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 맹주들의 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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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부 맹주들의 퇴장
  • 한북신문
  • 승인 2020.05.08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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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일 논설위원

 

21대 4.15 총선이 끝나고 총선과 관련한 이런저런 이야기들이 총선결과와 연결되어 흥미로운 뉴스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이유야 어떻든 의정부는 서울을 둘러싸고 있는 도시 중 상대적으로 발전이 더딘 도시 중 하나이다. 나름 필자의 이야기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도 있겠지만 대부분 시민들의 의식 속에 있는 자리 잡고 있는 생각들이라는 것을 부인할 수는 없을 것이다. 따라서 의정부시의 발전에 대한 상대적 기대감과 실망감이 다른 지역보다 더 클 수밖에 없다. 이때 무의식으로 작동하는 것이 지역 정치인들에 대한 기대와 반감이다.

의정부에는 정치나 지역 영향력에 관해 자기 지분을 갖고 있다고 주장하는 문파가 세 곳 있다. 하나가 6선 의원을 지낸 현 문희상 국회의장을 중심으로 한 토박이 문파이다. 문희상 국회의장은 국회의장직을 마지막으로 정치권에서 명예로운 퇴장을 선택하였다.

다만 아들인 문석균 후보가 대를 이어 정치권에 입문하였으나 문파를 지킬 것인지는 앞으로 지켜보아야 할 것 같다. 그리고 나머지 둘은 사학을 중심으로 한 신흥문파와 경민문파이다. 물론 자기들도 기존 문파의 하나라고 주장할 분들도 계시겠지만 조금 더 세력을 키워야 인정될 듯하다.

아무튼 21대 총선에서 새로운 문파의 등장과 퇴장을 예고하는 변화가 21대 총선에서 나타났다. 물론 일부는 의정부시 안에서 자체적으로 유도된 변화가 아니라 민주당 중앙당 차원에서의 결정으로 시작된 변화지만 의정부 시민들은 기꺼이 새로운 변화를 수용하였다.

이번 21대 총선 의정부갑 지역의 경우 투표결과를 보면 전략 공천된 더불어민주당 오영환 후보 53.03%, 미래통합당 강세창 후보 37.39%, 무소속 문석균 후보가 8.55% 득표한 것으로 나타났다. 박빙내지는 경합을 주장하던 문석균 후보 측의 주장이 가장 머쓱한 상황이다.

18대, 19대 총선에서는 문희상 후보가 벌린 2위와의 표차는 각각 0.8%, 1.7%이고, 20대 총선에서는 문희상 후보가 42.84%, 새누리당 강세창 38.07%, 국민의당 김경호 19.08%가 득표하여 이전보다는 차이가 벌어졌지만 2위와는 여전히 경합으로 평가되는 선거결과가 나왔다. 그러나 21대 총선결과와 이전 결과들을 비교하여 보면 확연히 다른 결과가 나타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의정부에서 공천후보 거부 움직임까지 겪은 오영환 후보가 2위 강세창 후보를 15.64%나 앞서는 압승을 거두고 의정부 최대 정치지분과 역량을 가진 토박이 문파가 8.84% 밖에 득표하지 못했다는 사실이다. 이는 지역정치권에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 하겠다.

경민문파를 선도해온 홍문종의원은 정치적 역할 확대를 노리며 자유한국당, 대한애국당, 우리공화당, 친박신당으로 변신에 변신을 거듭하였지만 친박신당 비례대표 득표율은 0.51%라는 결과를 남기고 주역의 자리에서 초라하게 사라지게 되었다.

1990년대 초 의정부 인구는 21만명 수준이었다. 2020년 현재는 45만명으로 두배 이상 인구가 증가하였다. 신도시개발 등으로 서울 또는 주변도시로부터 유입이 증가하였기 때문이다. 토박이 표심에 변화가 있을 수밖에 없는 강력한 이유이다. 21대 총선에서 50대 유권자 표심이 당락에 가장 큰 역할을 하였다고 보는 분석들이 많다. 의정부 역시 50대가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어 앞으로 이들의 표심이 어떻게 나타날지도 지역 정치권이 연구하여야 할 주제이다.

새로운 사람들과 스윙보터 역할을 하는 유권자들의 표심을 어떻게 담아내야 하는지도 의정부 정치권이 고민하여야 할 사안이다. 선수가 달라지면 표심도 다르게 작동한다는 것을 새기길 기대한다. 또한 촛불민심 이후 표심은 더욱 엄격해지고 있다는 사실 또한 무겁게 받아들였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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