질환을 자주 접하게 될 것으로 생각된다.

습은 축축하고 끈끈한 기운이라 습의 성질을 따라 병의 성격도 그러하다. 습으로 인한 병은 병정이 길고 속히 낫기 어렵다. 습이 몸에 침범하면 몸이 무겁고 나른하다. 사지가 무거운 느낌이 들고 머리가 답답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경락이나 관절을 침범하면 관절의 통증이 한곳에 고정되어 나타나기도 한다. 비올 때가 되면 무릎관절이 아프다 혹은 쑤신다고 하시는 어르신들의 말씀이 느낌만은 아니다. 습의 속성과 관련이 있다. 습도가 높으면 불쾌지수가 높아질 뿐 아니라, 흐리고 습한 날씨에는 대개 관절통이 더 심화된다.

여름철이면 피해갈 수 없는 습(濕). 어떻게 해야 건강한 여름을 날 수 있을까. 실내 적정습도를 유지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실내 냉방장치나 제습장치 등을 통해서 적정한 습도를 유지해야 한다. 또한 위생관리가 필수적이다. 곰팡이가 번식하기 쉬운 환경이 습(濕)이다. 음식이 상하거나 변질되지 않게 관리를 잘하고 익혀서 먹어야 하며 조리된 음식은 가급적 빠른 시간 안에 먹는 것이 좋다.

흐리고 습한 날씨는 감정에도 영향을 많이 주는데 몸이 무겁고 나른해지는 것 뿐 아니라 우울해 지는 증상도 있을 수 있다. 장마철에는 특히 일조량이 적다보니 더욱 그러하다. 실내에서라도 가벼운 운동을 하면 좋다. 관절질환을 앓고 있어 장마철에 관절통이 심화되는 환자분들의 경우 관절을 따뜻하게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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