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택근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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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택근무
  • 한북신문
  • 승인 2020.04.09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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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용 논설위원·신한대 행정학과 교수

 

최근 전 세계적으로 확산 중인 코로나19를 막기 위해 ‘사회적 거리 두기(social distance)’를 실시한 이후 각 기업들은 재택근무를 부분적으로 또는 전면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각 회원사에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재택근무·유연근무제·원격회의·출퇴근 시차제 등의 조치를 자율적으로 시행해주기를 요청했다. 이에 각 기업체들이 이에 적극적으로 화답하는 분위기다. 대기업뿐만 아니라 정보기술 및 외국계 기업들은 발 빠르게 재택근무를 실시 중이다.

재택근무는 원격근무라고도 불리며, 집에서 회사와 통신 회선으로 연결된 정보 통신 기기를 설치하여 놓고 집에서 회사의 업무를 보는 일을 의미한다. 재택근무가 보편화되기 위해서는 각종 정보 통신 기기의 광범위한 보급이 필수적인 요건이다. 즉, 재택근무가 가능하게 된 것은 재택근무를 위해 필수적인 화상회의, 업무 공유 프로그램, 메신저, 자료 공유 서버 등의 비대면 업무 기반 시스템들이 갖추어졌기 때문이다. 화상회의는 국내에서는 물론 외국과의 정상회담 및 고위급 회담에서도 사용 중이다.

현재 재택근무는 협업 프로그램의 온라인 접속 확인 기능을 통해 근태 관리도 가능하고 필요하면 언제든 화상통화로 대면회의도 할 수 있어 재택근무에 대한 우려가 해소되어 가고 있다. 또한 클라우드(cloud) 시스템의 보급으로 언제, 어디서나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업무를 진행할 수 있다.

재택근무의 최대 장점은 출퇴근 시 시간을 절약할 수 있으며 사실상 휴게시간을 자율적으로 가질 수 있다. 재택근무로 여유로운 시간을 활용할 수 있으며 업무를 정확히 끝낸 후 저녁이 있는 삶을 누릴 수 있다. 반면에 주로 집안에서 일을 하다보면 아무래도 업무 집중도가 떨어지고 얼굴을 보면서 일을 해야 하는 한국식 기업 문화에 익숙하지 않은 면들도 있을 것이다.

재택근무에 있어서 가장 문제점 중의 하나인 업무 방식과 직무·성과 평가 등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을 구할 시점에 와있다. 재택근무는 근무 태도를 평가할 명확한 기준이 없기 때문에 약간 부정적인 면이 존재하나 결과를 중요시 여기는 현대 경영시스템에 있어서는 문제가 될 수 없어 보인다.

재택근무를 활성화하려면 직원의 직무가 구체적이고 명확해야 하며 성과 측정 방식이 분명해야 한다. 만약 성과 평가가 확실하다면 언제, 어디에서 일하든 신경 쓸 필요가 없을 것이다. 중간 과정은 중요하지 않고, 일한 결과물만 평가하면 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한국 기업은 성과 평가에 관한 철저한 검증 시스템이 부족하여, 출결이나 업무 태도 등 이른바 근무태도에 치중하다보니 재택근무에 게을러질 수밖에 없다.

재택근무 활성화를 위해서는 사내에서 근무하는 전통적인 임금근로자와는 다른 근로 계약과 조건이 필요하며 업무 과정보다는 업무 결과에 근거한 성과 평가 시스템으로 바뀌어야 한다.

어느덧 재택근무 시대가 다가오는 느낌이다. 바야흐로 아침부터 일찍 일어나 숨 가쁘게 출근하는 풍경도 사라졌으면 하는 것이 개인적인 바람이다.

역설적으로 신종 코로나19가 오늘도 아침밥을 안 먹고 바쁘게 출근하는 직장인들에게 재택근무의 선물을 선사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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