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락한 한국의 보수를 재건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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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락한 한국의 보수를 재건하려면
  • 한북신문
  • 승인 2020.05.2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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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만 논설위원·상지대 대학원 안보학과 교수

 

4.15 총선 선거결과는 비례대표를 포함하여 여당 183석, 미래통합당 103석, 정의당 6석, 국민의당 3, 무소속이 5석을 차지하여 여당이 독식하였다. 보수당의 4회 연패와 전례 없는 결과는 서울 41:8, 인천 11:1, 경기 51:7로 여당이 수도권에서 103석, 미래통합당이 16석을 차지한 결과이다. 문제는 수도권에 있었다.

그렇다면 왜 통합당이 수도권에서 이렇게 참패를 하였을까? 첫째, 인재를 키우지 못한 결과라고 생각한다. 이박, 친박, 비박 등의 계파 싸움으로 스스로 인재를 버렸다.

둘째, 공천 실패다. 될 만한 인재를 당선될 수 있는 지역에 보내야 하는데 선거 한 달도 안 남겨 놓고 젊은 인재들과 중량급 인물들을 험지에 보내 모두 고사시켜 또다시 인재를 죽였다.

셋째, 황교안 대표의 리더십 문제다. 품격 있는 보수답게 리더십을 발휘해야 하는데 정치경력이 일천한 대표가 구시대 유물인 삭발, 단식투쟁하는 모습을 보이다가 막상 중요한 공천은 타인들에게 의존하는 등 정치철학이 보이지 않았다. 그러니 통합당을 믿을 수 없었던 것이다.

한편 여당은 현정권의 참혹한 경제실정, 조국사태와 같은 국론분열 책동, 용혜인, 양정숙 같은 헛발질 공천,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개입, 라임·신라젠 등과 같은 권력형 비리의 파장 기미에도 불구하고 코르나라는 악재가 오히려 기회를 만들어 주었다.

그 결과 “세상이 바뀌었다는 것을 확실히 느끼도록 갚아주겠다”며 최강욱, 황운하 당선자는 공수처를 앞세워 검찰총장을 위협하고 이익공유제와 토지공개념과 같은 사회체제를 바꾸는 새로운 세상을 꿈꾸며 대통령 중임제 개헌 이야기가 벌써 나오고 있다.

여당이 잘해서 국민들이 표를 준 것이 아니라 코르나와 경제위기를 극복하려면 집권당에 힘을 실어주어야 한다는 순진한 천심과 재난기본소득이라는 돈 포퓰리즘이 작용하여 곳간 열쇠를 가진 당에 표를 던졌다는 표심 내면을 외면할 수는 없을 것이다.

‘야당은 세상이 달라졌는데 무슨 보수, 진보를 따지냐’는 기회주의자나 비판은 없고 비난만 일삼는 돈키호테 같은 무소속파에 연연해서는 안 된다. 첫째, 인재발굴은 젊은 보수만 고집하지 마라.

세상의 어떤 조직이 젊은이가 다수를 점유하는 조직이 있는가? 자연스러운 피라미드나 항아리형 조직이 순리다. 그리고 지역감정을 무마하고 타개할 인재를 찾아야 한다. 당선 후에 젊은이의 재능을 뽐내기라도 하듯이 신박한 재테크니 부동산 재테크의 귀재 같은 가면 쓴 진보의 젊은 피들, 그리고 차명진의 혈기 발언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세상의 이치는 ‘노마지(老馬智)’도 필요한 것이다. 둘째, 보수의 가치를 폄훼하지 마라. 자유, 책임, 헌신, 안보와 같은 보수의 가치는 결코 꼰대로 천대를 받아서는 안 된다. 비록 쓰러져 죽는 한이 있어도 풀을 먹지 않는 호랑이의 품격 있는 보수 가치를 지키며 의연할 때 등 돌린 민심도 돌아온다.

달리기만 한 안철수 당에 표를 준 국민의 마음을 정녕 모르는가? 셋째, 당 대표, 공천 등 인물을 선정할 때 당원들에게만 맡기지 말고 국민에게 결정권을 넘겨라.

2002년 대통령 후보 경선에서 당시 여당은 당원들이 지지하는 이인제 대신에 국민들의 의견을 물어 노무현을 내보냄으로써 이회창의 대세론을 깨부신 사례를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

마지막으로 성장과 분배의 선택적 경제정책에 머물지 말고 SOC사업 정책으로 기업을 살리고 사회적 기업 확대 정책 등 중산층 확대와 공유경제(Economy of Communion)를 지향함으로써 불평등 구조의 최소화, 공동선을 위한 민주경제정책으로 차기에 승부를 건다면 보수는 재건될 수 있을 것이고 균형과 견제의 민주주의는 다시 살아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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