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기있는 증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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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기있는 증언
  • 한북신문
  • 승인 2020.06.2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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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규 논설위원·여행작가

 

이용수 할머니의 기자회견은 정의연이 위안부를 이용해 모은 후원금을 유용했다는 기존의 생각을 확신시켜주었다. 이러한 적폐가 30년간 지속된 이유는 친일파 청산에 가로막혀 그 실상이 파헤쳐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필자가 15년 전 오키나와에 갔을 때 일이다. 위령탑 앞에서 태평양전쟁 때 강제로 징병되어 끌려와 싸우다 사망한 한국인 희생자의 한국이름을 찾아 매년 7월30일 각명식을 한다는 설명을 들은 다음 묵념을 하였다.

그런데 운동권 출신의 초선의원을 포함하여 대여섯 명의 여자들로 구성된 일행이 나중에 와서 일반 관광객처럼 위령비를 둘러보고 기념사진을 찍고 갔다.

그들은 2000년대 초반 일제시대의 단편적인 역사 지식을 잣대로 진상조사 한다며 문장 하나로 문인, 언론인 등 유명인사를 친일파로 단정지었다. 또한 일제보다 일본군에 협조한 친일파가 더 나쁘다며 특정인을 공격하는데 앞장섰다. 그렇다면 겉으로는 정의로운 척하며 집회 때마다 위안부를 이용해 모은 후원금으로 사리사욕을 채우고 거짓말하는 이런 정의롭지 못한 행위도 당연히 비난 받아야 한다.

태평양전쟁 피해자 유족회와 달리 정의연은 위안부 가족과 전혀 관련 없는 사람들이 조직한 단체로 몇 년 전에 집단 탈북한 종업원을 회유시켜 북송시키려는 등 정치적 성격을 보여주었고 2017년 4월에는 이순덕 할머니 조의금을 마포쉼터 관리소장의 개인 계좌로 받는 등 기금의 부실관리 행위가 드러났다.

그런데 80년대 그들이 공격하던 기득권 세력이 지금 자신들로 바뀐 것을 깨닫지 못하고 자신들의 행위를 비난하거나 할머니 증언을 옹호하면 토착왜구(한국인친일부역자)라고 벌떼처럼 공격한다.

하지만 1910년 대한매일신보는 토착왜구의 뜻을 4가지로 정의한 바 그 중 하나가 「왜구에 대해 원망하면 온갖 거짓말로 날조하여 사람 마음에 독을 퍼뜨리는 자」로 규정하고 있다.

즉 일제가 부려먹은 일본군의 만행을 규탄하는 사회적 약자인 위안부를 넘겨받아 거짓말로 부와 기득권을 얻는 수단으로 이용한 자신들이 토착왜구임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이용수 할머니의 용기 있는 증언에 대해 윤미향 전 이사가 정의롭고 떳떳하다면 침묵하지 말고 명확한 증거를 제시해 제기된 의혹을 입증하고 국민을 납득시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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