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대한민국 재발견의 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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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대한민국 재발견의 계기
  • 한북신문
  • 승인 2020.06.1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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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희주 논설위원·글과생각 대표·문화공간 협동조합 이사장

 

최근 코로나 19와 직간접으로 관련된 사업을 본업으로 하고 있지 않은 기업인 경우, 개점휴업인 상태인 곳이 많아 어떤 형태로든 이와 관련된 업무를 하게 된다. 사업적이든 혹은 친분에 의한 부탁에 의한 것이든.

가깝게는 국내에서 마스크나 소독제를 구해줄 수 있느냐는 개인적인 부탁에서부터 효율적인 마스크의 분배 방법을 찾는 일에 머리를 보태는 참여까지, 나아가 해외 지인을 통해 진단키트나 방역제품을 구해줄 수 있느냐는 문의를 받기도 한다.

한국사회가 참 좁기도 하지만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을 상대로 돈벌이를 해보자는 입장보다는 우선 도와줘야 한다는 마음이 앞서 몇 다리 건너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고 연락을 취해 필요한 인맥을 곧잘 찾게 되어 무척 감사한 경험을 하게 된다.

이미 기사를 통해 관련된 제품이 해당 국가에 지원이 되었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음에도 또다시 다른 채널로 연락이 온다. 사정을 들어보니 연방국의 경우 해당 주정부까지 원하는 제품과 물량을 적절한 시기에 공급받기 어렵다 한다. 이렇게 필요한 물품을 섭외하고서도 이제는 그 물품을 자국의 원하는 장소까지 안전하게 이송해 가는 것이 또 과제다. 본국의 입국거부에 맞대응한 각국의 공항을 이용할 수 없거나 혹은 그 와중에 물품의 압류와 도난도 발생하곤 해 기존 항로를 우회하기도 했다. 모두다 아군인, 그러나 전우애는 엿볼 수 없는 그야말로 세계는 전쟁상황이다.

나 역시 과장이라 생각했으나 해외와 소통해보니 과장이 아님을 느꼈다. 이 사태가 조금 더 장기화되고 자구책을 각국별로 모색한다면 우리는 향후 더 이기적인 국제사회를 맞이하게 될지도 모른다. 국가단위는 개인단위보다 더 이기적인 태도를 취하더라도 허용되는 ‘국가존립유지: 안보’라는 절박한 이유로서 면책특권이 주어지기 때문이다. 이 와중에 한국의 데이터는 신뢰할 수 있고, 이를 바탕으로 한 시스템, 리더십, 시민의식을 높이 평가하며 또 믿을 수 있는 제품과 신의를 지키는 한국이기에 공항을 열어주고 여러 가지 면에서 예외를 허용하고 있다는 소식을 듣는다.

대한민국 국민들이야 사회적 거리두기와 일상생활의 위생강화로 인한 덜 익숙함과 불편함에 이어진 변화에 어려워하고 있다. 향후 도래할 내수시장에서 소비경제 패러다임의 변화, 근무환경의 전환 등에 속도가 더해져, 안타깝지만 이런 변화를 읽지 못하거나 속도에 연착륙할 완충재를 확보하지 못해, 또 전세계적인 코로나 위기 상황에 어떤 대안을 가질 수 없는 업종과 해당 대상이 더해졌을 뿐 그래도 우리는 일상생활을 유지하고 있다. 역설적이게도 이 와중에 호황인 업종이 있고, 수출도 되고 있으며 추의 위치가 옮겨졌을 뿐 미래가치를 따지면 총체적 무게는 오히려 더 나아 보이기까지 한다.

국제사회에서 표준화의 기준이 되면 힘이 된다. 국제사회에서 시스템 재편의 주역은 불가능하다 열패감에 좌절하던 대한민국에 코로나 19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계기다. 너무도 공고하여 넘보지 못할 것만 같았던 골리앗의 아성에 던지는 다윗의 돌멩이가 연상된다. 신념을 갖고 뚜벅뚜벅 무소의 뿔처럼 지속적으로 누적해 쌓아 가는 시간, 우리 각자의 태도가 문화로 자리잡고 시스템이 되어 변화로 이어지는 가슴 뛰는 세상. 내일의 아이들은 오늘의 우리 경험으로 배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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