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가 방역은 타인을 위한 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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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가 방역은 타인을 위한 배려
  • 한북신문
  • 승인 2020.08.0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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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희주 논설위원·글과생각 대표·문화공간 협동조합 이사장

 

최근 진단키트 수출을 위해 해당 국가등록을 위한 자료 및 샘플 물량을 요청하는 오더가 있었다. 그 국가의 경우에는 그동안 우여곡절이 있던 터라 최대한 빠른 시간 안에 대응하려는 과정에서 총판 대표와 연락을 시도하는데 계속 연락이 되지 않는 것이다. 바로 처리될 것을 알고는 있었으나 정확한 확인을 위해 몇 번이나 연락을 시도했다. 목요일, 금요일, 주말이 지나고 분주한 월요일을 이해한다 해도 평소 행동 패턴과는 너무도 달라 다른 루트를 통해 확인해보니 그 총판 대표가 코로나 19로 확진되어 병원에 입원했다는 것이다.

그 대표와 접촉이 있었던 진단키트 생산업체 담당자 및 직원 일부는 2주간 자가격리 중이고 공장은 가동을 멈추고 전체 소독을 하는 등 비상사태라 했다. 소문이 나서 좋을 일이 아니니 쉬쉬거리며 사태 수습 중에 적극적으로 연락을 취한 나는 내용을 알게 된 것이다. 바이어와 미팅이 잦은 입장이다 보니 또 다른 경로를 통해 감염이 될 수 있는 사회적 환경 안에 활동하고 있으니 늘 감염의 가능성은 있지만 너무도 가까운 거리에서 확진자가 발생했다는 사실은 새롭게 느껴졌다.

요즘 기사를 보고 있노라면 코로나 19의 확산은 잦아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아이 등교를 위해 학교 인근에 갈 때면 학생은 마스크를 잘 착용하고 등교하는 모습을 본다. 그러나 교문 앞을 지나가는 다른 사람들은 마스크를 턱에 걸치고 있거나 착용하고 있지 않다. 최근 카페나 식당을 가보면 거리를 두고 앉은 경우를 찾아보기 어렵고 대학가 앞이나 대기줄이 긴 번화가 식당에서는 어깨를 붙이고 앉아 거리낌 없이 음식을 먹고 대화를 나눈다. 사회적 거리두기에서 생활 속 거리두기로 전환되며 주위를 둘러보며 느꼈던 바는 이 사태가 상당히 장기화되겠구나 하는 것이었는데 그 예감이 그리 틀린 것이 아닌 것 같아 유감이다.

마스크 쓰기가 생활화되지 않았을 즈음 어느 서비스업체 사장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손님을 대하면 예가 아닌 것 같아서 본인은 마스크를 쓰고 손님을 응대하지 못 하겠다 했다. 그에게 마스크 착용은 본인의 위생을 위한 것이기도 하지만 타인을 위한 배려라고 말해주었던 기억이 있다. 어느 KF94 마스크 브랜드 중 ‘굿매너’라고 된 것을 발견하고 참 브랜드명 잘 지었다 생각도 했다. 마스크를 착용하고 일상생활을 하는 등 생활 방역을 실천하는 일은 여전히 번거롭고 불편한 일임에 틀림없다. 그럼에도 실천하고자 노력하는 이유는 소소한 것 같은 나의 노력이 나와 내 이웃을 지키는 최소한의 의무이기 때문이다.

마스크 공장 및 공장으로 공급되는 기기를 파악하면 분명히 과거보다 그 규모가 늘었다는 점은 사실이다.

그러나 하나같이 신설되는 공장이나 기존 공장들의 기기 증설 등을 살펴보면 mb필터 없는 덴탈 마스크에 집중되어 있어서 곧 문제가 될 것처럼 보인다.

또 역시나 이상 과열된 투자 분위기라 곧 이 거품이 제거된 후 발생할 후폭풍이 우려된다.

그럼에도 오늘도 역시 마스크 생산시설을 갖추고자 하는 문의가 이어진다. 일상에서 잘 착용하지도 않으면서 끊임없이 마스크 생산은 늘이고 있는 부 조화스러운 지금의 모습을 보면, 이 탐욕이 향하는 끝에 무엇이 있는가 하는 우리의 보편적인 물음과 맥이 닿아있음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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