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한준 “의장직 떠나도 계속 현장에 남아 답을 찾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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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한준 “의장직 떠나도 계속 현장에 남아 답을 찾을 것”
  • 김기만 기자
  • 승인 2020.06.30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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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회 사상 첫 도전 ‘정책공약’ 최대 성과…모든 의원의 공약 4194건 데이터베이스 구축해 공약집 발간”
송한준 제10대 경기도의회 전반기 의장에게 듣는다
송한준 의장이 지난 2년간의 성과 및 향후 의정활동 계획을 밝히고 있다.
송한준 의장이 지난 2년간의 성과 및 향후 의정활동 계획을 밝히고 있다.

-의장 임기를 마무리하는 소회를 말해 달라.

의장에 도전하면서 경기도의회 142명 도의원의 약속을 함께 지키고 기본과 원칙이 바로 선 의회다운 의회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10대 의회 반환점에 서서 되돌아보면 의원들의 공약을 피부에 와 닿는 정책으로 만들어 예산까지 담아내기 위해 노력했는데 그간의 성과가 여러 지표로 나타나고 있어 보람을 느낀다. 마지막까지 현장을 지키는 의장이 되고 싶다. 주요 사건사고 현장을 다시 방문하고 지역주민들의 애로사항을 들으며 남은 과제를 점검하고자 한다. 하나의 과제를 해결하고 나면 두 개의 숙제가 뒤 따라오는 다사다난한 2년이었다. 여러 아쉬움이 남지만 도민과 공직자, 언론의 바른 지도 덕분에 제 역할을 할 수 있었다. 특히, 지금 이 순간에도 전염병의 공포와 두려움 속에서도 현장에서 악전고투 중인 의료진과 자원봉사자들에게 존경의 마음을 전한다. 코로나19와 같이 모두가 넘어서야할 장벽은 앞으로도 계속 있을 것이다. 한 가지 위안은 혼자하기 어려운 일도 함께라면 가능하며 희생과 배려, 연대의 지혜를 발휘하면 넘어서지 못할 장애물은 없다는 진리다. 어둠의 터널을 지나는 고난의 행군을 결국엔 이겨낼 수 있도록 도민의 대의기관인 경기도의회는 언제나 도민 여러분과 함께 하겠다.

-높이 평가할 만한 성과가 있다면

아무래도 공약을 정책으로 만들어서 예산까지 담아낸 게 차별적 성과가 아닐까 한다. ‘약속을 지키는 의장이 되겠다고 천명한 이후 의원들의 공약을 함께 지키는 데 주력했고 그렇게 탄생하게 된 것이 정책공약이다. 공약을 정책화하고 예산을 담아낸 것이야 말로 제10대 전반기 의회를 상징하는 발전적 변화다. 취임직후 공약관리 TF를 꾸리고 모든 의원의 총 공약 4,194건의 데이터베이스(DB)를 구축해 공약집을 발간했다. 의원들의 공약 DB를 만들어 체계적 관리를 시행한 건 의회 사상 최초의 도전이었다. 기본 DB를 바탕으로 유사공약을 묶어 정책화할 수 있도록 정책공약을 만들었다. 정책공약은 선거에서 내세우는 선거공약을 넘어, 의원 선출 이후로도 입법화 과정을 거쳐 공약을 정책으로 실현하겠다는 의지다. 의회는 2019년 본예산부터 1회 추경, 2020년 본예산에 이르기까지 세 차례에 걸쳐 정책을 제안하고 예산을 반영해냈다. 경기도의회의 정책제안 건수는 도청 75, 교육청 27건 등 총 102건이다. 이 정책이 229개의 사업으로 세분화 돼 41129억 원에 이르는 예산이 반영됐다. 도의원들이 지역 주민들과 했던 약속이 학교실내체육관 건립, 무상교복, 무상급식 지원, 소상공인 지원정책, 전통시장 활성화, 일자리 확대 등 다양한 생활밀착형 정책으로 우리의 삶터에서 실현되고 있다. 공약에 대한 철저한 분석과 연구를 거쳐 현장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기에 거둘 수 있었던 결실이다. '약속을 지키는 의장이 되겠다'는 공약을 지킬 수 있게 돼 쁘듯하고 감사하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무엇인지?

조금 과장해서 말하자면 시간이 아니라 분 단위로 쪼개서 활동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바쁘고 부지런하게 의정활동을 했다. ‘현장에 답이 있다는 의정철학을 바탕으로 갈 수 있는 주요현장은 전부 돌아봤는데, 그래도 뒤 돌아보면 부족한 것 같고 아쉽다. 도의원에게 있어서 사고의 현장은 영감의 현장이기도 하다고 생각한다. 사건사고 현장을 면밀하게 살펴봐야만 케케묵은 문제점이 무엇인지를 따져볼 수 있고 도의원으로서 어떻게 바꿔나가야 할지에 대한 영감을 받게 된다. 이러한 신념을 갖고 의장 임기 동안 양평 양돈농가 화재, 포천 석탄발전소 폭발사고, 안성 상자제조공장 화재, 최근 발생한 이천 물류창고 화재사고까지 전부 둘러봤다. 특히 이천 물류창고 화재사고는 막을 수 있었던 인재(人災)’라는 생각이 들어 무척 안타까웠다. 의원이라면 현장에서 구조적 문제를 꿰뚫어봐야 한다. 관련 조례안을 만들어 제2, 3의 유사사고를 막아내야 하고 이중 삼중의 보완책과 해결책을 고안해야 한다. 노동 분야에 대한 모든 권한이 중앙정부에 있어 지방정부와 의회가 신속하게 대응하기란 쉽지 않다. 그렇다고 법령 개정을 마냥 기다릴 수는 없는 일이다. 이에 도의회는 지방정부에서 할 수 있는 일을 따져보고, 도 차원의 안전대책망을 조례로 만들기로 했다. 아울러 17개 광역의회 차원의 TF를 만들어 대형 산업재해를 방지하기 위한 대책도 마련할 계획이다. 우스갯소리지만 의장직은 떠나도 현장은 떠나지 않으려고 한다. 앞으로도 현장에서 마주치고, 현장에서 답을 찾는 도의원이 되겠다.

-지난 2년 간 가장 인상 깊었던 현장이 있다면?

현장 중심의 경기도의회 구현을 목표로 찾아가는 시·군 정책정담회를 시작했다. 의장이 경기도 31개 시군을 하나하나 방문해서 지역현안을 파악하고, 해결책을 찾아보는 의정활동인데 역대의장 중에는 일선 지자체를 일일이 방문한 것은 처음이었다. 그 현장의 면면들이 기억에 많이 남는다. 처음엔 6개월이면 끝나겠지 하고 시작했는데, 201810월 안성을 시작으로 화성에서 끝을 내기까지 총 15개월이 걸렸다. 다 마치고 나니 대장정을 잘 끝냈다고들 할 정도로 고되고 힘든 여정이었다. 그 기간 동안 지역 간 편차가 얼마나 심각한지 살아있는 현장이 어떤 모습이고 지역주민의 고충은 뭔지를 제대로 알게 됐다. ‘용두사미식 복지사업’, ‘도비 보조율 문제’, ‘학교실내체육관 건립’, ‘도심 내 주차장 부족과 같은 지역 공통문제를 인식한 기간이다. 여러 가지 에피소드가 있지만 그 중에서도 포천이 기억에 남는다. 포천에서 전철7호선 연장사업을 하려고 하는데 인구도 적고 산업단지도 없고 비용편익비가 낮다보니 지하철이 들어서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당시 포천의 어려운 교통사정을 듣고 지역불균형 해소 차원에서 예비타당성 면제에 뜻을 함께 했는데 결과가 좋아서 보람을 느낀다.

-지방자치분권을 위한 과제가 아직 많이 남았는데 지방의회의 역할은 무엇이라고 보는지?

실질적 지방자치 실현은 대한민국 미래를 위한 시대적 과제다. 경기도의회 의장과 동시에 전국시도의회협의회 회장을 역임하며 지난 2년 간 지방자치법 개정안 통과에 최선의 노력을 기울였지만 결국 국회통과가 좌초돼 더없이 아쉽다. 다만 지방분권의 필요성을 알리고 도민 공감대를 형성한 점은 큰 성과라고 평가한다. 지방의 역할과 한계, 지방분권의 시급성을 알리는 활동을 더욱 강화하고, 지속해야 한다.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은 지방자치제 운영의 근간이 되는 법인데, 88년 개정 후 변화가 없어 지방발전의 발목을 잡는 법이 돼 버렸다. 세계화에서 벗어나 지역화로 방향을 선회해야 한다는 의견이 거론된 지 수년이 지났지만, 지방에 권한이 없다보니 지방과 중앙의 동반성장은 좀처럼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개정안에는 의회 인사권 독립과 정책지원 전문인력 도입이 담겨있다. 의회는 가방을 들어주는 보좌진이 아니라, 함께 도민을 위해 정책을 만들어나갈 전문인력이 절실하다. 경기도 인구가 1370만 명을 넘어섰고 경기도의 한해 예산은 40조가 넘는데 142명의 도의원은 지원인력 없이 한 명당 10만 명의 소리를 듣고, 3천억 이상을 심의해야 한다. 홀로 예산심의부터 조례제정, 행정사무감사, 현장방문 등 모든 걸 감당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지방의회는 국민 개개인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선 실질적 지방분권이 필수라는 사실을 알리는 스피커가 돼야한다. 도민의 관심만큼 값진 동력은 없다. 전국 17개 광역의회를 대표하는 회장으로 활동하며 전국차원의 지방의회 네트워크를 결성했다. 보다 체계적 활동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 전반기 의회와 연속성을 갖고 의회정치의 독립성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을 해나가야 할 것이다.

-지방분권 실현을 위해 앞장서는 입장에서 지방언론의 역할과 중요성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지방의 목소리를 대변해야 하는 주체는 지방이다. 지방의 전문가인 경기도의회 의원들과 지방사정을 누구보다도 잘 아는 지방언론이 우리지역의 현안과 바람을 이야기하는 스피커가 돼야 한다. 지방언론은 가장 가까운 삶의 현장에서 활동하기에 그 어떠한 언론매체보다 지방과 주민을 제일 잘 이해하고 있다. 도민의 목소리를 듣고 도민과 함께 정책을 만들어 예산을 담아내는 경기도의회에 있어서 지방언론은 생생한 목소리를 누구보다도 빠르고 정확하게 전달하는 메신저이기도 하다. 의장 취임 초기부터 지금까지 한결같이 언론에 야당 역할을 부탁드리며, 아프지만 고마운 사랑의 회초리를 당부한 것도 이 때문이다. 지방언론 없는 지방분권은 불가능하다. 지방의회와 지방언론은 공존하며 상생해야 한다. 앞으로도 지방언론이 제 역할을 해내고 지역과 중앙이 함께하는 미디어 환경이 조성될 수 있도록 힘을 보태겠다.

-후반기 지도부에 전하고 싶은 당부가 있는지?

경기도의회 유일교섭단체인 더불어민주당에서 지난 616일 후반기 의장단 후보와 대표의원을 선출했다. 사실상 후반기 지도부가 구성된 셈이다. 전후반기가 통일성 있게 연속성을 갖고 활동해야 더 큰 도민행복을 실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다행히도 후반기 의장단이 전반기 의회 최대 성과인 정책공약실현을 지속하기로 했다. 그런 의미에서 전반기 의회 의정활동을 생생하게 담아낸 정책백서 공약은 어떻게 정책이 되었나는 후반기 지도부에 좋은 길잡이가 될 것이다. 정책백서에는 선거공약을 정책공약으로 만들어 정책과 예산을 담아낸 과정과 의회가 집행부 및 일선 시군과 공존해 온 역사가 오롯이 담겨있다. 새 지도부에 방향성을 제시하는 지침서로 손색이 없도록 공들여 만들었다. 포스트 코로나라는 미지의 세계가 펼쳐지는 지금, 의회가 의회다워 지려면 다시 기본으로 돌아가야 한다. ‘정책공약자치와 분권에 최선을 다했던 지난 2년의 시간을 자양분 삼아 후반기 의회에서 더 큰 도민행복이 실현되길 간절히 소망한다. 후반기 지도부가 오로지 도민 행복을 향해 묵묵히 나아갈 수 있도록 전반기 의장으로서 조언과 조력을 아끼지 않고 돕겠다.

-경기도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은

코로나19의 공포와 두려움 속에서도 삶의 현장에서 묵묵한 자세로 어려움을 이겨내고 계신 모든 도민 여러분께 위로와 격려의 말씀 전한다. 특히, 나보다 남을 위하는 마음으로 희생하시는 의료진들, 자원봉사자들에게 각별한 감사를 드린다. 혼자서 해내기 힘든 일들도 함께라면 가능하다. 어려운 순간을 슬기롭게 이겨낼 수 있도록 1370만 도민의 대의기관인 경기도의회가 항상 함께하겠다. 언제나 도민과 함께하는 사람중심 민생중심 의회다운 의회를 앞으로도 관심 갖고 지켜봐 주시기를 당부 드린다. 내 삶에 힘이 되는 조례, 약속을 지키는 의회의 모습으로 성원에 보답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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